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에서의 아주 특별했던 경험
서산 개심사에서의 아주 특별했던 경험
  • 이 달
  • 승인 200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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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 같았던 명부전 / 이 달




[인터뷰365 이 달] 아주 오래된 일이다.

손으로 꼽기에도 어려운 옛날의 일.

그래도 기억에 선명한 그 여름, 그 저녁.



탑이 보이는 대웅전 마당 한 구석에 앉아

낮동안 흘렸던 땀과 무거운 걸음 내내 쏟아지던 한여름의 적막을 식히던 스물 여섯 살의 여자아이.

얼결에 들어가 하룻밤을 잤던 후원의 방. 살림집처럼 꾸며졌던 네모난 안 마당.

잠결에도 긴장되던 세시 반의 새벽예불. 진하게 번지던 고수 향...


그렇게 특별한 첫경험들을 주었던 개심사는 늘 내 안에 머물렀다.

그 후로 적잖게 서산을 찾았지만 개심사에는 발걸음이 닿지 않았다.




이제는 절에서 가장 친근한 곳으로 느껴지지만,

난생 처음 들어가 보았던 '명부전'이 그때는 다른 세계처럼 이상했었다




그러고보면 내가 처음 스님네들을 가까이서 접했던 곳도 개심사이다.

아주 독특하고 다양했던 스님들의 면면이 지금도 선명한데

개심사는 정말 전혀 변한 것이 없어서, 오히려 한참을 기억을 더듬거렸다.



그때는 한 여름. 지금은 초겨울.

추위마저도 낯설게 다가오는 오싹한 저녁, 산길을 걸어 내려오다 마주친 풍경은

언젠가 꿈에서 느꼈던 어느 낯선 별에서의 기다림을 떠올리게 했다.


작고 어두운 별의 희미한 불빛 아래에는 내가 서 있고

주위에 길게 펼쳐진 어둠이 무겁게 말을 걸었다.

이제 그만 가. 네가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아.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야.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는 걸 깨닫고

그 별을 떠나올 때

깊고 깊은 슬픔이 넘실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도 그 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짧은 체념 뒤에는 너무나 길고 먼 기다림이 다시 남겨져 있었다...

언제, 또, 다시,,,


신기하게도

어둠에 묻히는 산사를 빠져나오는 길에서 그 장면을 만났다.

아, 정말, 신기하게도!

한참을 거닐었다. 여기가 거긴가,하고...

또 한 번의 특별한 첫경험을 남겨준 개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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