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헬기 박병일 정비사, 장기기증 통해 4명에게 새 삶 선물 [365굿피플]
추락 헬기 박병일 정비사, 장기기증 통해 4명에게 새 삶 선물 [365굿피플]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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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항공대 부사관 출신 헬기 정비사로 활동...파견 근무 후 복귀 일주일 앞두고 비보
정비사 박병일 씨. 경남 거제 선자산 헬기 추락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졌던 그는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 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경남 거제 선자산 헬기 추락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졌던 정비사 박병일(36) 씨가 4명에게 새 생명 주고 세상을 떠났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박 씨는 19일 장기기증 통해 심장, 간, 신장(좌, 우)을 기증했다. 

가족은 7년 전 암 투병 끝에 큰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하나 남은 아들마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디선가 몸 일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 16일 사고 헬기는 선자산 등산로 정비에 필요한 자재를 옮기는 작업을 위해 투입됐다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3명이 2시간여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기장이 숨지고 박 씨와 부기장은 크게 다쳤다. 병원 도착 직후 뇌수술을 받은 박 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헬기 추락 사고로 치료를 받았던 정비사 박병일 씨는 장기기증 통해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박 씨의 아버지는 “장기 기증을 못 받아 임종을 앞둔 또 다른 자식과 이웃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군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항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육군 항공대 부사관이 됐다. 7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제대한 박 씨는 헬기 정비사로 5년째 일해오고 있었다. 6개월 간의 파견 근무 후 복귀 일주일을 앞두고 비보를 접하게 됐다. 

박 씨는 본인이 소망하던 충북 소방서 입사를 위해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고 최근 서류 면접 통과를 마치고 6월 구술 면접을 앞둔 상황이었다.

가족은 억장이 무너지지만 고심 끝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박 씨 아버지 박인식 씨는 “장기 기증을 못 받아 임종을 앞둔 또 다른 자식과 이웃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런 아픔 속에서도 이런 결정을 내려준 부모님께 경의를 표한다”며 기증자 박병일 님과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leesun@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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