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영국의 추리 작가인 줄리언 시먼스가 1972년 첫 출간한 '블러디 머더'(을유문화사 펴냄)가 번역, 출간됐다. 자칭 '추리 소설 중독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바탕으로 18세기 말부터 20세기 말까지 추리 소설의 흐름을 정리한다.
저자는 '추리 소설의 아버지'로 망설임 없이 에드거 앨런 포를 꼽는다. 포는 밀실 살인은 물론 탐정이 가만히 앉아서 주어진 정보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안락의자 추리', 제일 의심받지 않았던 사람이 범인으로 밝혀지는 반전 등 추리 소설의 여러 요소를 발명했다.
이렇게 틀을 갖춘 추리 소설은 찰스 디킨스, 윌키 콜린스, 에밀 가보리오를 통해 하나의 장르로 굳어졌고, 셜록 홈스를 만들어낸 아서 코넌 도일을 시작으로 첫 번째 황금기를 맞는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잠시 주춤했던 추리 소설의 황금기를 다시 한번 이끈 사람은 애거사 크리스티였다. 그의 대표작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은 화자가 범인이라는 기막힌 트릭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추리 소설을 선보인 대실 해밋과 레이먼드 챈들러, '탐정 소설'에서 '범죄 소설'로의 변화를 이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마거릿 밀러 등이 소개된다.
저자는 1993년에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개정판을 냈는데 마지막장 '1990년대에 부치는 추신'에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작품이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폴 오스터 '뉴욕 3부작' 등 순수 문학 작가들이 추리 소설을 접목한 것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책 말미에는 저자는 물론 도로시 L. 세이어스, 엘러리 퀸, 에도가와 란포 등이 선정한 걸작 추리 소설의 리스트와 골든대거 상, 에드거 상 수상작 목록 등도 부록으로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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