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이 쓴 편지의 ‘마누라’는 명성황후
흥선대원군이 쓴 편지의 ‘마누라’는 명성황후
  • 편집실
  • 승인 201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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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이 1882년에 쓴 편지가 명성황후에게 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편지는 흥선대원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중국 톈진(天津)에서 유폐 생활을 하고 있었을 때 쓴 것이다. 편지 봉투는 '뎐 마누라 젼(前)'이라고 적혀 있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그동안 봉투에 적힌 '마누라'를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해 이 편지를 흥선대원군이 부인에게 보낸 편지로 추측했다.


하지만 이종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이 편지가 흥선대원군이 부인이 아닌 며느리인 명성황후에게 보낸 편지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어문생활사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뎐 마누라 젼'의 '뎐'은 대궐 전(殿)자이며, '마누라'는 지체 높은 사람의 부인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된 말이었다.


이 연구원은 "(순조 임금의 딸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 여사의 글에도 '뎐 마누라'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중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면서 "그동안 '마누라'를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해 이 편지가 대원군이 자기 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편지의 사연으로 보아도 대원군의 부인이 될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흥선대원군이 톈진에 잡혀가 있을 때 중전은 명성황후였다"면서 "편지 내용 중에는 그동안 잘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마누라'를 부인이 아닌 며느리인 명성황후로 보면 편지 내용이 맞아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편지 내용 중 '마마께서는 하늘이 도우셔서 환위(還位)를 하셨거니와 나야 어찌 생환하기를 바라오리까'에서 '환위'는 제자리로 돌아옴이라는 뜻으로,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지방으로 피신했다가 왕궁으로 돌아오신 일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흥선대원군은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명성황후에게 후사도 부탁했다.


"나는 다시 생환은 못 하고 만 리 밖 고혼이 되오니, 우리 집 후사야 양전(고종과 명성황후)께서 어련히 보아 주시겠습니까."


이 연구원은 "안부를 물을 때 임금의 안부를 먼저 묻는 것이 일반적인데 흥선대원군은 이 편지에서 (아들인) 고종의 안부보다 실권자인 명성황후의 안부를 먼저 물었다"면서 "당시 상황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명성황후의 안부부터 물었겠느냐"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7일 오후 한국학중앙연구원 신장서각에서 열리는 '제2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 흥선대원군이 톈진 유폐 생활 중 아들 이재면에게 보낸 편지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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