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 "의도치 않게 시작한 연기, 이젠 너무 소중해"
[인터뷰]'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 "의도치 않게 시작한 연기, 이젠 너무 소중해"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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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와 배우, 그리고 예능까지 종횡무진...삼박자 고루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
-전역 후 드라마, 예능 출연에 영화 개봉까지 쉴새 없이 활동..."세 분야 다 잘하고 파"
가수 겸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돌아왔다. 군 복무후 늠름한 모습으로 다시 대중들 앞에 섰다. 

이승기는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며 바쁜 한해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드라마 '화유기'에 이어 영화 '궁합' 개봉과 SBS 예능 '집사부일체' 출연까지 드라마, 영화, 예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역한 이후 하루도 쉬지 않았다는 그는 2년여 간의 공백기를 만회하려는 듯 쉴새 없이 달리고 있다. 

2004년 '내 여자라니까'란 곡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국민남동생'으로 사랑받던 18세 소년은 어느덧 30대로 들어섰다. 가수와 배우, 그리고 예능인까지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만능 엔터테이너'로 입지를 다져온 그는 소속 분야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만의 길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이승기는 "요즘 정신없이 달리고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하고 싶은 작품이나 앨범이 있으면 다 하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기와의 인터뷰. 

가수 겸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전역 후 휴식을 좀 가졌나

하루도 쉬지 않았던 것 같다.  

-전역 하자마자 드라마, 영화, 예능으로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많이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전역 후 공백기 없이 한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인데, 여러일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드라마와 예능 모두 하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모두 하게 됐다. 정신없이 달리고 있다. 행복하고 즐겁다. 

-빡빡한 스케줄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데

물론 육체적으로는 지친다. 그런데 하고 싶었던 일이라 재미있게 하고 있다. 내 의지로 하는 거니까.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면 티가 날 수밖에 없다. 이제 30대인데,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할 나이도 아니지 않나. 정말 내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에너지가 더 발휘되더라. 휴식을 통해 채워지는 에너지보다 일하면서 채워지는 원동력이 훨씬 크다는걸 알았다. 하고 싶은 작품이나 앨범이 있으면 많은 고민 없이 다 하려고 한다.  

-2여년간의 군 복무 기간동안 공백기에 대한 조바심은

군생활에 몰입하며 지냈다. 공백기를 느낄 시간이 없었다. 군대에서 일반 병사들이 받지 않은 훈련들을 많이 받았다. 지휘관들이 내가 전역한 순간부터 특전사의 얼굴이 된다면서 훈련을 많이 시키셨다. 훈련 특례랄까.(웃음) 힘들기도 했지만 내겐 큰 경험이었다. 아직도 간부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군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군대를 다녀온 후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느 작품이던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은 똑같다. 그러나 군에서 힘든 훈련들을 받다보니 웬만해선 힘들다는 말이 안나온다. 혹한기 때 강원도에서 28㎏ 군장을 매고 행군을 했다. 당시 영하 18도, 체감이 영하 27도였다. 그 훈련 이후 지금은 아무리 추워도 내복을 안 입고도 버티겠더라.(웃음) 특전사는 기본적으로 밤에 임무수행을 하는 팀이기 때문에 밤에 산을 탄다. 밤에 손전등도 없이 밤에 산타는 건 정말 상상조차 못했다.(웃음) 안다치냐고 여쭤봤더니 손전등 없이 안다치고 가는게 능력이라고 하시더라. 그냥 걸어가는 것도 힘든데 군장 무게를 재고 간다. 이런 경험들이 하나씩 쌓아갈 수록 불가능 하게만 느껴졌던 일들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겨울철 땅 파는 훈련이나 빨래줄 매듭법 등도 열심히 배웠다. 전역하면 군에서 배웠던 것들을 언젠가는 방송에서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열심히 했다.

-군대와 관련된 드라마 제의가 온다면

안한다.(웃음) 드라마는 아무래도 허구가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너무 잘 알다보니 사실과 다를 경우 내가 딴지를 걸 것만 같다. 그러면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나오지 않을 테니까.

가수 겸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대 후 tvN드라마 '화유기'로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가수로 데뷔한 후 연기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였나.

(이승기는 2004년 청춘시트콤 '논스톱5'로 연기에 입문한 후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2006)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단번에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찬란한 유산'(2009),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최고의 사랑'(2011), '더킹 투하츠'(2012), '구가의 서'(2013)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2013년에는 '구가의 서'로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으로 연기를 해야하는 시대가 온다는 대표님의 제안으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작품이 시트콤 '논스톱 5'였다. 사실 2004년 데뷔 당시엔 연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내가 연기를 할 것이란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의도치 않게 시작은 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내게 아주 중요한 일이 됐다. 

(사진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SBS '찬란한 유산'(2009)  캐릭터컷, 영화 '오늘의 연애'(2015),  tvN드라마 '화유기'(2018) 스틸 컷/사진=SBS, tvN

- '오늘의 연애'(2015)에 이어 두 번째 영화 출연작인 '궁합'도 개봉했다. 

'오늘의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여서 드라마스러웠다. 그것에 비해 '궁합'은 사극이란 장르적 특성도 있다보니 조금 무게감이 있다. 영화란 장르는 호흡이나 눈빛, 발음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담아내더라. 나는 늘 똑같이 말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목소리가 좋다는 평을 처음 들었다. 아마 영화가 주는 매체적인 장점 덕분이 아닐까 싶다. 

('궁합'은 '관상'(2013) 제작사 주피터필름의 역학 3부작 '관상','궁합', '명당'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영화 '궁합'은 이승기가 군 입대 전 모든 촬영을 끝냈으며, 그의 전역 이후에 맞춰 개봉됐다. 극 속 그가 맡은 서도윤이란 캐릭터는 강직한 성격을 가진 천재 역술가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혼사에서 송화옹주와 부모 후보간 궁합풀이로 극의 흐름을 이끄는 인물이다. 이 영화는 개봉 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

-영화 '궁합'에서 2년 전 모습을 보니 어떻던가

스크린에서 내 양 볼을 보니 영양을 머금고 있더라.(웃음) 볼살을 좀 더 빼고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그 때와 지금 몸무게 차이가 10㎏차이가 나니까. 그런데 영화 음악이 곁들여지고 편집과 후반작업을 거치니 내 얼굴보다는 감정선에 따라 영화를 보게 되더라. 관객분들도 이질감 없이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사극 출연에 대한 부담감은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시나리오가 탄탄했고, 역학이란 소재가 좋았다. 서도윤이란 캐릭터가 실존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수월하게 적응했던 것 같다. 젊은 영화고 젊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다보니 현장에서도 에너지 넘치고 즐거웠다. 

영화 '궁합' 스틸 컷

-'궁합'은 청춘 로맨스물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관상'과 비교해 가볍다는 평도 있는데

'관상'에 비해 당연히 가볍고, 나 역시 그런줄 알고 시작했다. 아무래도 '관상'을 잇는 작품이란 점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진지하고 긴장감 있는 스토리를 기대하신 것 같다. 애초부터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 난 오히려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서도윤이란 캐릭터 역시 진중하지만 그 안에서 유쾌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극이 너무 무겁지 않으니까. 코미디와 멜로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지 않게 미묘한 적정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역학이란 소재의 접근은

역술가 역할이다보니 공부만으로서는 말투나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더라. 사주를 본 경험도 없고,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그래서 팁을 얻기 위해 사주를 직접 보러다녔다. 

-사주에 대해 뭐라 말하던가

내 사주가 '전쟁도 피해갈 정도로 좋다'는 말들이 떠돌던데 다 루머다. 언제부터 그런 이야기가 흘러 나왔는지 나도 모르겠다.(웃음) 어쨌든 생전 처음으로 제대로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를 넣고 사주를 봤는데, 기본적으로는 좋다더라. 

-사주를 믿나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사주는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보러가지 않나. 그래서 믿으려는 마음이 이미 깔려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다 믿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내가 만났던 역술가 중에 놀랄 정도로 잘 맞췄던 분이 있었다. 일어나려는 찰나 "할머니 제사를 잘 지내라"고 당부를 하더라. "할머니 두분 다 다 살아계신다"고 말씀드렸더니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 잘 지내라는 말"이라고 돌려 말하더라. 모든 사주 풀이를 맹신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 된다고 본다. 그게 긍정적인 효과로 발휘하는 것 같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만약 궁합이 안좋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나

영화 '궁합'에서 말하는 것 처럼 사랑 없이 궁합만 가지고 판단하면 안된다고 본다.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 방식이기도 하고. 나 역시 궁합이나 사주에 의존 하지 않는다.

-연애할 때 다정한 스타일인가

그럴려고 노력한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상대방에게 집중하려는 스타일이다.

-예능 출연도 활발하다. 배우로서 이미지 관리에 대한 부담은 없나. 

가수와 예능을 먼저 시작한 후 연기를 해서 그런지 내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예능 '집사부일체'에서는 그동안 예능에서 보여줬던 막내 이미지에서 벗어난 것 같다

시간이 해결해준 것 같다. 늘 막내로만 있다가 이번 '집사부일체'에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동생이 있으면 했는데, 육성재라는 후배와 함께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 중인 이승기/사진=SBS

-배우, 가수, 예능인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종 지향점은 무엇인가

20대의 이승기는 이것 저것 다 잘 하고 싶은데, 어느 한 곳에 발을 담궈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제는 고민하지 않는다. 다 하고 싶다. 세 분야를 하는게 즐겁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좀 부족할 수는 있더라도. 대한민국에 저 같은 이런 캐릭터 하나는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외국에서도 여러 장르를 소화하는 크로스오버 사례가 많지 않나. 다양하게 여러 장르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가장 애착 가는 분야는

답하기 너무 어렵다. 장단점도 있고 우열을 따지기도 힘들다. 상황에 따라 하고 싶은 분야도 다르고. 다만 가수로 활동을 시작해서인지 출입국 신고서 직업란에는 '가수'로 쓴다. 

-세 분야를 동시 활동 하기 힘들지 않나 

나 역시 잘 하기 위해선 연습에 대한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 그 정도의 연습은 이수를 해야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남들보다 세 배는 더 열심히 해야 하려고 한다. 드라마 종영 다음날에도 쉬지 않고 똑같이 새벽 운동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고. 상식을 뛰어넘을 정도로 해야 남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갈 수 있으니까. 주변에서 너무 열심히 한다고 '똘아이'라는 소리도 듣는데 신경 안 쓴다.(웃음) 

음악의 경우 과욕을 부리지 않을려고 한다. 예전엔 곡도 쓰고 작사도 하고 싶어 장비도 사고 했는데,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내 생각과 아이디어, 그리고 열정을 음악으로 구현시킬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려 한다.  

-후배 가수 중 콜라보를 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아이유 씨다. 아이유 씨가 가진 감성이 좋다. 고맙게도 인연이 되어 군부대 위문 공연에도 와줘서 고마웠다.(웃음) 나중에 가사라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사진=CJ엔터테인먼트

-출연작들이 모두 화제다. 인기 비결은

모르겠다. 내가 그걸 알면 90세까지는 활동을 유지할 수 있을 텐데.(웃음)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대중들이 이승기를 볼때 어떤 작품이든 허투루 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조금은 갖고 계신 것 같다. 내 스스로도 그런 마음으로 임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내 모습이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더라도 힘듦과 노력은 분명히 카메라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연기적으로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큰 역할이나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으니 송강호, 황정민 선배님처럼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갈증이 있다. 드라마만 하더라도 주말극 외에는 중견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적다. 기존의 제 이미지가 아닌 악역이라도 해보고 싶다. 사이코패스나 사기꾼 역할이라도 좋다. 연기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제가 가진 틀을 깰 수 있는 영화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논의하고 있는 차기작이 있는가

현재로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시나리오를 검토하지 못했다. 드라마 '화유기' 종영 후에도 하루도 안쉬고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찬찬히 보려고 한다. 다만 올해 안에 많은 것을 하고 싶고, 빨리 보여드렸으면 한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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