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당신은 숫총각입니까?”
“잭슨, 당신은 숫총각입니까?”
  • 김희준
  • 승인 2009.07.2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이클 잭슨에 대한 두 개의 인터뷰 / 김희준



[인터뷰365 김희준] 지난 6월25일 사망한 마이클 잭슨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선을 끌었던 잭슨과의 인터뷰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지난 17일 온스타일을 통해 방영된 ‘독점 인터뷰: 마이클 잭슨의 잔인한 진실’(Living With Michael Jackson)이었다.

영국 BBC 기자인 마틴 바시르가 2002년 5월부터 2003년 1월까지 8개월간 잭슨을 인터뷰한 것으로 잭슨과 라스베이거스, 베를린 등을 동행하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고 또 잭슨의 아지트인 네버랜드 내부에서도 장시간 인터뷰를 했다.

네버랜드에서의 인터뷰에서 바시르의 질문은 집요하고 공격적이었다. 아버지에게 춤을 배우다 잘못 하면 맞았다는 잭슨의 말에 구체적으로 무엇으로 얼마나 맞았는지 캐물었고, 싫다는 잭슨에게 기어이 문워크를 시키기도 했다. 방영된 화면에서도 바시르의 질문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잭슨의 모습이 그대로 보여졌다.

성형수술에 관한 바시르의 질문에 잭슨이 “성형수술은 코를 두 번 한 것 외에는 없다”고 하자 바시르는 턱의 보조개, 입술 등 구체적인 부위를 들면서 성형수술 사실을 집요하게 추궁했지만 잭슨은 끝까지 부인했다.

이어 잭슨을 싸고도는 루머들에 대해 확인 질문을 하자 잭슨은 “신문에 난 것은 다 거짓이며 쓰레기”라고 주장했다. 잭슨이 자신에 대한 갖은 말들이 양산되는 타블로이드신문을 얼마나 경멸했는지는 1996년 ‘타블로이드 정키(Tabloid Junkie, 쓰레기 신문)’이라는 곡을 발표한 것에도 알 수 있다.



바시르가 잭슨과 십대 시절 염문이 퍼졌던 테이텀 오닐(영화 ‘러브스토리’로 유명한 라이언 오닐의 딸이자 영화 ‘페이퍼문’으로 당시 아카데미 최연소 여우조연상 수상)과의 일에 대해 묻자 잭슨은 “오닐이 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셔츠 단추를 풀며 나를 유혹했다”고 밝히며 “하지만 내가 너무 수줍어해 아무일도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테이텀 오닐은 2003년 잭슨이 아동성추행 건으로 조사를 받을 때 “12세 당시 17세인 잭슨이 나를 유혹했다”고 증언한 바 있었다.

이외에도 바시르는 잭슨과 베를린에 동행, 잭슨이 호텔 발코니에서 자신의 아이를 높이 쳐들었던 현장에서도 취재했고 라스베이거스 호텔 스위트룸 세 개를 전세낸 후 호화 쇼핑을 즐기는 현장도 동행했다.

바시르는 이 인터뷰를 계기로 후일 잭슨이 아동성추행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잭슨 측 증인이 되기도 했다.

반면 아주 다른 스타일의 인터뷰도 있었다.

역시 온스타일의 ‘엔터테인먼트 뉴스’에서 잭슨에 대한 추모 특집 가운데 잠깐 보여진 오프라 윈프리의 인터뷰였다.

잭슨이 그의 영원한 우상인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함께 한 1992년 인터뷰에서 윈프리는 잭슨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숫총각인가요?”

질문에 당황한 잭슨이 머뭇거리다가 되물었다.

“어떻게 그런 질문을?"

윈프리가 답했다.

“그냥 알고 싶어서요.”

그에 대한 잭슨의 답은 이랬다.

“저는 신사입니다.”

게스트에게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지기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다운 질문이었고 잭슨의 절묘한 답이었다. 잠깐의 인용이었지만 절로 웃음이 나왔고 윈프리의 마이클 잭슨 인터뷰 전부가 보고 싶어졌다.



잭슨을 인터뷰한 마틴 바시르와 오프라 윈프리는 모두 날카로운 인터뷰어다. 윈프리는 두말 할 것 없는 미디어의 여왕이고 바시르는 잭슨 외에도 다이애나비 등 유명인사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바시르는 잭슨을 인터뷰함에 있어 자신이 이미 잭슨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추궁을 하는 스타일로 인터뷰를 했다. 다 알고 있으니 내 앞에서 털어놓으라는 식이었다. 그러자 잭슨은 오히려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고 결국 일부는 진실 대신 거짓을 말해버렸다.

우연히도 잭슨과 오프라 윈프리의 인터뷰가 소개된 ‘엔터테인먼트 뉴스’에서 잭슨 측근이 “잭슨이 영국 저널리스트 바시르와 네버랜드에서 인터뷰 한 일을 두고두고 후회했다”는 말을 하고 있어, 바시르와의 인터뷰를 잭슨이 얼마나 불편해 했는지를 방증해주고 있었다.

반면 윈프리는 뜬금없는 질문을 던져 잭슨을 당황케 했지만 적어도 잭슨이 거짓말을 하게 몰아붙이지는 않았다. 숫총각이냐는 질문은 짓궂고 사적이었지만 잭슨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왜 그걸 묻냐는 잭슨의 반문에 구체적인 사실을 대는 대신 그냥 알고 싶어서라고 답해 잭슨에게 ‘퇴로’를 열어줬다.

8개월 동안 잭슨을 향해 던진 바시르의 수많은 질문보다 윈프리의 단 하나 질문이 더 기억에 남는 것, 오프라 윈프리가 지금까지 ‘토크쇼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김희준
김희준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