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유이청】이윤재(77) 피죤 회장에게 청부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환자복에 마스크를 쓰고 뉴스에 등장한 이 회장 모습에는 얼마전만 해도 중국 진출을 이야기하던 자신만만함은 찾을 길 없었다.
이 회장의 혐의는 이은욱(55) 전 사장을 폭행할 것을 지시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경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김모(50) 피죤 이사를 통해 조직 폭력배들에게 이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지시,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광주 폭력조직 무등산파 조직원 오모(41)씨는 무등산파 후배 3명에게 이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했고 그 대가로 김모 이사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
김 이사와 조직 폭력배 3명은 경찰에 체포돼 최근 구속됐으며, 이 회장은 오씨와 오씨의 무등산파 후배 3명을 도망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이 전 사장을 청부 폭행하게 된 이유는 이 전 사장이 해임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권한을 남용하고 회사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사장에 취임한 지 4개월 된 이 전 사장을 해임했고 이에 불복한 이 전 사장은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및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전 사장은 소송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신의 집으로 귀가 중 괴한 3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
‘추적60분’에 따르면 이 회장 일가는 회삿돈을 유용했으며 장부상에는 직원들 보너스나 복지비로 쓴 것처럼 위장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이번 청부폭행 사건에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
피죤의 창업주인 이 회장은 국내 최초로 섬유유연제라는 것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인물이다.섬유유연제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에 그는 오랜 연구와 수백번의 테스트 끝에 섬유유연제 피죤을 만들어냈다. 1980년 이 제품이 처음 출시되자 주부들은 낯선 섬유유연제에 신기해했으나 ‘빨래엔 피존 하세요’라는 카피가 뇌리에 박혔다. 섬유유연제=피죤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어 시장점유율에 있어 한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피죤 하면 연상됐던 깨끗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는 훼손됐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빨래엔 피죤’ 하기 위해 당연히 집어들었던 피죤에 청부폭행의 음습한 기운이 느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부들이 느낄 그 기운을 어떻게 없앨지, 피죤이 살아남기 위한 최대의 숙제일 것이다.
유이청 기자 u2blue@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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