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서영석 인터뷰어 = “강물 위에 자기 이름을 쓴 자”
'김동수 햄릿'의 헤드 카피이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각색, 연출한 김동수는 굳이 자기 이름을 제목 앞에 붙였다. 이 공연은 2021~2022 문화회관 대극장에서의 공연이 성황을 이루자 앙코르 성격으로 제작되었다. 3년의 각색을 통해 새로이 선보이는 이 공연은 기존의 '햄릿'과는 차별을 이루는 소극장용 '김동수의 햄릿'이다.
“죽이느냐 아니면 그대로 두느냐”
일반적으로 '햄릿'하면 떠오르는 대사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이다. 하지만 김동수는 번역의 문제점을 그대로 반박한다.
셰익스피어의 초기 및 중기 작품의 주제는 이설의 여지 없이 당연 ‘복수’이다. 그는 작품 어디에도 자살에 대한 뉘앙스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차라리 “죽이느냐 아니면 그대로 두느냐”로 번역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또 햄릿은 나약한 지성의 대표주자라는 강한 인식에 대해서도 반문을 제기한다. 햄릿이 만약 나약했다면 선왕의 지시로 영국으로 항해 도중 그 많은 사람들(선원)을 상대로 배를 빼앗아 다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또 칼싸움 상대자 레어티즈(오필리어 오빠)와의 결투에서 당시 유럽 펜싱 챔피언인 레어리즈의 칼에 독을 묻히겠느냐고 지적한다.
또 하나, 햄릿의 어머니 거투루스는 ‘시대의 탕녀’라 알려졌는데 이 또한 소문의 오류라며 강하게 반박한다. 여자가 바람이 나면 자식부터 버린다는 속설에서 벗어나 거투루스는 아들 햄릿을 위해 독이 든 술잔을 마신다. 이건 그녀가 자신의 아들인 햄릿을 포악하고 간교한 신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책략으로 판단함이 옳다는 주장이다.
김동수 연출은 “대극장용 대본을 거의 무수정으로 소극장으로 옮겼어요. 그러다 보니 무대 세트의 간결함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움을 없애고 극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어요. 작품에서 명분의 합리화와 기존 공연들과의 차별화에 역점을 두었지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도약 꿈꾸는 임수경 "무대에 대한 열정 여전하죠"
이 공연에서 거투루스를 맡은 임수경(김미나와 더블)은 무용학도 출신이다. 청주대 무용학과 출신인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우연히 명성황후 무용팀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인재다.
“꾸준히 뮤지컬에 출연하며 배우로 내실을 다졌는데 결혼 후 몇 년의 공백이 아까웠어요. 무대에서의 열정이 식지 않아 다시 도전을 했지요. 이 작품은 철학적인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해줍니다. 연습할수록 삶에 대한 깊이가 새록새록 살아나는 느낌이라 좋아요.”
이환의 "'햄릿'은 세련되면서도 묵직한 깊이가 있어"
또 '김동수의 햄릿'의 주인공 이환의는 1983년 1월생으로 올해 41세인 중고참이다. 그는 10대 시절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보냈다. 아버지의 권유로 슈킨 연극대학에 입학했으나 연극은 화술(verbal) 예술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단국대학교에 진학했다고 한다.
이환의가 주저없이 꼽는 대표작은 '햄릿'이다. 그는 “이 작품의 특징은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져 세련되면서도 묵직한 깊이가 있는 작품입니다”며 멋진 미소를 짓는다.
데뷔 무대인 임설빈 "멋진 공연 기대해주세요"
햄릿의 상대인 오필리어는 신참 임설빈이 맡았다. 동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녀는 오디션을 통해 데뷔작에서 엄청난 배역을 맡았다며 들뜬 기분이 역력히 느껴진다.
“같은 과 선배의 오디션 추천으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주연을 따냈어요. 춤과 노래에 자신이 있어 뮤지컬을 선호했는데 덜컥 '당첨?'이 되고 나니 너무 얼떨떨했어요. 하지만 좋은 선생님들 덕분에 최선의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뮤지컬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지만, '햄릿'이 데뷔 무대인 만큼 멋진 공연을 기대해주세요.”
'2024 김동수의 햄릿'은 사려 깊고, 위트 있고, 잔인하고, 터무니없고, 폭력적이며 격렬하며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카피로 쓰고 있다. 예술 감독이자 각색, 연출을 맡은 김동수가 직접 무대에 선다는 것도 흥미롭다.
이렇게 즐거운 햄릿이라니. 웃음 빵빵, 눈물 한소끔, 스릴 만점까지 내세운다. 더욱이 햄릿은 세계적으로 너무도 유명한 공연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사족이리라.
공연에는 배우 이봉규, 김영, 강승원, 김병순, 김아천, 이환의, 임수경(더블 김미나), 최담(송민찬), 구석훈, 고은미(임설빈)등이 출연한다. 무대감독은 김정수, 음향 한철, 조명보 송유담, 음향보는 이현정이 맡았다. 공연은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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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국대에서 연극학 석사를, 중앙대에서 연극학 박사를 취득했다.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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