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산업자원부가 살려라!
‘한국영화’ 산업자원부가 살려라!
  • 황기성
  • 승인 200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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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아닌 산업자원부가 맡아야 / 황기성


[인터뷰365 황기성] 19일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한국영화 평균 수익률이 급락, 총 81편중 5편을 제외한 모든 영화가 적자를 본 것으로 발표했다. 이미 시장의 불길한 예감은 지난 해 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제작업계에 감지되고 있던 일이다. 급속도로 수렁에 빠지고 있는 한국영화의 문제를, 해마다 반복하는 연말정산식 담론만으로 지나칠 것인가. 해결의 실마리는 없는 것인가.


100년이 되는 ‘한국영화’가 올바른 대우를 받기 시작한지는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군사정부가 끝날 때 까지도 정권 앞에서 영화는 한낱 통치의 수단에 불과했다. 권력자들은 하나같이 영화인에게 ‘예술가’ 라는 그럴듯한 안경을 씌워 자기체면에 빠지도록 유도(?)했고, 영화인들은 문화예술부처의 출입증을 달고 체통 없이 드나들었다.


영화가 아직도 예술인가? 영화라는 언어로 예술작품을 만들 수는 있어도 영화자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가주의 ‘예술영화’는 따로 있고, 대중을 위한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오락영화는 어디까지나 ‘상품’이요 ‘사업’일 따름이다. 누가 무어라 해도 오늘의 한국영화는 자의든 타의든 ‘산업’의 틀 속에 갇혀있다.


오늘의 영화계는 ‘제작’ ‘자본’ ‘유통’ 모두가 허리우드의 산업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 길은 어쩔 수 없는 생물적 존재인 영화의 생존방식이며 운명일지도 모른다. 예술영화의 참된 발전을 위하여, 영화인들이 세계에서 주목받을 작업에 계속 몰두하게 하기 위하여, 영화는 산업으로 바르게 자리 잡고 발전 시켜야한다.

미국의 영화업은, ‘상무성’에서 관장한다.

우리처럼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이 영화를 예술이요 문화요 노래하지 않고, 가장 정직한 ‘장사꾼’이 되어 자국영화를 팔기 위해 세계를 누빈다. 한국영화인들이 직배를 반대하고 ‘스크린 쿼터’ 를 요구하며 삭발 농성을 하고 있을 때, 맨 먼저 달려온 미국 공무원은 ‘상무장관’ 이었다. 자기네 영화장사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된 것이다.

지금, 충무로는 과부하에 걸려있다. 자동차 엔진에 경운기 바퀴를 달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고를 예감하면서도 속도는 줄이지 못한다. 피나는 노력으로 여기까지 발전해온 한국영화를 대형사고 앞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꼴이다.

우선 정부부터 과감하게 발상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한미 FTA 협정을 체결하면서 영화업을 산업으로 단정한 바 있다. 그렇게 하고도 어떻게 해야 점포를 닫지 않고 장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전화위복의 계기는 만들 수 없는 것인지, 대안 없이 머뭇거리고만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장은 완전히 개방되었다. 변명은 바보들의 짓이다. 고답적인 방법으로는 답이 나올 수 없다. 정부가 4000억 원을 만들어준다 고 해서 그것이 영화문제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도 없다. 그릇을 바꾸고 새 그릇에 물을 부어야 한다. 이미 영화산업은 국내 작은 시장의 한계에서 막혀버렸다. 제작비 절약의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도 아니다. 여기서 현재의 영화문제를 정확히 산업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정부의 발상전환이 간절하다. 문화관광부의 전통적 업무체질이나 인적구성으로는 문제를 풀어 낼 수 없다. 산업자원부로 넘기자. ‘장사’ 문제는 장사를 주업으로 하는 장사꾼(?)에게 풀도록 하자.

산업자원부에는 많은 예산과 숙련된 인력이 있다. ‘중소기업진흥기금’ 도 있고 수출 진흥을 맡고 있는 ‘KOTRA'도 옆에 있다. 외교 통상부도 가까이 있다. 영화 제작 자본을 내수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소규모 ‘영화배급사’나 ‘개인펀드’에 100% 의존하도록 방치해 놓고 영화의 장래를 말하는 것은 영화업을 모르는 사람들의 짓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영화계는 산업자원부를 앞세워 ‘영화인’과 ‘예비영화인’ 들의 보석 같은 재능을 세계시장에 팔러 나서자. 강력한 <수출산업>으로 탈바꿈 시키자. 그러기 위해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다시 토론하고 정리하자. 지금 한국영화는 성공의 칠 부 능선을 넘어 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학교가 있고 수준 높은 청소년들이 다투어 지망하고 있다. 이들의 열정과 재능을 가꾸어 비싼 값을 받으러 세계로 나가자. ‘유전’이나 ‘광산’보다 못지않은 자원임을 다시 믿자.

‘문화관광부’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이만큼 성장한 한국영화산업이 미궁에 빠져 ‘펀드’는 떠나고, 숙련된 영화산업 일꾼들이 또다시 이직을 고민하는 오늘의 현상들이 너무도 가슴 아프기 때문이다.


황기성 영화인. 서울 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인터뷰365>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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