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소년소녀들 예민 아저씨와 다시 만났다
산골 소년소녀들 예민 아저씨와 다시 만났다
  • 김우성
  • 승인 201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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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분교음악회 감동 다시 한 번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10여 년 전 전국의 분교를 다니며 아이들과 꿈을 나누었던 가수 예민씨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산골 아이들을 다시 찾아 나섰다. 경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경남도내 20개 시군을 대상으로 마련한 ‘예민의 음악캠프’에 참여할 학교를 공모, 최종 5개교가 선정되어 지난 11월 22일 함양 유림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한 달 간의 대여정이 시작됐다.

‘예민의 음악캠프’는 먹고 자고 촛불잔치하는 식의 흔한 어린이캠프가 아니다. 캠프에 참여할 아이들이 저마다 상상하고 기획한 악기들을 완성해내는 게 최종목표. 지난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으로 도시의 문화소외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되어 국내외의 각별한 관심을 이끌어낸 프로그램 ‘아르떼어린이예술창작학교’가 이름만 달리한 것이다. 예민씨는 분교음악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 년 전부터 음악과 박물관의 만남이라는 취지의 대안적 문화교육 프로그램 ‘뮤뮤스쿨’을 시도해왔고, 이미 도농都農 적용은 물론 멀리 중앙아시아에서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캠프에 앞서 우선 학교 당 2~3일 씩의 음악수업이 진행된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예민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지구촌 구석구석의 민속악기를 펼쳐내는 것. 뮤뮤(MUSIC MUSEUM)스쿨이라는 명칭답게 모두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진귀한 악기들이다. 각종 동물의 뿔과 가죽, 심지어 사람의 뼈로 만든 악기들을 접하며 아이들은 한층 넓은 세상과 만나게 된다. 음악수업에서는 또 현직 연주가들과 함께 바이올린, 통기타, 장구, 오카리나 등 각종 악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한다. 아이들이 고사리만한 손으로 직접 톱질을 해가며 악기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거리감과 두려움도 서서히 해체되어가는 시간이다.

수업의 막바지에 이르러 아이들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일 자신의 악기 제작안을 작성하고, 유토를 이용해 악기모형을 만들어 본다. 예민씨는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제작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하고, 각 학교마다 어린이작가들이 선발되어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동안 캠프에서 동고동락하게 된다. 캠프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이나 쓸 법한 전문공구를 다루며 자신이 설계했던 악기를 만들게 된다. 구해올 수 없는 재료가 있다든지 부득이하게 실수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작은 것 하나라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아이들의 작품이라고 해서 조잡하게 만들지 않겠냐는 예상을 비웃듯, 지난해 도시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창작악기 결과물의 경우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기발하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문가들로부터 악기 자체로서의 기능도 인정받아 각종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로부터 협주 제안을 받았을 정도. 하지만 예민씨는 제안을 거절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아이들이 만든 악기가 아닌 기존의 관현악기로 연주하기를 원했는데, 이는 결국 아이들을 다시 서양음악의 교과서 안으로 가두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분교음악회를 시작으로 최근의 창작악기만들기에 이르기까지 유독 산골 아이들을 찾아다니는 이유에 대해 예민씨는 “도시 아이들과 달리 산골 아이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 아이들이 과연 급속히 변해가는 사회에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작악기만들기를 범아시아 프로젝트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창작악기만들기를 통해 얻어진 성취감은 아이들이 사회에 나아갈 무렵 값진 보석과도 같은 에너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 가수활동 접고 동심으로 돌아간 자연음악가 예민


김우성 기자 ddoring2@interview365.com



김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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