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장기간의 우주여행 후 지구에 도착하니 산들바람이 우리를 맞는다. 우주복을 벗어던지고 시원한 바람을 마음껏 마신다. 아! 맛있다. 마음 놓고 숨을 쉬는 기분이 이렇게 좋다니!
백두산 저편을 올려다보니 청푸른 하늘이 우리를 반긴다. 지구는 대기가 있어 하늘이 푸르다. 목성에서 바라본 지구는 파란 한 점이었다. 지구의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태양에서 날아온 빛이 대기에 떠다니는 입자와 부딪치면서 산란되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의 크기는 태양빛이 갖고 있는 가시광선 영역의 파장 크기보다 작다. 따라서 파장이 짧은 파란색 부분이 입자와 부딪치면서 색을 띤다.
대기가 없던 달에서 지내보니 대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대기가 부족한 행성에서 노란 하늘을 바라보며 새삼 지구의 파란하늘이 그리웠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하늘은 지구를 덮고 있는 대기권을 의미한다. 공기가 지구의 중력에 잡혀 우주로 날아가지 않고 있는 구간으로 지상 약 1000㎞까지 해당한다. 대기는 질소 78.08%, 산소 20.95%, 아르곤 0.93%, 이산화탄소 0.042%로 구성되어 있다.
주변을 돌아보니 봄을 맞은 압록강 주변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였다. 우주를 여행하면서 바람결에 꿈을 추는 꽃들이 그리웠다. 코를 가까이 대본다. 그윽한 향기가 온몸에 스며든다. 그래 바로 이것이 우리의 고향 지구의 향기다. 인위적으로 지하에 만들어진 화성 등 다른 행성과 위성에 건설된 우주도시에서 핀 꽃과는 비교가 안되는 싱싱한 색과 자연의 향기다.
꽃들 사이로 벌과 나비들이 춤추며 날고, 종달이와 파랑새 등 온갖 종류의 새들이 지지배배 합창으로 귀향객을 반긴다. 눈과 귀가 황홀하다. 생명이 넘쳐나는 지구는 참 아름다운 곳이다. 태양계 내에서는 생명체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행성이다.
메디컬센터로 가서 종합검진을 받기 위해 목욕을 한다. 뜨근뜨근한 물에 온 몸을 담근다. 김이 쏟아올라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든다. 얼마만인가! 목욕탕에 몸을 담그고 사우나를 즐기며 마음껏 물을 뿌리면서 샤워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하늘을 날듯이 산뜻하다. 우리는 다른 행성의 우주도시에 머물면서 물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또 지구의 물맛은 차원이 다른 꿀물 맛이라는 것도 알았다. 목욕 후 냉수를 꿀꺽꿀꺽 마신다. 온 몸이 개운해진다.
집에 돌아오니 매리가 울타리 밖으로 달려들어 주인을 반긴다. 떠날 때 두 살이었으니 이제 다섯살이 된 영리하고 충성을 다하는 진도견이다. 어디갔다가 이제 왔느냐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눈빛을 흘긴다.
장미넝쿨이 우거진 울타리에는 꽃들이 피어 집안에 장미향이 그득하다. 꽃을 쓰다듬어 본다. 감촉이 뇌와 코를 자극한다.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아갈듯한 기분이다.
수줍음 많은 아내가 눈물을 숨기며 다가서고 있다. 그동안의 걱정과 기다림이 뒤섞인 감격의 표정이다. 달려가 힘껏 안아본다. 등을 토닥이며 고마움을 표한다. 온 가족과 이웃들이 박수를 치며 최초의 태양계 우주여행사를 반긴다. 이렇게 진한 정을 주고 받는 것도 지구인이 누리는 특권 중 하나이다.
집안에 들어서니 떡벌어진 잔치상이 차려 있다. 김치찌게 내음이 코를 찌른다. 우주식을 해야하는 우주여행을 하면서 몹시도 그리웠던 음식이다. 우주식은 칼로리는 풍부하지만 모든 음식을 건조시켜 만들어 먹기 때문에 위가 쪼그라들어 약 2주 동안은 천천히 보식을 하며 음식에 적응해야 한다. 아무리 먹고 싶은 음식이라도 지금은 양을 최대한으로 줄여서 천천히 먹어야 한다.
지구에서의 생활이 가장 좋은 것은 마음껏 먹고, 수시로 배설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마저 다스려야하는 우주여행을 되돌아보니 지구에서의 일상생활은 꿈꾸듯 자유롭고 행복한 일이다.
우리의 삶의 터전 지구로의 귀환의 기쁨을 듬뿍 담아 지구만의 색깔이 빛나는 아름다운 그림 '우주의 꿈과 희망 2020-7'을 그리고, 시 '아름다운 지구여!'를 썼다.
아름다운 지구여!
마음 깊이 스미어드는 청푸른 하늘
찻잔에 어리는 황홀한 노을빛
찬란한 지구의 빛깔이여
벌나비와 파랑새 어우러져
춤판을 벌리는 들풀들의 향연
달큼한 꽃들의 향기여
그립고 외로운 사람끼리
정과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넉넉한 우정의 세계여
마음 놓고 먹고 배설하며
원초적인 욕구를 달랠 수 있는
속박에서 자유로의 행복이여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
우주만물의 안락한 삶터
찬란하고 아름다운 지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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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열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육군소장(예), 북한학박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안보통일연구원 원장, 우주화가, 시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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