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리뷰] 쉽지 않은 인간사...‘사랑의 지혜’ 알려주는 연극 ‘참기름 아저씨’
[365리뷰] 쉽지 않은 인간사...‘사랑의 지혜’ 알려주는 연극 ‘참기름 아저씨’
  • 서영석
  • 승인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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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한 구성 돋보이는 창작극... 아기자기한 웃음 코드와 호연은 웃음 안겨
- 권위주의 남편과 이혼 결심한 아내가 엮어내는 티격태격 인생사
- 부모 동반 관객들에게 20% 할인 이벤트도 진행
연극 '참기름 아저씨' 공연 장면.

인터뷰365 서영석 인터뷰어 = 사람은 살면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기도 한다. 또 사랑하는 사람과의 백년해로(百年偕老)를 꿈꾸며 결혼을 한다. 모두들 자기는 최고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것이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사, 뜻대로 되기만 할까?

연극 '참기름 아저씨'는 결혼을 앞둔 새내기나 중년의 권태기에 빠진 부부,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끽하는 부부들 누구나 가을을 뜻깊게 보내고자 하는 커플들이 있다면 필독서처럼 권하고 싶은 공연이다. 

부부나 연인들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있지만, 때론 소통불능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 공연은 이러한 일상의 이야기를 감동과 웃음으로 풀어냈다. 

연극 '참기름 아저씨' 공연 장면.

극 속 공무원으로 평생을 보낸 아버지, 박민수는 식구들 먹여 살리느라 주방 근처라고는 모르게 살아온 권위주의 아버지다. 엄마는 연애시절 남편(박민수)의 수려한 언변에 넘어가 우연히 동반했던 강원도 여행에서 덜컥 임신으로 결혼에 이른다. 물론 결혼식도 치르지 못하고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엄마는 근 30년을 남편 뒷바라지와 시어머니와 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다. 무엇이든 자기 위주이며 계획적이고 칼같이 정리된 생활을 강요하는 답답하고 숨통 막히는 남편에게서 환멸을 느끼고 딸의 결혼식만 마치면 이혼하리라 굳게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인생사 어찌 뜻대로 흘러갈까.

명퇴를 하고서야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는 남편은 ‘딸의 함 들어오는 날’을 만회의 기회로 삼아 거창한 이벤트를 기획한다. 아침부터 앞치마를 두르고 준비를 하는 아버지를 보고 엄마는 그 날이 ‘딸의 함 들어오는 날’이란 걸 듣고는 기절한 지경에 이른다. 아버지는 부인을 편하게 해주려는 의도였지만 이 역시 소통불능에 의한 일방통행식 처사에 화가 난 엄마는 “이혼하자“라며 악을 쓴다. 어리둥절한 아버지, 자신을 이해 못하는 부인이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엄마는 자신이 삶에 대한 회한(결혼식을 못 올린)을 딸에게만은 물려주지 않기 위해 요즘 회피한다는 ’함‘까지 생각했지만 아버지의 이러한 일방통행식 이벤트에 질려버리고 만다. 이윽고 출장파티의 요리사가 등장하고 다시 부부는 일촉즉발의 순간을 맞이하지만 노련한 요리사의 중재로 위태롭게 극이 진행된다.

연극 '참기름 아저씨' 공연 장면.

'참기름 아저씨'는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창작극이다. 물론 관객들을 압도할만한 사건, 사고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극 중간 중간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웃음 코드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관객에게 커다란 위안과 웃음을 유발시킨다.

세 번째 앙코르 공연을 거치면서 대본이 많이 다듬어져 편안함을 안긴다. 배우들 연기 큰 흐름 역시 갈고 닦여져 무리가 없다. 다만 아기자기한 디테일 연기의 능숙함은 조금 아쉽다. 처한 상황에서의 연기에 대한 소홀함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배우들 간의 호흡은 척척 맞지만 너무 자기 위주의 연기는 앙상블에 자칫 과할 수 있다. 흔히 리액션(reaction, 반응연기)을 소홀히 하는 부분들이 눈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공연은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공연 막바지에 아버지의 이벤트는 이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참기름 아저씨'는 사랑하는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사랑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수작이다. 신혼이나 결혼을 목전에 둔 커플들에게 부모님하고의 동반 관극도 추천한다. 공연을 보고 난 후 아마도 가장 감명을 받는 관객들이 아닐까 싶다. 극단 측은 부모 동반 관객들에게 20%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공연은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9월 17일까지.

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국대에서 연극학 석사를, 중앙대에서 연극학 박사를 취득했다.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서영석
서영석
gnja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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