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붉은허리개개비는 등쪽 허리 부분에 황갈색 또는 붉은빛이 감도는 모습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새는 러시아 서시베리아 평원을 흐르는 오브강 동쪽에서 아무르강 유역과 우수리강 일대, 중국 동북부, 사할린, 쿠릴열도 남부, 일본 홋카이도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뉴기니 서부 등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이동해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에 서해와 남해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을 지나가는 매우 드문 나그네새로, 내륙에서는 좀처럼 관찰하기 어렵다. 특히 수풀 속에 몸을 숨긴 채 생활하는 습성 때문에 탐조가들 사이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6월 중순, 인천 송도국제도시 도로 중앙 산책로에서 관찰되면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큰 관심을 모았다.
붉은허리개개비의 몸길이는 약 17~19㎝로 개개비와 비슷한 크기다. 몸 윗면은 짙은 갈색을 띠며, 길고 흐릿한 흰 눈썹선이 눈 뒤까지 이어진다. 얼굴은 회백색을 띠고 홍채는 짙은 갈색이며, 부리도 갈색이다. 멱은 흰색이고 가슴은 잿빛이며, 배는 흰색, 옆구리는 황갈색을 띤다. 다리는 엷은 갈색 또는 어두운 살구색이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기보다는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보호색을 갖추고 있어 풀숲 속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붉은허리개개비는 주로 평지와 숲 가장자리의 습지, 관목지, 풀이 무성한 곳에서 생활한다. 잡초와 키 작은 나무 사이를 조용하고 느린 움직임으로 오가며 먹이를 찾는데,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먹이는 딱정벌레와 매미를 비롯한 각종 곤충과 거미류 등을 즐겨 먹는다.
이 새는 조류 전문가들 사이에서 '소리는 들려도 모습은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새'로 잘 알려져 있다. 빽빽한 수풀 속에서만 생활하는 데다 뛰어난 보호색까지 갖추고 있어, 야외에서 선명한 사진 한 장을 촬영하기도 쉽지 않다. 대신 번식기에는 관목 깊숙한 곳에서 우렁차고 독특한 울음소리를 반복해서 내기 때문에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탐조가들은 이 새를 '눈보다 귀가 먼저 발견하는 새'라고 부르기도 한다.
붉은허리개개비는 화려한 깃털도,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화려한 비행도 없다. 그러나 은둔형 가수처럼 좀처럼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 은밀함과 숲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웅장하고 독특한 노랫소리는 오히려 이 새만의 특별한 존재감을 만든다. 자연은 언제나 눈에 잘 띄는 것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한 번의 울음소리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새가 있다면, 붉은허리개개비가 바로 그런 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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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작가
육사(44기)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육군중령으로 전역.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조류 탐조(探鳥)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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