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에세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건축 에세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 류춘수
  • 승인 20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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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은 정신력의 제곱에 비례한다 / 류춘수




[인터뷰365 류춘수] 영어에서 전문적인 직업을 뜻하는 프로페션(Profession)을 줄여서 우리는 직업적인 전문가를 ‘프로’라고 부른다. 프로는 우선 보통사람들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뛰어난 기술이나 재능을 갖고 있다. 그 남다른 재능을 수단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프로이며, 아무리 뛰어난 기량이 있어도 취미로 할 때는 그냥 「아마추어」일 뿐이다.

대를 이어가며 흙을 빚어 자기를 굽는 도공이 도자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할 때 그는 분명 프로이다. 그러나 만약 도자기 판 돈으로 농토를 많이 사서 천석꾼이 되었다면 그는 취미로 도자기를 만들어 보는 아마추어로 전락한다.

프로는 기량의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하여 매일 연습한다. 초심자의 혹독한 훈련보다 더욱 농밀한 수련을 해야 함을 범인들은 상상하지 못한다.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프로기사는 정규교육을 받을 시간조차 아껴서 오직 바둑판에 일생의 승부를 걸며 멋진 기보를 남기고자 쉬지 않고 정진한다. 피처는 마운드에 서기 직전에도 불펜에서 연습 공을 던져야 하며, 끊임없는 훈련에도 불구하고 실전에 앞서 연습 스윙을 게을리 하면 그 골퍼는 승리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성으로 손을 폈다 오므리는 수없는 반복 끝에 마침내 손바닥에 한 송이 꽃이 핀다는 치열한 작가정신이 곧 프로의 세계이다.


산길을 오르는 발자국마다 깊고 깊은 사색에 몰두한 젊은 아인슈타인이 마침내 깨달은 E=MC², 즉 에너지는 질량과 광속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이 공식을 프로정신에 비유한 친구가 있다. 에너지(E) 즉 능력은 질량(M)에 비유되는 기존의 잠재력과 광속(C)에 비유되는 노력이나 몰두하는 정신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능력은 타고난 자질보다는 정신과 노력에 더욱 좌우된다는 해석이다.

젊은 시절 남다른 두뇌와 노력으로 명성을 얻은 과학자가 그 대중적인 명성으로 저자가 아닌 감수자나 자문위원이 되고 TV의 출연자가 되더니 점차 코미디언이 되어 간다면... 그러면서 그들 스스로의 직업을 여전히 작가라고 쓸 때 우리는 연민의 정을 보낼 것이다.

천석꾼 부자가 된 도공이 취미로 만든 도자기는 결코 명품이 될 수 없다. 그는 더 이상 도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육체적인 기량을 매일 연마하는 프로선수나 두뇌를 훈련하는 프로기사, 그리고 창조적인 작가와 예술가는 또한 일상적인 범부의 10년이 절간의 반나절만 못하다는 고매한 승려의 정신수련을 배울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과 처절한 노력, 그려도 그려도 나오지 않는 창조의 고통, 용맹정진의 사투에도 풀리지 않는 화두... 이들은 무엇을 위하여 스스로 이 엄청난 고통의 세계에 몸을 던지는가? 승리하기 위함인가, 자아를 완성함인가, 창조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깨달음을 얻기 위함인가?

나는 그 답을 세상을 기쁘고 아름답게 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거창하게 표현한다면 인류문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리더들의 고행인 것이다. 피라미드 구조의 상층부에서 세상을 이끌어 가는 프로정신에 투철한 전문가, 과학자와 예술인 그리고 고매한 종교인들의 고행 덕분에 보통사람인 우리가 행복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은하계의 총 질량은 빛나는 별들의 전체 무게보다 허공에 흩어져 무시되던 수소분자의 총량이 더 차지하듯, 역사발전의 원동력은 여전히 뛰어난 인물보다 소리 없는 민초들의 몫이라는 것, 이 또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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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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