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한대수, '나는 산다-올드보이'
'SBS스페셜' 한대수, '나는 산다-올드보이'
  • 고은진
  • 승인 201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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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고은진】 16일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시리즈휴먼다큐 나는 산다' 단 한번 뿐인 자신의 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사람들을 통해 인생의 소중함을 나누고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20살 히피 ‘소년’, 언더그라운드의 전설이 되다. 1968년 구겨 신은 가죽부츠에 풀어헤친 장발, 기인의 풍모를 지닌 채 우리 앞에 등장한 20살 히피 소년. 그의 이름은 한대수이다.

팝송 번안곡이 대중음악의 대부분이던 시절,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갈고 닦은 자작곡을 선보인 그는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라는 명성을 얻으며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한대수 ⓒ SBS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 '바람과 나'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분위기의 음악들 뿐 아니라 한대수는 그 자체로도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다. 특이한 외모와 분위기, 그리고 전위적인 행동들 때문에 '한국 최초의 히피'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주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대중의 인기를 뒤로하고, 자신만의 전위적인 음악세계를 고집하며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언더그라운드의 가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음악 못지않게 그의 가족사 또한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조부는 경남 도지사, 연희전문학교(現연세대학교) 신학대학의 학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한 한영교 박사며, 그의 부친 한창석씨는 서울대 공대 재학 중 당시 핵물리학분야 최고 명문인 미국 코넬대학교로 유학을 떠난 앞선 지식인 이었다.

그가 유학을 떠난 건 한대수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됐을 무렵이었다. 그리고 7년 후, 유학 중이던 아버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백방으로 찾았으나 아무도 그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한대수가 17세가 되던 해, FBI가 찾아낸 아버지는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하워드 한'이라는 이름으로 백인 여자와 결혼해 살고 있었다.

아버지를 찾아간 한대수에게 아버지는 지난 10여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미국의 아버지와 한국의 어머니를 오가며 청년기를 보내게 된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화려한 삶속에서도 그는 철저히 아웃사이더였다.

한국에서는 양키라고 불리고 미국에서는 칭크(동양인을 비하하는 욕설)라 불리며 소외감을 뼈저리게 느낀 것 이다. 'Mother let me alone, Father let me alone, I'm living in empty'라고 읊조리는 그의 노래처럼 혼돈과 방황 속에서 그를 키운 건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닌 밥 딜런과 비틀즈, 그리고 외로움 이었다.

한대수는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소년'처럼 살아왔다. 돈과 명예, 국가, 심지어 가족까지도 그를 구속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07년, 거칠 것 없는 바람처럼 살아온 그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으니 바로 환갑의 나이에 딸을 얻게 된 것. 누구에게나 자식의 탄생은 큰 의미겠지만, 한대수에게 딸의 탄생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사건이었다.

태어난 지 백일 만에 헤어져 열일곱 나이에 처음 만난 아버지,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와 재회한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평생을 부모의 사랑에 목말라있던 그에게 환갑의 나이가 되서야 자신의 혈육이 생긴 것. 이제 그는 딸을 위해 눈을 뜨고, 노래를 부르고, 화폐를 모은다. 그의 딸, 양호가 사랑과 평화로 가득 찬 행복의 나라에서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그의 마지막 소원이다.

일상에서는 딸을 돌보는 늦깎이 아버지이지만, 전설의 언더그라운드 가수이자 사진작가, 그리고 시인으로써 자신만의 창조활동은 모두 하고야마는 진정한 자유인 한대수. 십대 시절 외로움을 잊기 위해 작곡을 시작한 이후,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노래를 멈춘 적은 없었다.

그가 소년이었던 시절부터 느껴야 했던 고독, 히피문화와 군사정권 사이에서 느낀 혼돈과 갈등,그리고 나이 들어 한 발 물러선 여유와 딸을 얻은 기쁨까지.

이 모든 것을 음악으로써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한대수. 그렇게 환갑이 넘은 늙은 소년은, 그의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돼있는 감정과 철학들을 고스란히 그의 노래에 담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외로움이 없는 세상, 갈등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호탕하게 자유의 노래를 부른다.

인터넷뉴스팀 고은진 기자 come341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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