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황주원】판소리 ‘적벽가’는 전통적으로 소리꾼의 기량을 드러내는 척도로 여겨 왔다. 소리꾼을 만나면 먼저 ‘적벽가’를 할 줄 아는지 공손히 묻고, 못 부른다고 하면 바로 말을 낮추며 귀하게 대접하지 않았다는 오래된 에피소드에서 ‘적벽가’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극장의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2015‑2016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의 개막작으로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판소리 ‘적벽가’로 만든 신작 창극 ‘적벽가’를 무대에 올린다.
중국 ‘삼국지연의’에 바탕을 둔 ‘적벽가’는 호방하면서도 고음이 많고 풍부한 성량을 필요로 해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가창의 난도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창극단도 창단 50년 남짓한 동안 ‘적벽가’를 창극으로 만든 것이 1985년과 2003년, 2009년 세 번뿐이다.
선 굵은 남성 영웅들의 이야기 ‘적벽가’를 새롭게 창극화하는 이는 한국 여성 오페라 연출가 1호 이소영이다. 독특한 미장센과 섬세한 연출력으로 대작 오페라들을 연출해온 이소영 연출의 첫 창극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창극 ‘적벽가’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의 예능보유자인 송순섭 명창이 여든의 나이로 이 작품의 작창 및 도창을 맡았다는 점이다. 송 명창은 정통 동편제 판소리 ‘적벽가’를 잇고 있는 대가로, 수십 년간 학자들과 함께 토론하고 연구하면서 가장 잘 정리된 창본(唱本)을 제작해온 ‘적벽가’의 권위자다.
창극 ‘적벽가’에는 66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적벽대전이라는 전쟁을 다루는 만큼, 도창인 송순섭 명창을 필두로 유비·관우·장비·조조·조자룡·공명 등 ‘삼국지’ 영웅들이 배우의 몸과 소리를 빌어 총출동한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interview365@naver.com
- Copyrights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