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김경익 연출로 재탄생한 차범석 희곡 ‘장미의 성(城)‘
[현장 인터뷰] 김경익 연출로 재탄생한 차범석 희곡 ‘장미의 성(城)‘
  • 서영석
  • 승인 202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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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차범석 작가의 1968년 발표 희곡 원작...여성의 성적 욕망과 동성애 담론 담은 작품
- 이명희 대표의 ‘극단 아트맥’, 2022 제3회 딜레마극장’ 공식참가
연극 ‘장미의 성(城)’ 연습 현장/사진=서영석

인터뷰365 서영석 인터뷰어 = “아름다운 장미로 둘러싸인 성(城)”

‘그러나 그 속에는 가시에 찔려 흘린 검붉은 핏자국이 있었다.’

‘장미의 성’에서 연출을 맡은 김경익은 연출의 글에서 이렇게 피력했다.

‘멈추지 않고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등장인물의 피 같지만 실은 ’모던‘과 ’사랑‘을 추구하던 작가의 피임을 알았다.’

이 작품은 한국희곡작가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고(故) 차범석 선생의 1968년도에 발표된 공연(표재순 연출, ‘극단 산하’, 1968.10.10.~10.14, 국립극장)으로 희곡 쓰기의 텍스트 같은 작품이다.

작품에서 사회적 금기를 깨는 것은 아내가 아닌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기득권을 지닌 남편이다. 이미 딸을 출산한 화가 윤병희는 남편 배영도가 미국인 군인(남자)을 사랑한다는 사실에 심한 배신감과 모욕감을 느끼고 그를 내쫓듯 떠나보내고 시어머니와 딸 상애로만 가족을 꾸린다.

윤병희는 동성애 금기의식과 남편이 자신을 버렸다는 피해의식 속에서 ‘장미의 성’이라는 공간 안에서만 성립되는 질서, 즉 남성을 수컷으로 간주하고 여성이 그 위에 군림하는 작위적인 관계를 설정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성에게 사랑받지 못했다는 결핍감이 남성 비하적인 우월감이라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표출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미의 성’의 질서는 새로운 세대인 딸 상애의 저항적 일탈 행위로 균열되고 무너진다. 더불어 그녀 스스로가 자신의 조각품 ‘능욕’을 쓰러뜨리는 행위는 ‘장미의 성’에서 만든 질서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음을 인정하는 행위일 수 있다. 

연극 ‘장미의 성(城)’ 연습 현장 

이 작품에 시어머니로 출연하는 이명희는 이미 대학로의 여배우 중 대모이자, 각 매체를 두루 섭렵한 베테랑 배우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하다.

‘극단 아트맥’의 대표 겸 배우 이명희는 공연에 앞서 “극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과 투지로 어렵게 연습을 진행했다”며 “배우들의 땀과 눈물이 관객 분들께 고이 전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 공연에서 과묵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최진명은 공학도 출신으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극반에서의 활동이 고단한 직업으로 이어졌단다. 부모님의 만류로 연극영화과로의 진로가 무산되었지만 생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연극이 좋아 연극을 하는’ 순수한 연극 애호가 배우이기도 하다.

연극 ‘장미의 성(城)’ 연출 김경익(사진 위부터)과 배우 최진명, 주예진./사진=서영석

또 이 공연이 프로 무대 데뷔작인 ‘상애’역의 주예진이 눈여겨 볼만한 배우이다. 아직 대학생(동서울대학교 연기예술과) 신분이기에 연기에 어설픈 맛은 있지만 경력에 비해선 자기 몫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작년 낭독극 참여가 계기가 되어 ‘상애’ 역에 캐스팅 되는 과분한 호사를 부리고 있다”며 “지도해 주시는 선배님들 덕분에 최선과 노력을 하면서 매달리고 있다.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제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말을 맺었다.

공연은 15일부터 20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 극장에서 평일 7시, 토 3시, 6시, 일요일 3시 공연된다. 

서영석

인터뷰365 기획자문위원.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로 극단 「에저또」를 거쳐 다수의 연극에서 연출, 극작, 번역 활동. 동국대에서 연극학 석사를, 중앙대에서 연극학 박사를 취득했다. 동양대 연극영화학과, 세명대 방송연예학과 겸임 교수를 지냈으며, 현 극단 「로뎀」 상임연출이자, 극단 「예현」대표를 맡고 있다.

서영석
서영석
gnja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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