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의 사나이 나운규
‘아리랑’의 사나이 나운규
  • 김다인
  • 승인 200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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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꾼 단역으로 시작해 민족영화 만들어 / 김다인



[인터뷰365 김다인] 나운규는 1902년 10월17일 함경도 회령에서 구한말 군인이었던 아버지 슬하 3남3녀 중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나운규는 12세 때 두 살 연상인 조정옥과 결혼했으나 13세 때 만주로 떠나 16세까지 간도 명동중학교를 다녔다. 이 시절은 나운규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나운규는 19세 때 북간도 독립군으로 활동하다가 도판부사건(독립운동 위한 전단지 5만장을 인쇄해 국내에 살포한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게 쫓기자 러시아로 도주해 그곳에서 용병 생활도 했다.

용병 생활을 하다가 귀국했으나 북간도 시절 도판부사건으로 지명수배된 일로 인해 2년 실형을 받고 감옥생활을 하기도 했다.

나운규의 영화 데뷔는 <운영전>에서의 가마꾼 역이었다. 이어 <심청전> <농중조> 등에 출연한 나운규는 1926년 <아리랑>을 만들었다. (나운규의 대표작인 <아리랑>에 대해서 실제로는 조선키네마의 쓰모리가 감독이라는 설도 제기돼 있다)

<아리랑>은 전 8권으로 이뤄졌고 1권은 ‘고양이와 개’라는 자막으로 시작된다.

삼일운동에 참여하다 일본 경찰에 잡힌 영진은 고문으로 인해 정신이상이 되어 다니던 대학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와 무위도식 한다. 서울에서 영진의 친구인 현구가 오지만 알아보지 못하고 영진의 동생 영희는 현구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마을 잔치날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일제 관헌의 앞잡이인 기호는 영희를 겁탈하려 한다. 이때 현구가 나타나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다. 이 모든 상태는 영진에게 환각작용을 일으켜 낫을 휘두르고 그 낫에 기호가 맞아 쓰러진다. 피를 보자 정신을 차리는 영진. 영진은 현구와 동생 영희의 손을 마주잡게 해주고는 일경에 끌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1926년 10월 1일 단성사에 <아리랑> 간판이 붙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극장 문이 다 부서질 지경이었다. 제작을 한 일본인 요도는 흥행 성공에 비명을 질렀고 제작비 3천원을 건지고도 몇 배 이익을 남겼다.

신문에서는 <아리랑>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이 영화는 첫째, 역할이 적재적소를 얻은 것이 성공의 큰 원인을 지었으니 감독자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나운규 신일선 주인규 이규설 등은 다 각기 독특한 별다른 동작과 개성이 표현되었다. 장면은 거의 다 선명하였으며 특히 사막의 장면은 전 조선영화를 통틀어 우수한 장면이라 하겠다…’ 동아일보 1926년 10월 7일

나운규는 모두 3편의 <아리랑>을 만들었다. 좌절 상태에서 일어서고자 할 때마다 <아리랑>을 만든 것은 그가 얼마나 이 영화에 집착하고 있으며 <아리랑>의 성공이 강렬하게 각인돼 있는지를 알게 한다.

1930년 만든 <아리랑 후편>은 프로덕션 해체 후 공백기를 딛고 일어나기 위해, 1936년 만든 <아리랑 3>은 연이은 실패와 병세 악화로 의기소침한 가운데 재기를 노려 만들었다. 이때는 감독은 하지 않고 출연만 했다. 그러나 후일 만든 두 편은 모두 흥행에 실패했고 나운규는 1936년 마지막 작품 <오몽녀>를 만든 후 지병인 폐병으로 1937년 8월9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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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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