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8경 직소폭포의 호령“더위야 물렀거라”
변산8경 직소폭포의 호령“더위야 물렀거라”
  • 오영상
  • 승인 200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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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팔랑나비, 유리창 떠들썩 나비도 유혹하는 변산반도국립공원 / 오영상



[인터뷰365 오영상] 덥다, 더워! 지리한 장마에, 계속되는 찜통더위 속에 변산반도국립공원을 찾았다. 내변산시인마을(탐방지원센터)-직소폭포-재백이고개-내소사 코스다. 장마철인지라 수량이 많아 시원하게 쏟아질 직소폭포에서 무더위를 씻어버리고 싶어 선택한 탐방코스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남여치탐방지원센터를 출발, 월명암을 거쳐 자연보호헌장탑에서 소개하려는 코스를 만나 내소사로 가는 탐방코스를 즐겨 찾는다.



직소폭포를 빨리 보려는 욕심에 내변산탐방지원센터 앞 주차장에서 평지와 같은 탐방로를 서둘러 들어섰다. 20분만에 자연보호헌장탑에 도착한 후 약간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왼쪽에 아담하지만 계곡을 감아 도는 저수지가 펼쳐진다. 숨을 돌리는 사이 노랗게 핀 원추리가 손을 흔든다. 원추리 개화기는 한여름철이기 때문에 이제 모든 국립공원에 원추리가 활짝 필 시기가 온 것이다. 지리산 노고단, 소백산 연화봉에도 운무 속에 환상적인 원추리군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저수지 이름은 직소보란다. 이름에서 직소폭포에서 내린 물들이 모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직소보 오른쪽을 감아 도는 탐방로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저수지를 발 아래 둔 것처럼 설치된 목재데크를 걷노라면 마치 물 위를 걷는 것처럼 시원스런 맛이 있다. 또 신록터널을 통과하는 흙길이 있다. 활엽수림사이에 가는 풀들이 흙을 가리듯 녹색 융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보여 시원하다. 살랑대는 나뭇잎이 내뱉은 청정한 바람은 순식간에 도심에 찌든 기운을 씻어내 주는 것 같다. 어느새 여름산행에서 발생한 땀과 무더위를 한꺼번에 날려버린다.



조금 경사진 탐방로를 땀 흘리면서 올라서니 어디선가 제법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들려온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린다. 힘든 탐방로 탓이 아니라 직소폭포 가까이 왔다는 설레임 때문일 것이다. 몇 해 전 직소폭포를 사진촬영하기 위해 땀 흘리고 올라왔다가 가뭄 때문에 가느다란 물줄기만 남아 카메라도 못 꺼낸 채 큰 실망만 안고 하산한 적이 있다. 그래서 기대감이 앞선다. 탐방로 주위에서 활짝 핀 야생화가 우리 일행을 흘겨보지만 안중에도 없다.

드디어 시원한 물줄기가 멀찌감치 발 아래 보인다. 왼쪽으로 경사진 곳에 멋진 목재데크가 펼쳐져 있다. 오른쪽으로 직소폭포를 먼발치로 바라볼 수 있으며 끝까지 내려가면 왼쪽에 에머랄드 빛 맑은 물이 분옥담에 넘실댄다. 국립공원 계곡이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겨우 자제하고 다시 목재데크를 오르니 왼쪽으로 탐방로가 이어진다. 바로 직소폭포로 내려가는 길이란다. 탐방로에 들어서니 벌써부터 힘찬 물줄기 소리가 들린다. 하늘을 가린 숲길은 마치 다른 세계로 연결된 터널 같다. 터널 끝에는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약 30미터의 물줄기가 쏟아진다.

이 폭포는 변산8경 중 하나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물줄기와 부서지는 포말은 순식간에 조용히 흐르는 물줄기가 되어 분옥담과 선녀탕을 만들고 봉래구곡으로 흐른다.



다시 재백이고개로 향한다. 탐방로 주변에는 각종 야생화, 나비와 곤충들을 만날 수 있다. 큰까치수염이 탐방로 변에서 군락을 이루면 등산복 바지를 잡아 끄는 듯하다. 그냥 지나친다. 그래도 흰뱀눈나비라도 앉아 있으면 눈길을 준다. 별줄풍뎅이도 여린 나뭇가지를 타고 열심히 움직인다. 엉겅퀴에 앉은 왕자팔랑나비, 꿀풀에 앉은 유리창떠들썩나비도 카메라를 유혹한다. 이리저리 카메라를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재백이고개에 도착한다. 삼거리다. 원암 가는 방향 대신에 내소사길로 들어섰다. 시야가 확 트인다. 고창해안선이 아스라이 보인다. 하지만 여름인지라 해무가 훼방을 놓는다. 마당바위에서 이리저리 조망을 해보지만 시야가 막혀 답답하다. 꼭 해 맑은 날 이곳에 앉아 호남가를 불러 보겠노라 다짐해본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소나무 사잇길로 난 탐방로는 경사길이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하산할 수 있다. 50여분간 내소사까지 내리막길이다. 관음봉과 세봉이 고개를 내민다. 한참을 내려오니 왼편에 내소사 전경이 펼쳐진다.



내소사 전경을 보고나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내리막길에서 속보로 걷는 것은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금물이다. 특히 오르막길에서 힘을 너무 많이 빼고 난 뒤 내리막길에서는 긴장이 풀려 위험하다. 그래도 내리막길에는 시원한 바람 한줄기가 서해에서 불어온다. 이제 내소사 전나무길에 들어섰다. 신록이 하늘을 찌른다.



내소사는 전나무 숲길과 보물 제291호로 지정된 내소사대웅보전의 앞쪽 문에 달린 문살이 유명하다. 꽃무늬로 조각하여 당시의 뛰어난 조각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유명세를 치르다 보니 문살을 직접 만져 보려는 탐방객들 등쌀에 최근에는 만지지 말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여러 건축물과 문화재가 있지만 1천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퍽 인상적이다. 가지는 메말라 있고 나무허리는 무성한 이끼가 덮여 있지만 내소사를 지켜온 또 하나의 명물임에 틀림없다.

아직도 직소폭포의 우렁찬 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듯하다. 산그림자가 내소사를 가릴 즈음 채석강이나 인근 서해안 바닷가로 나가보라. 붉은 석양이 여름바다를 삼키는 모습도 장관이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홍보실 오영상 (oyss@knps.or.kr) 특별기고



◕ 교통정보

<1>자가용

* 경부고속도로

①서울TG-(천안 논산간 민자고속도로)-논산-(호남고속도로)-익산IC

②서울TG-(경부고속도로)-회덕JC-(호남고속도로)-태인IC

* 서해안고속도로 : 서서울TG-부안IC

<2>버스 이용시

* 서울시외버스터미널-부안(40분간격)

* 강남고속터미널-김제(고속버스), 김제-부안(시외버스), 부안-내소사(1일 20회), 부안-격포 (직행버스 수시운행)

◕ 탐방정보

* 국립공원관리공단 변산반도국립공원사무소(063-582-7808)

*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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