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왜가리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왜액~”, “왜애~” 하는 울음소리를 내는데, 이러한 울음소리에서 유래한 ‘왜’와, 크고 긴 체형의 새를 뜻하는 옛말 ‘가리’가 합쳐져 지금의 이름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새는 유라시아대륙 중부 이남과 인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등 매우 넓은 지역에 분포하며, 드물게 아메리카에 도달하는 개체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철새였으나, 현재는 많은 개체가 텃새화되어 사계절 내내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일부 개체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여름철새 또는 겨울철새로 여겨지기도 한다.
왜가리의 몸길이는 약 94~97㎝ 정도로 목과 다리가 길고 체형이 매우 크다.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띠며, 뒷머리에는 길게 늘어진 검은색 댕기깃이 있다. 앞목에는 검은색 세로 줄무늬가 있고, 날개는 회색과 흰색이 어우러져 있다. 비행할 때는 긴 목을 'S자‘ 모양으로 접고 날아가는데, 이는 목을 곧게 펴고 나는 황새류와 쉽게 구별되는 특징이다.
왜가리는 개울과 하천의 가장자리, 저수지, 논, 숲, 초지, 강 하구, 해안 습지, 갯벌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한다. 개체수도 많아 도시와 농어촌 모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왜가리를 비롯한 백로류는 대개 무리를 이루어 집단 번식을 하는데, 왜가리는 번식지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경우가 많으며, 시야가 잘 확보되는 높은 곳에 둥지를 짓는다. 만약 천적이 접근하면 무리가 일제히 날아오르며 큰 소리로 경계하고, 위협이 가까워질 경우에는 반쯤 소화된 먹이를 토해 악취를 풍기는 독특한 방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왜가리는 대표적인 육식성 조류로, 작은 물고기뿐 아니라 잉어, 붕어, 메기, 가물치 같은 중대형 어류도 잡아먹는다. 또한 새우와 가재, 게 같은 갑각류를 비롯해 곤충류와 올챙이, 개구리, 도롱뇽, 황소개구리 등의 양서류, 뱀과 도마뱀, 작은 거북 같은 파충류도 먹는다. 먹이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기회가 있을 경우에는 들쥐, 시궁쥐, 다람쥐, 족제비, 토끼와 같은 소형 포유류나 작은 새까지도 거리낌 없이 사냥한다. 먹성이 좋고 식도가 잘 늘어나기 때문에 큰 먹이도 통째로 삼킬 수 있으며, 실제로 풀숲에서 큰 쥐를 부리로 제압한 뒤 한입에 삼키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사냥할 때는 뛰어난 인내심으로 오랜 시간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서 기다리다가, 먹이가 접근하면 긴 목을 번개처럼 뻗어 순식간에 낚아챈다. 때로는 얕은 물속을 천천히 걸으며 먹이를 찾기도 한다. 도심 하천에서는 수중보를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노리고 사냥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문제로 인해 두루미, 황새, 따오기 등 대형 물새들이 크게 감소한 것과는 달리, 왜가리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비교적 높아 인간과 공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인간에 대한 경계심도 상당히 줄어들어, 서울 청계천에서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피라미를 사냥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이러한 모습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끄는 스타가 되었다.
긴 다리와 넓은 날개로 느긋하고 우아하게 비행하는 모습은 왜가리만의 매력이다. 또한 물가에 조용히 서서 주변을 응시하는 모습에서는 마치 생각에 잠긴 철학자를 연상시키는 고요하고 묵직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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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작가
육사(44기)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육군중령으로 전역.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조류 탐조(探鳥)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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