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고’ 고릴라 링링 단독 3D인터뷰
‘미스터 고’ 고릴라 링링 단독 3D인터뷰
  • 이희승
  • 승인 201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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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과 막걸리 20병 마시는 신 가장 힘들었다”

【인터뷰365 이희승】인간과 고릴라와의 DNA 차이는 불과 3%. 여기에 인간보다 감히 ‘더 나은’ 고릴라가 있다. 게다가 야구도 잘하고, 4성으로 구성된 중국어를 2천 개 이상 알아듣는다. 영화 ‘미스터 고’의 링링 이야기다. 285kg의 몸무게, 올해로 45살. 대나무를 좋아하고, 자신의 에이전트(성동일)와 술잔을 기울일 줄 안다. 링링의 몸값은 자그마치 120억원. 아시아 최초의 입체 3D디지털 캐릭터다.
지난 8일 첫 공개된 ‘미스터 고’는 단순히 이모션 캡처 기술의 진일보라고 하기엔 아까운, 그야말로 한 사람의 배우를 보는 것 같았다. 허영만 화백의 ‘제 7구단’에서 ‘프로야구단에서 활약하는 고릴라가 있다’는 설정만 빌려왔다는 김용화 감독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링링은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인간적으로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는 살아있는 배우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15살 어린 소녀(서교)와 함께 야구하러 온 링링의 고군분투기 ’미스터 고’는 오는 17일 개봉 예정. 그전에 링링과 인터뷰를 했다. 물론 가상 인터뷰. 하지만 링링은 주연배우로서 인터뷰를 할 자격이 충분하다. (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용화 감독이 장장 4년 넘게 공들여 모셔온 것으로 알고 있다. 벌써부터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하다며?
그렇다. 내 자랑 같아서 쑥스럽지만, 내 에이전트 성동일씨의 아들-성준이라고 ‘아빠 어디 가’에 출연했다더라-이 나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난리라고 한다.(웃음) 아들이 엄청 귀엽고, 한국에서 꽤 인기있는 부자지간이라고 해서 나도 한번 보고 싶다. 그런데 내 스케줄이 워낙 바빠야지.


벌써 캐릭터 상품도 나왔던데..
이러다가 브라우니 인기를 제칠 것 같다.


멍석 펴줄 테니 자기 자랑을 더 해보라.
무엇보다도 생생한 내 털의 결을 자랑할 만하다.. 덱스터 스튜디오만의 Fur(털) 제작프로그램 'Zelos Fur' 덕이다. 영화를 봐서 알겠지만 90만개의 털이 제각각의 모습과 방향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환상적이지 않나. 이래봬도 처음부터 끝까지 3D로 촬영된 몸이다. 최초의 한국산 3D 캐릭터이고 모형 없이 제작된 만큼 사실감 하나는 자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링링은 “성동일씨의 아들 성준이 보고 싶다고 하는데 바빠서 틈이 없다”고 은근 자랑했다.


한국어를 아주 잘한다.
당연. 서커스보다 야구를 더 잘하고 사람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어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두산에 입단한 몸이다...


한국의 수많은 구단 중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유가 있나.
감독이 두산 팬이라고 하더라. 여러 구단을 고민하던 중 두산 기업이 흔쾌히 수락을 해줬다고 들었다. 9개 구단 중에서 영화에는 허락해준 구단만 나오고, 그렇지 않은 구단은 나오지 않는다. 감독이 “야구의 승부와 상관 없이 순수한 영화로서의 축제”라고 강조했지만 구단 측의 오케이 사인이 쉽지 않았다. 그중에서 NC는 열린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최종적으로 두산과 대결 구도로 가게 됐다.


링링도 인기지만 카메오 출연한 배우들도 만만치 않다.
돈 한푼 안 받고 출연해줘서 놀랐다. 감독의 친분으로 부탁했는데, 흔쾌히 응해 줬다고 하더라. DVD가 나오면 내가 사인이라도 해서 보내주려 한다. 찍으면서는 나보다 분량이 많지 않을 거라 안심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관객들의 집중도가 틀리더라. 반응도 좋고. 아, 오다기리 죠도 특별 출연한다는 거 알고 있나?.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술 먹다가 내 얘기를 했더니, 너무 재미있다고 꼭 출연시켜달라고 했단다. 원래는 다른 배우가 하려던 거였는데 결국엔 그가 하게 됐다.


링링은 영화 속 에이전트인 성동일과 막걸리 마시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가장 힘들었던 촬영은 어떤 거였나. 예를 들면 부상신이나, 달리는 것 등등.
당연히 성동일씨와 술 마시는 장면이다. 내가 막걸리를 워낙 좋아하거든. NG나지 않게 열심히 했는데도 20병 정도는 먹은 것 같다. 나중에는 정말 휘청거려서 혼났다. 몸으로 달리거나 뛰는 건 하겠는데, 주인에게 혼난 상태에서 별로 사이가 안 좋은 에이전트랑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게 은근 감정신이라 힘들었다..


안주로 먹은 식물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내가 워낙 대나무를 좋아한다. 게다가 성동일씨가 카메라만 돌아가면 돈만 아는 악덕 에이전트로 완벽 변신해서 너무 얄미워 연기가 절로 됐달까. 그가 아끼는 6천만원짜리 나뭇가지를 뽑아 잠자리를 만드는 게 특히 짜릿했다. 800만원짜리 풍란? 그건 뽑아 먹는 재미는 있는데 꼭 씻어 먹어야 해서 좀 귀찮았다.


당신도 잘 나왔지만 또 다른 고릴라 레이팅도 은근 인기 있더라.
.감독이 나보다 레이팅의 이야기로 속편을 할까봐 은근 걱정하고 있다. 감독이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링링은 사랑스러울 수는 있지만, 레이팅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속편 계획이 있다는 얘긴데.
그 양반(감독)이 공공연하게 ‘이런 영화는 시리즈가 되야 된다’고 말하고 다니는데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부사장이 나를 보고 싶어해 조만간 미팅이 잡혀 있다.


링링은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레이팅의 비중이 커질까 살짝 걱정 중이다.


아시아 개봉도 대규모로 준비되어 있지 않나.
제작 초기 단계부터 중국 3대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한 곳인 화이브라더스(Huayi Brothers)와 제작비의 25% 이상인 500만 달러가 들어갔고, 5천개 이상의 스크린이 확정된 상태다. 일본 쪽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태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베트남, 필리핀, 몽골 그리고 인도와 중동까지 내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만날 수 있다.


다국적 인기를 누리게 됐군.
그렇지만 내 고향은 한국이다. “야구의 좋은 점이 뭔지 알아? 집으로 시작해 집으로 돌아온다”는 극중 대사처럼 단 한 컷도 해외에서 찍은 게 없다. 중국 장면조차도. 대지진 장면은 대치동에서 찍었고, 연변 서커스장은 서산에서 찍었다. 나는 자랑스러운 토종 한국 고릴라, 본 인 코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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