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두 얼굴
부자의 두 얼굴
  • 김두호
  • 승인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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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갑부 40명 기부 약속을 보고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미국의 소문난 부자 40명이 자기 재산의 절반 이상을 자선사업에 기부하겠다고 공동 선언한 미담이 얼마 전 국제면 뉴스에 올랐다. 모임 이름도 ‘기부 약속’이다. 가입자들이 내놓기로 약속한 재산을 합하면 우리 돈 175조원에 달한다니 하도 엄청나서 상상하기도 버겁게 느껴진다.

명단의 앞머리에 오른 대표 인물에는 역시 오래전부터 ‘기부 파트너’가 되어 온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포함되어 있다. 근래 미국 부자의 대명사가 된 인물들이지만 주로 그들이 만들어 내는 화제들은 돈버는 얘기보다 자선사업과 기부지원 활동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때마다 신문이나 화면을 통해 드러낸 두 얼굴을 보면 따뜻하고 자상한 표정이었고 미소가 피는 여유로운 인상이었다. 남을 돕는 얼굴은 언제 바라보아도 여유롭고 편해 보이고 아름답다. 서명한 부자 중에는 또 ‘수의(壽衣)에는 호주머니가 없다’며 빈손으로 떠나겠다는 부부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2010년도 포브스(미국 경제전문지)가 선정한 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순위에서 빌 게이츠가 세운 마이크로소프트사를 2위로 누르고 1위에 오른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언제나 신제품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며 야심에 찬 창조경영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청바지에 셔츠차림, 스포츠화를 신고 카메라에 잡히는 그의 모습은 매우 의도적인 패션으로 보이고 눈동자는 퀭하고 때때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건강이 실제 좋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쨌거나 그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는 신기술로 문 닫을 위기의 회사를 10여년 만에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신화적인 미국의 슈퍼스타 기업인이다.


애써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비교한다면 옷차림부터 다르다. 빌 게이츠는 대체로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공손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오르지 기업의 성장과 경영에 몰두하는 기업인이든, 성공한 기업인이 되어 자선사업에 재산을 내놓고 부(富)의 사회 환원에 뜻을 펴는 기업인이든, 색안경 낀 눈으로 차별해서 어느 한쪽을 차갑게 바라보는 시각도 옳지 못하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존중되는 사회에서 기부나 자선사업에 강요나 강제성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보다 빌 게이츠 같은 얼굴이 자꾸 좋은 얼굴로 다가서고 친밀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을 어찌해야할까?

더욱이 법적인 것은 물론 도덕적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웃기는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어느 재벌이 요즘 빈번하게 경제면에서 다양한 기업 활동으로 얼굴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 가까운 우리 사회에서도 외면하고 싶은 부자가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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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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