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신림동 마지막 달동네 ‘밤골마을 오복식 고물상’
SBS스페셜, 신림동 마지막 달동네 ‘밤골마을 오복식 고물상’
  • 이민규
  • 승인 201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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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이민규】 19일 방송되는 ‘SBS 스페셜’에서는 인정넘치는 밤골마을 이야기가 그려진다.

서민들의 삶은 점점 힘들어지고, 사람들 입에서는 힘들다, 못살겠다는 말이 쏟아지는 요즘, 정작 한눈에 보아도 힘들 법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신림동 밤골마을에 정과 웃음이 넘쳐난다. 바로 ‘오복식 고물상’의 박기천·오복식 부부 때문이다.

고물을 가져오는 노인들에게 아들처럼 구는 박기천 씨, 달동네 판잣집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사는 독거노인들에게 딸 노릇을 하는 오복식 씨. 힘들게 살아가지만 정이 넘치고, 다른 곳에선 어깨 제대로 펴지 못하는 폐지 줍는 노인들이 큰소리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밤골마을, 그리고 그들의 아들과 딸을 자처하는 고물상 부부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 더불어 사는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SBS스페셜 ⓒ SBS

밤골마을은 이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가 됐다. 이미 철거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직도 이곳에는 팔십, 구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40여 년 전, 집이 없어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살기 시작하며 만들어진 밤골마을. 이곳은 독거노인 비율이 반을 넘고, 폐지를 주워 생활비를 버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밤골마을 사람들을 따라다니다 보면 어느새 다들 한 곳으로 모이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오복식 고물상’이다.

그런데, 노인들이 힘들게 모아온 폐지와 고물을 끌고 고물상으로 들어서는 순간, 큰 소리가 오가기 시작한다. 고물상 주인 박기천 씨는 ‘여든 살도 안됐는데 힘도 없냐’며 퉁명스럽게 인사하고 노인들은 ‘똑 바로 해주는 게 없다’며 받아치기 때문.

큰 소리 뒤에는 웃음이 뒤따르고, 노인들은 이곳에서 늘 당당하다. 커피는 무제한 제공되고, 재활용 가능한 물건들은 자기 것 마냥 들고 가는 모습은 마치 자기 집 같기만 하다. 박기천 씨가 폐지노인들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머슴과 똥지게 결혼한 지 40년 된 ‘오복식 고물상’의 박기천(69) 오복식(60)부부. 6남매 중 장남인 박기천 씨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부잣집 머슴살이를 하며 10년을 살았다. 아내 오복식 씨는 태어나자마자 입양 보내졌는데, 입양 보낸 가정이 끼니를 이어가기 힘든 가정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배가 고팠고, 남이 먹는 음식이나 쓰레기통을 뒤져 주워 먹기도 했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한지 1년. 힘든 머슴살이 영향으로 남편은 다리 절단의 위기에 몰려 드러눕고, 첫 애를 임신한 아내는 똥지게를 지며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내 역시 무릎에 인공관절을 넣은 상태. 부부의 과거는 고난의 나날이었다.

SBS스페셜 ⓒ SBS

소리로 봉사하고 음식은 나눠 먹고 ‘오복식 고물상’의 안주인 오복식 씨는 소리꾼이다. 길을 가다 우연히 들린 장구소리에 이끌려 배우기 시작한 국악을 통해 외로운 노인들을 찾아다니면서 무료로 공연 하고, 또 주부들에게 국악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런데, 국악을 하는 이외의 시간에는 늘 음식을 장만한다. 온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김장 700포기를 하고, 메주를 만드는 일은 연례행사일 정도. 밥 때가 되면 찾아오는 손님이 줄을 이어서 집은 늘 잔치 집 분위기고, 음식 장만하다가도 오복식 씨는 음식을 덜어 동네 혼자 사는 노인을 찾는다.

가슴 속에 남아 있는 한(恨). 그래도 살아간다. 퉁명스러운 것 같지만 정이 많은 박기천씨, ‘아이고 신난다’를 말버릇처럼 외치는 아내 오복식씨. 과거에 힘든 생활을 이겨내 현재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고, 남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부부에게 여전히 아픔은 있다.

인연을 끊게 된 동생들과의 관계 때문이다. 동생만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 나는 부부. 하지만 가족에 대한 소중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이웃을 가족같이 살아가는 부부의 삶은 이웃과 소통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뉴스팀 이민규 기자 mklee@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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