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활성화에 팔 걷은 김영호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
문화예술 활성화에 팔 걷은 김영호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4.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탁금지법 이후 기업의 예술후원 위축 우려...예외적으로 다뤄야"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영호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사진=한국메세나협회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한국메세나협회 제 10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74)이 문화 예술 활성화에 팔을 걷어부쳤다. 

현재 240여개의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메세나협회는 1994년 설립된 후 기업과 문화예술 부문과의 교류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단체다. 

김 신임 회장은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어렵고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란 취임 소감으로 입을 뗐다. 2016년 도입된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으로 예술 후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위축된 분위기에서 기업의 예술후원 활성화에 대한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많은 기업들이 문화예술 관련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는 예외적으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 회장은 건전한 기업 접대문화 조성을 위해 문화 접대비 제도의 활성화를 중점 사업 중 하나로 꼽았다. 문화 접대비 제도는 기업이 거래처를 위해 공연, 스포츠 관람, 전시회 초청 등 문화비로 지출한 접대비에 대해서 추가로 접대비 한도액의 20%까지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해준다. 2007년 도입됐지만 홍보 부족으로 아직 많은 기업들이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회장은 "부정청탁금지법에 따라 선물 상한액인 5만원 범위 내에서 공연 티켓을 살 경우 좋은 자리를 사기는 쉽지 않다"며 "선물하는 입장에서는 더 좋은 자리의 티켓을 주고 싶은 마음일텐데, 상한액 범위내에서 좋은 자리를 살 수 없으면 구매 자체를 보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상한액을 올리던가, 예외조항 신설에 관해 관계 기관과 교섭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다만 청탁금지법 예외 조항 신설과 관련해 "마케팅 목적의 문화 지출과 문화 공헌의 지출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마케팅은 영업, 접대 목적이 분명해 제약을 둔다 하더라도, 사회공헌의 목적이 뚜렷한 메세나 지원 활동들은 예외 적용을 해줘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김영호 회장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영호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사진=한국메세나협회

2003년부터 한국 메세나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해온 김영호 회장은 1989년 '일신문화재단'을 설립해 음악, 미술, 건축, 연극 분야의 단체와 예술가들의 지원 사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2009년에는 한남동 사옥에 현대음악 전문공연장인 '일신홀'을 건립해 현대 음악 저변 확대에 기여해왔다. 

가장 보람이 남았던 후원 활동을 묻자, 김 회장은 "모든 지원 활동들이 다 보람찼다"고 말하면서도 1975년에 만난 고영훈 극사실화가와의 인연을 꼽았다. 1970년대부터 서울대·홍익대 미대 졸업 전시회를 챙겨봤다는 그는 고영훈 작가의 졸업 전시 작품을 보고 하숙집까지 찾아갔던 일화를 소개했다. 

김 회장은 "하숙집이 작으니 그림을 다 돌돌 말아서 보관하고 있더라. 넓은 곳으로 나와 펼쳐보고 그 중 몇 점의 작품을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후 어려우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했는데, 군대를 다녀와서 연락을 줘 도움을 좀 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재능 있는 작가 발굴에 적극 지원에 나섰던 김 회장의 행보를 엿볼 수 있다. 

김 회장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미술 컬렉터로도 알려져 있는데, 일신방직 여의도와 한남동 사옥에는 마치 미술관을 방불케 할 정도다. 도널드 저드, 솔 르윗, 이우환, 하종현, 베르나르 브네, 토니 크랙, 자하 하디드 등 유수한 국내외 작가들의 세계적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남동에 위치한 일신아트홀과 일신빌딩 갤러리는 시민들에게도 개방했다. 

김 회장은 "소장품이 많아 창고에 보관했는데 창고비를 들이느니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시작했다"며 "언젠가는 국립미술관이나 다른 미술관 등에 기증해서 '일신 콜렉션'처럼 만들어 더 많은 분들이 보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

김 회장은 예술의전당 이사(2013),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2004~2012), 삼성문화재단 이사(2004~2012) 등 국내 주요 문화재단의 임원을 역임하며 꾸준한 예술후원 활동을 해왔다. 그 공로를 인정 받아 2017년 문화훈장, 2009년 건축의날 대통령 표창, 2007년 몽블랑 예술후원자상 등을 수상했다. 2007년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의 상금을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에게 쾌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제 메세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뛰어넘어 지속경영을 위한 문화투자의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협회장으로서 기업들이 예술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보다 많은 기업이 메세나 활동에 함께 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interview365@naver.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