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이승민 기자]"이런 캐릭터는 오랜만이라 신나게 할 것 같았어요."

이변헌이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 캐릭터로 돌아온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 묵직한 캐릭터로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왔던 그가 보여줄 캐릭터는 '한물간' 전직복서. 말쑥한 정장차림보다 편안한 트레이닝복과 다듬어지지 않은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인 동네형 캐릭터다. 

17일 CGV압구정에서 진행된 '그것만이 내세상'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병헌은 "영화를 선택할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건 시나리오"라며 "시나리오의 전체적인 정서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이런 역할은 오래간만이라, 연기가 신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의 스토리다.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은 "시나리오 작업부터 저를 조하란 캐릭터 역할에 염두해놓고 썼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며 "전작들이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여서 저를 떠올리는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런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조하는 우연히 엄마 '인숙'과 재회하면서 서번트증후군 동생을 난생처음 만나게 된다.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지만, 툴툴거리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이들의 좌충우돌 생활은 유쾌하면서도 따뜻함을 안겨준다.

이병헌은 "이 영화는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결핍에 대한 이야기"라며 "결핍과 아픔이 있는 주인공들이 이를 이겨내려하고, 또 이겨내도록 서로를 돕는다. 기분좋게 끝나는 스토리"라고 말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보살핌이 필요한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동생 진태역으로는 지난해 영화 '동주'로 신인연기상을 휩쓴 배우 박정민이 맡아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다.

이날 이병헌과 박정민은 서로에 대한 덕담을 이어가며 '형제 케미'를 보여줘 훈훈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박정민은 "대학교 2학년때 이병헌 선배님과 연극을 함께 했던 꿈을 꾼 적이 있을 정도로 존경했던 선배님"이라며 "촬영에 앞서 긴장감이 앞섰다. 누를 끼치지 않아야겠다는 책임감도 크더라"고 말했다.

이에 이병헌은 박정민을 '괴물같은 신인'이라고 말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영화 '파수꾼'과 '동주'에서 박정민을 보면서 누굴까 궁금했다. 배우로서 느껴지는 기대감도 있었다"며 "영화를 촬영하면서 오히려 내가 누를 끼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렇게 무서운 배우가 있었구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은 '히말라야', '공조'까지 흥행 연타석을 이어가고 있는 JK필름의 2018년 첫 작품으로, 내년 1월 17일 개봉된다.

이승민 기자

interview365@naver.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