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범감시위원회' 출범 앞둔 삼성...'이재용 부회장 재판 면죄부' 우려
'준범감시위원회' 출범 앞둔 삼성...'이재용 부회장 재판 면죄부' 우려
  • 박상훈 기자
  • 승인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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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전 대법관 위원장 내정 "삼성 '진정한 의지' 의심 있었다...자율성 보장 받아"
-참여연대 "이재용 국정농단 범죄에 대한 면죄부 되서는 안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 삼성그룹이 준법·윤리 경영 강화 방안으로 '준범감시위원회'가 다음 달 초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 이에 금속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오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 농단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을 앞두고 이 부회장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동이라고 강력 비판에 나섰다.

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은 9일 오전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원장 제안을 받고 완곡하게 거절했었다. 첫째, 진정한 의지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총수의 형사재판에 유리한 양형 사유로 삼기 위한 면피용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삼성의 진의와 관계없이 위원회가 향후 혁신적 개선 조치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결국 이용만 당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이어질 것이 두려웠다. 셋째, 감당할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스스로 자신할 수 없는 역량 부족이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이 뇌물액을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2심 재판을 다시 받고 있다. 

김 전 대법관은 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로 "삼성이 먼저 변화의 문을 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실패하더라도 뭔가를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우리 시대 우리 사회가 함께해 주실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장 수락에 앞서 '위원회의 구성부터 시작해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율성과 독립성을 전적으로 보장해 달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위원회가 마련할 준법 감시 프로그램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생각했다"며 "삼성은 제시한 조건을 수용했고 여러 번 다짐과 확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김 전 대법관을 비롯해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삼성 내부 위원인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까지 총 7명으로 구성된다. 

김 전 대법관은 "위원 내정 권한은 처음부터 위원장 전권을 일임받았다. 6명 내정자 전원은 삼성의 아무런 관여 없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참여를 권유했고 어렵사리 수락을 받았다"며 "회사 측 이인용 내정자도 예외 없이 직접 지정했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이달 말 삼성그룹 7개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쳐 다음 달 초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삼성 준범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재형 전 대법관
삼성 준범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재형 전 대법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소식에 이날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는 법적 책임 없는 외부 자문기구 불과하다"며 "준법위 설치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범죄 행위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진정한 '변화'를 꾀한다면 그동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법적 경영기구인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 강화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노동단체와 민중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지평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유성기업 노조 파괴를 옹호한 김지형 변호사를 준법감시위원장에 내정한 것은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준법감시위원장에 내정된 김 변호사는 판사 시절 삼성의 3대 세습을 위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에서 이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변호사 개업 후에도 노조 파괴로 악명 높은 유성기업 변호를 맡아 어용노조 설립과 직장폐쇄·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친재벌 성향인 그가 삼성에 들어가 준법을 감시하는 위원장이 된다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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