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 사나이도 울리는 산사람들의 이야기 ‘히말라야’
[시네세이] 사나이도 울리는 산사람들의 이야기 ‘히말라야’
  • 김두호
  • 승인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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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원정대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히밀라야'

【인터뷰365 김다인】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던 중 남자들이 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눈물 자국을 수습한다.


영화 ‘히말라야’는 오랜만에 남자들을 울게 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지난 2004년 사망한 산악인 고 박무택(1969-2004) 대원을 추모하며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고인은 에베레스트 등정시 사망했고 엄홍길 대장은 지난 2011년 등반이 목적이 아니라 박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원정대를 꾸렸다. 그리고 얼음처럼 굳어있는 그의 시신을 수습해 돌무덤을 만들어줬다. 이 이야기는 이미 TV를 통해서도 방영된 바 있다.


영화는 거기에 생전의 고인 모습을 드라마로 녹여냈다. 막내 대원으로 들어와 고생하는 얘기, 그의 사랑 얘기 등이 다른 대원들과의 팀웍 속에 에피소드로 스며들고 있다.


엄홍길 대장 역을 맡은 황정민은 우리가 토크쇼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고 있는 실제 엄홍길에 희로애락을 더해 감성 풍부한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박무택 대원 역을 맡은 정우는 ‘바람’ 때보다 여유있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때보다는 ‘덜 쓰레기스럽게’ 맡은 역을 잘 소화해냈다. 그의 친구로 출연하는 김인권은 오랜만에 웃음기를 거의 빼고 정우와 어우러진다.

에베레스트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한 것만큼이나 효과적이었던 것은 등장인물들의 분장이었다. 한국의 분장 기술은 최근 어느 영화를 봐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입증하고 있다. 거기에 황정민의 가쁜 호흡과 쇳소리 대사는 리얼리티를 한층 높여주는 효과를 낸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박무택 대원의 아내로 출연하는 정유미도 산사람 못지않은 강단으로 코끝을 찡하게 한다.


영화에는 어느 한 인물이 도드라지기보다는 전반적으로 휴먼원정대라는 한 팀, 더 넓게는 산악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의리, 우정 등이 더도덜도 아니고 딱 필요한 만큼 담겨 있다.


어떤 영화가 사람을 울게 하는 것은 ‘더 울어라, 이래도 안 울 테냐’하고 감정과잉으로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극중 어떤 인물, 어떤 상황에 대입시켜 잊고 살았던 감정을 끌어올리게 하는 것일 테다. 이 영화 마지막 장면 즈음 남자들의 소리죽인 흐느낌이 그것을 알게 한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인터뷰365 편집국장, 영화평론가.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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