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골 공소
첩첩산중 맹수골짜기
자칫 잘못 들어섰다가
맹수밥이 되기 십상이라
아무도 들어서길 꺼리던
싫다 싫어 '싫어골'.
천주교 박해를 피해
교인들이 숨어 들어 와
교우촌을 형성하면서
'시어(時魚)골'이 되었다.
울린지 오랜 종탑이
공소 건물을 지키는 초병이 되어
홀로 칼바람과 싸운다.
글·사진=한종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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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인
LG에서 서울신문사로 옮겨 기자로 일했다. 명지전문대 교수를 지내고 '한국산문'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사진과 시로 쓴 들꽃과 자연이야기 '포톡스'가 있다. 경기 광주 산동네 시어골에서 밭농사 글농사 함께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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