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공조2' 다니엘 헤니 "한국서 데뷔 한지 17년...난 행운아"
[인터뷰365] '공조2' 다니엘 헤니 "한국서 데뷔 한지 17년...난 행운아"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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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조2: 인터내셔날'서 FBI 요원, 현빈-유해진과 삼각 공조
- 한국계 미국인 배우, 2004년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데뷔
- 할리우드서 주연으로 활약...9년 만의 한국 영화 복귀
- "평소 한국 영화와 드라마 출연 욕심...한국 작품 출연 행복"
11 공조2 인터내셔날_다니엘 헤니 매체 제공용 사진 (제공 에코글로벌그룹)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FBI요원 잭 역을 맡은 다니엘 헤니. 할리우드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9년 만의 한국 영화 출연이다./사진=에코글로벌그룹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바쁜 해외 활동으로 국내 활동이 뜸했던 한국계 미국인 배우 다니엘 헤니가 '공조2: 인터내셔날'에 합류했다. 영화 '스파이'(2013) 이후 9년 만의 한국 영화 복귀다. 

그의 데뷔작은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다. 이국적 외모로 단번에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그는 그해 MBC연기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화려한 데뷔식을 치렀다. 이후 드라마 '봄의 왈츠'(2006), 영화 '마이파더'(2007), '스파이'(2013)를 비롯해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연기자의 길을 걸은지 어느덧 17년. 2009년 영화 '엑스맨 탄생: 울버린'으로 할리우드에 진출, 이젠 할리우드의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했지만, 꾸준히 한국어를 연습하며 한국 작품과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그가 맡은 잭은 FBI요원으로, 한국으로 숨어든 범죄 조직 리더를 잡기 위해 북한형사 철령(현빈), 남한형사 진태(유해진)와 삼각 공조를 하게 되는 인물이다. 잭은 철령과 수사 내내 부딪히고, 의도치 않게 민영(임윤아)을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를 이어가며 웃음을 안긴다.

다니엘 헤니는 "첫 작품 이후 계속해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고, 이렇게 저를 찾아주시는 한국 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인터뷰에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7년 만에 현빈과 재회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요즘은 프라하에서 미국드라마를 찍고 있다. 일이 끝날 때마다 고향인 미시간에 간다. 호수 옆 펜션이 있는데, 그곳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 오랜만에 한국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소감이 궁금하다.

"너무 좋았다. 미국서 활동할 때도 항상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번엔 대작 영화로 이렇게 다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또 한국에서 계속해서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현빈 씨와 대화할 때도 "우리는 정말 행운아"라고 얘기 했다. 17년 전 '내 이름은 김삼순'을 함께 찍었을 때 우리는 신인이었고, '아기'였다. 하하. 지금 이렇게 계속해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운 아닌가. 이렇게 찾아주시는 한국 팬들이 있어서 기쁘고, 또 보게 돼서 행복하다."

- 그간 예능프로그램이나 CF로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한국 작품 출연은 뜸했다. 출연이 오래 걸린 이유는.

"한국 작품에 욕심은 있지만, 제가 아무래도 특수한 케이스아닌가. 캐스팅까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한국어를 잘하진 않지만, 한국어를 하는 역에도 욕심이 있다. 어느 정도까지 한국어를 소화할 수 있을지 기획사와 얘기를 많이 하곤 한다. 미국서 작업을 하다 보니 일정을 맞추기도 어렵다. 한국 드라마는 제가 3~5개월 정도 준비를 해야 해서 일정상 출연이 어려웠다.

'공조'는 윤제균 감독과 '스파이'를 찍고 9년 전부터 얘기가 있었다. 속편이 있을 것이라고도 말씀해주셨다. 속편까지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3~4년 전부터 속편에 출연할 것을 알고 있었다. 계속해서 대본이 언제 나오는지, 촬영은 언제 시작되는지 여쭤봤다. 굉장히 기대하는 작품이었다."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FBI요원 잭 역을 맡은 다니엘 헤니./사진=에코글로벌그룹 

- '공조' 1편을 봤는가. 2편만의 장점을 꼽자면.

"'공조1'을 굉장히 좋아해 3~4번 봤다. 제가 좋아하는 한국 영화 중 하나다. '공조2'는 1편에 비해 조금 더 경쾌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2편은 전편에서 설정된 진태와 철령의 관계가 이어지다 보니 관객분들도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잭이란 인물의 등장으로 철령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고, 이들이 어떻게 적응해나가는지도 볼거리다. 2편은 '형만한 아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 배우 현빈과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 이후 오랜만의 재회다. 배우들과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연기자로 많이 성숙한 모습이었다. 영화를 이끌고, 액션도 완벽해 굉장히 감동 받았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처음부터 완벽했다. 모두 현빈 씨 덕분이다. 좋은 에너지를 낙수 효과처럼 전달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은 리더십으로 생각한다. 그는 그런 좋은 리더였다. 세트장에 가면 모든 사람에게 괜찮은지 말을 건다.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고, 농담도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또 유해진 씨와는 낚시 얘기를 많이 했다. 서로 낚시를 좋아해서 나는 미국에서 낚시한 얘기, 그는 한국에서 낚시한 얘기를 했다.

그리고 임윤아 씨와는 2007년 인연이 있다. 내가 당시 '마이 파더'라는 영화를 촬영할 때 그가 '만 원의 행복'이란 예능프로그램을 찍었다. 당시 허그를 받는 미션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봤다. 그 이후로도 '소녀시대'를 만나기도 하고, 기획사와 인연이 있어서 항상 멀리서 지켜봤다. 지금은 훌륭한 배우로 성장해서 기쁘다. 윤아 씨의 리액션이 있었기에 철령과 잭의 캐릭터가 더 돋보였던 것 같다."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 컷. 다니엘 헤니와 현빈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 이후 17년만에 이 영화에서 재회했다./사진=CJ ENM

- 극 속 액션신도 소화했는데. 힘들었던 점은.

"액션 연기는 해봤지만,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의 액션 수준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현빈 씨에게 많이 배웠다. 다만, 제가 팔다리가 길다 보니 버스 안 좁은 공간에서의 액션 장면이 굉장히 어려웠다. 하하. 우려가 조금 있었는데, 훌륭한 제작진 덕분에 신이 잘 마무리된 것 같다."

-‘잭’은 필모그래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 중 한 명이라고 했는데,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는가.

"제 전작인 '크리미널 마인드', '액스맨', '라스트 댄스'에서 모두 FBI요원으로 출연했기에, FBI요원 역이 편하고 익숙했다. 무엇보다 잭이란 캐릭터가 특히 좋았다. 잭은 한국계 미국인이고, 한국어는 하지만 미국에서 자란 인물이다. 자신의 문화적인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는 잭에 공감이 갔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맡은 헨리 역할과도 비슷하다. 나 역시 어릴 때는 서양인 처럼 되고 싶었다. 그래야 제가 좀 더 안전하다고 느꼈으니까.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아시아와 한국을 찾게 되더라. 이렇게 한국서 일을 많이 하게 된 것도 신기하고 좋다.

잭은 마치 평생 찾아헤맨 형제애를 진태와 철령에게서 느낀 것 같다. 극 초반 무뚝뚝하던 잭이 한국에 온 후 점차 말랑말랑해지고 마음을 오픈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저 역시도 그랬다. 한국서 함께 촬영하면서 형제애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공감이 많이 갔던 캐릭터다."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 컷./사진=CJ ENM

- 잭은 스마트하면서도 박민영(임윤아)에게 스위트한 모습을 보인다. 캐릭터 표현에 중점을 둔 점은 무엇이었나.

"저는 잭이 철령만큼 완벽한 요원이 아니길 바랐다. '쫄기도' 하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더욱 철령의 강함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신 잭은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요원으로 보였으면 했다. 

가장 걱정했던 점은 한국어 대사와 액션신이었다. 친구들과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과 촬영장 연기는 매우 다르다. 촬영장에서 제 연기 영상을 돌려볼 때, 제 목소리의 한국어가 들리면 쥐구멍으로 숨고 싶을 정도였다. 굉장히 어려웠지만, 이를 통해 또 저 자신도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잘 끝낼 수 있었다."

한국어 실력? 소통에 문제 없어...지금도 거울 보면서 혼자 연습

'공조2: 인터내셔날' 스틸 컷./사진=CJ ENM

- 한국어 실력은 어느정인가.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촬영 후 한글을 읽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어책으로 공부를 시작한 후 꾸준히 공부해왔다. 이전에는 한국어로 대본이 들어오면 소속사가 번역을 해줬는데, 지금은 내가 직접 번역도 한다. 현재 한국 영화 대사는 거의 알아듣는다. 일상적인 대화는 대부분 이해한다. 다만 뉴스나 정치적인 이야기는 좀 어렵다. 이번 영화 홍보 활동을 하면서도 80%는 이해했다. 소통에 문제는 없다. 이전에는 통역사나 매니저 분이 대동해서 저를 도와주시곤 했는데, 이번에는 홍보 활동이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때도 도움을 받지 않았다. '안전망' 없이 카메라 앞에 선다는 점이 무섭기도 했지만, 혼자서 해냈다는 점이 스스로 자랑스럽고, 자부심도 느낀다."

- 지금도 한국어를 공부하나.

"미국에 있을 땐 거울을 보면서 혼자 한국말을 연습한다. 미친 사람처럼. 하하. 반려견들이 한국 출신이어서, 이들에게 한국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런 거 먹지 마', '앉아', '이리로 와' 이런 말들. 계속해서 한국어 연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한 이후 17년이 지났다. 그새 K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는데, 이런 변화가 느껴지는가.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피부로 느낀다. 굉장히 뿌듯하다. 내가 한국에서 첫 작품을 시작하지 않았나. 지금 전 세계가 한국 콘텐츠에 관해 이야기한다. 프라하에서 미국드라마 '휠 오브 타임'을 찍을 때 다들 영화 '기생충'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한국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고, 한국 배우를 안다는 점이 자랑스러웠다. 한국은 작은 규모지만, 오랫동안 훌륭한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창의성과 스킬이 뛰어난 많은 훌륭한 이야기가 있고, 지금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TV광고 조차도 훌륭하다. 한국인들의 근면, 성실, 열정이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창의적인 작품들이 나온다면 더욱더 잘 되리라 본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과 인연..."함께 작업하고픈 배우는 김혜수"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FBI요원 잭 역을 맡은 다니엘 헤니./사진=에코글로벌그룹 

- 최근 즐겨본 한국 콘텐츠가 있다면.

"시간이 없어서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봤다. 이 작품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친한 지인이기도 하다. 그와 영화 '마이 파더'(2007)를 찍었다. 당시 감독님의 첫 대형 프로젝트였고, 나 역시 신인이었다. 지금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내게 '오징어 게임'을 봤냐고 물어본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김혜수 씨와 꼭 한번 작품을 해보고 싶다. 항상 그분의 연기와 커리어를 존경해 왔다. 굉장히 강한 여성상의 배우다. 만약 함께 작업한다면 그 분의 연기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내 자신을 좀 더 밀어붙일 것 같다. 지금 '시간의 수레바퀴'라는 미국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 호흡을 맞춘 로자먼드 파이크도 뛰어난 배우인데, 함께 작업하면서 제 연기가 좀 더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김혜수 씨와의 호흡도 기대가 된다."

- '공조2'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의 영화인가.

"더 나은 배우로 성장하고픈 마음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제게 큰 의미가 있고, 대규모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은 나를 항상 환대해주는 곳이기에, 그 보답으로 관객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100%전부를 쏟아부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leesun@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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