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로 돌아온 ‘퍼시 잭슨’ 로건 레먼
상남자로 돌아온 ‘퍼시 잭슨’ 로건 레먼
  • 이희승
  • 승인 2013.09.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살 때부터 시작한 연기, 영화제작자가 꿈”

【인터뷰365 이희승】로건 레먼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곧 당신이 팬이 될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할리우드 신예에서 벗어나 차분한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있는 그는 자유분방한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작품으로 내보이는 몇 안 되는 배우기 때문이다. 12일 국내 개봉을 즈음해 로건 레먼과 나눈 이메일 인터뷰를 읽는다면 독자들도 기자의 말에 동의할 것이다.
유명 에이전트에 속해 있으면서도 어머니를 매니저로 두고, 사진찍기를 즐기며 감독 데뷔를 꿈꾸는 로건 레먼. 그의 존재감이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은 2010년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에서 포세이돈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데미갓(demi-god) 역할을 통해서다.
이미 2살 때 배우가 되고 싶다고 부모님을 졸랐다는 그는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 ‘나비효과’의 아역배우를 거쳐 ‘삼총사 3D’ ‘월플라워’에서 성인배우로서 제대로 된 신고식을 치른 상태다. 3년 만에 돌아온 속편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에서는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한 매력을 과시한다.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 에서 또다시 주인공을 맡았다.
1편에서는 퍼시가 영웅으로 떠오르면서 끝났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는 더 이상 영웅이 아니다. 캠프의 유명인사도 아니고. 전쟁의 신을 아버지로 둔 클래리스가 캠프의 유명 인사다. 클래리스는 데미갓 캠프에서 가장 우수하고 터프하고 틈만 나면 퍼시를 깎아내린다. 소심하고 의기소침한 퍼시는 자신이 평범한 수준의 데미갓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 와중에 자신에게 외눈박이 사이클롭스인 이복형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2편에 캐스팅된 소감은 어땠나.
기뻤다. 두 편 모두 아주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1편에 출연한 이후로 퍼시 잭슨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 이 시리즈가 아이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1편인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에 끌린 이유가 있나.
감독 때문이었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는 점 때문에 이 영화의 출연을 결심했다. 어릴 때부터 그가 만든 영화(해리포터 시리즈, 나 홀로 집에 2)를 보면서 자랐다. 평소 존경해온 감독이기에 내 커리어를 맡기고 싶었다.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 커리어는 보잘것 없었다. 말하자면 콜럼버스 감독에게 투자하고 싶었다고 할까. 그게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콜럼버스 감독이 나를 퍼시 잭슨으로 선택해줘서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그렇다면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를 감독한 쏘어 프류덴탈은 어땠나.
두 감독은 정말 다르다. 나는 프류덴탈 감독의 비전이 마음에 들었고 그의 작품들도 좋아한다. 재미있고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프류덴탈 감독은 자신만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정확히 알고 있다. 나는 그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지 잘 알았고 “그의 비전을 실현한다’는 자세로 임했다. 이번 영화는 전작보다 확실히 경쾌한 분위기다. 좀더 코믹한 요소가 많다. 나는 보통 감독들과 만나 어떤 영화인지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시나리오를 읽어본다. 그와는 만나자마자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편하게 주고받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감독의 말로는 스턴트와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하는 합성 연기의 달인이라더라.
관객들은 완성된 화면을 보지만 연기할 때는 배경에 표시된 점밖에 없다. 상상력을 발휘해 연기할 수 있어 그린 스크린 위에서 연기하는 걸 좋아한다. 사전에 충분히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고자 애쓴다. 그렇게 연기하면 촬영이 끝난 후 제작진이 원하는 대로 편하게 후속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아주 재미있다. “다른 방법은 뭐가 있을까? 이 각도에서 어떤 변화를 주면 될까?”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게 된다. 마치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기분이 들어서 즐겁다.


함께 출연한 알렉산드라 다다리오(‘지혜의 신’ 딸, 아나베스 역), 브랜드 T. 잭슨(‘사티로스’ 그로버)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1편 이후에도 모든 배우들끼리 가깝게 지냈다. 몇 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되어 무척 재미있었다. 그동안 “한편 더 찍을까?”라는 얘기를 자주 했었다.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사이여서 영화 촬영을 하는 기분이 안 들었다.


한국에서는 엠마 왓슨과 연기한 ‘월플라워’도 꽤 화제였다.
‘월플라워’의 경우 몸을 쓰는 연기는 없었다. ‘월플라워’ 같은 영화는 캐릭터의 의도나 스토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좀 더 세심한 연기가 필요하다. ‘퍼시 잭슨...’같이 스턴트가 가미된 영화도 재미있지만 이 두 가지 스타일을 합친 영화가 있다면 좋겠다. 나는 다양한 영화를 좋아하고, 요즘은 약간 어두운 소재에 끌리고 있다. 신랄한 분위기에 끌린다고 할까. 하지만 내 나이에는 그런 배역을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려고 노력한다. 되도록 똑같은 연기는 자제하고 싶다.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사진 왼쪽)에 이어 3년 만에 출연한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사진 오른쪽)


처음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게 정말 2살 때인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주 어렸다는 건 기억한다. 내가 태어난 LA에서는 누구나 원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어릴 때 형, 누나와 함께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TV드라마와 영화를 두어 편 더 하고 나서 안 좋은 일로 연기를 그만두었지만 그리 오래 쉬지는 않았다. 평소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데다 영화 제작과 촬영장 분위기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돌아왔다.
특히 TV 드라마 ‘잭 & 바비’에 출연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 때부터 내 마음에 영화학교가 세워진 것 같다.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시작한 것은 12살 때였다. 당시에는 이미지가 어떻게 화면에 나오는지, 편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전혀 몰랐다. TV 드라마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연기 이외에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
나는 영화를 정말 사랑한다. 직접 카메라를 잡아보고 싶다. 지금까지의 연기 생활은 순조로웠고 만족한다. 영화제작자가 되는 것도 멋질 것 같다. 제대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이르고 싶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힘이 필요하다. 배우로서 제대로 커리어를 쌓아 나간다면 언젠가 영화제작자로 변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보는 편인가.
영화에 따라 다르다. 관객들과 함께 봐야 한다면 꺼리는 편이었다. 최근 러셀 크로우와 ‘노아’를 찍었을 때, 그에게 이 생각을 말했더니 “네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싶지 않다고? 그럼 어떻게 연기가 나아질 수 있지? 자기가 나온 영화는 꼭 봐야 해.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더 나은 배우가 될 수 없어”라고 말했다. 사실 러셀 크로우하고는 말싸움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질 게 뻔하니까. 지금은 그 말을 믿고, 내 영화를 보고 있다.


액션 히어로로 등장하는 ‘퍼시 잭슨’ 시리즈에서는 자신의 연기를 보는 게 신날 것 같은데?
그렇다! 이런 영화는 특수 효과가 멋지게 살려주니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지금은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개선점을 찾는다. 그런 조언을 해준 러셀 크로우에게 감사한다.


차기작에 대해 말한다면.
힘든 배역을 통해서 나 자신에게 도전하는 작품을 우선적으로 본다. 시나리오를 읽고 첫 느낌이 “이걸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에 끌린다. 그런 스트레스가 오히려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준다. 하지만 내가 가장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것은 감독이다. 감독을 믿을 수 있는가? 내가 좋아할 만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인가?를 생각한다. 배우인 나는 감독의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원하는 연기를 보여줘야 하므로 무엇보다 감독에 대한 신뢰가 최우선이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interview365@naver.com



관심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