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신’ 서태지가 돌아온다②
‘음악의 신’ 서태지가 돌아온다②
  • 이근형
  • 승인 2008.07.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작은 우주 문명, 인류의 태초에 대한 고찰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2008년 6월 11일. 충남 보령에서 알 수 없는 정체의 미스터리 서클(Mystery Circle : UFO가 착륙을 위해, 또는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대륙에 남겼다는 신비한 원형)이 초원 한복판에 커다랗게 그려졌다. 이를 어느 미스터리 서클 전문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알려, UFO 연구가들은 물론 미스터리한 일들을 좋아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느닷없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 UFO가 등장해 이것 또한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소행은 서태지컴퍼니 측에서 계획한 일이었고, 서태지 본인이 자신의 컴백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던 일종의 이벤트라고 밝혀졌다. 이후 언론에서는 이 이벤트를 대서특필하며 서태지의 마케팅 능력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극찬했다.


이제 서태지가 2008년 7월 29일 모두가 숨죽이며 기다리던 그 첫 번째 싱글 곡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아웃라인이 그려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태지는 대중들에게 영어로 된 질문(Do You See The Lie? 등)을 돌연 던지며 궁금증을 유발시켰고, 언론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신작의 전체적인 노선이 우주 문명, 그리고 인류 문명의 태동기와 인류 그 자체의 태초는 어떠했을까에 대한 고찰이라고 했다. 그게 바로 이번 서태지의 음악이다.


어떤 장르로 이런 류의 메시지를 던질지는 서태지 본인, 그리고 서태지컴퍼니 관계자 외에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서태지컴퍼니 측에서도 서태지가 어떤 장르를 들고 나올 것인가에 대해 함구무언했으며, 다만 대한민국을 또다시 뒤엎을 만한 센세이셔널한 것이라고 귀띔해줬다. 일각에서는 최근 호주 록그룹 ‘울프마더(Wolfmother)’ 로 대변되는 80년대 스타일의 스래쉬 메탈, 헤비메탈의 복고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세계 음악 트렌드의 최전선인 일렉트로니카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서태지가 지금까지 벌여왔던 충격적인 사건 - 붉은색으로 온통 염색한 펑크 머리, 광고를 통해 조작한 공항에서의 계란 투척 사건, 입었다 하면 유행이 되는 패션 스타일 등 - 을 종합해볼 때, 단지 그의 새로운 음악의 아웃라인이 소량 공개되었다고 해서 이리저리 끼워 맞추며 그것을 함부로 예상하는 것은 어쩌면 바보같은 짓일지도 모른다. 서태지는 늘 대중과 언론의 예상을 뒤엎었고, 앞으로 그가 은둔하며 음악을 하는 한 이런 충격 요법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서태지가 어떤 음악을 내놓을지에 대해 추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2008년 8월 15일 잠실야구경기장에서 펼쳐질 ‘ETP 페스트 2008’에 참가하는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얼터너티브 메탈 밴드 더 유즈드 (The Used), 말이 필요 없는 이 시대 록계의 이단아 마릴린 맨슨, 그리고 국내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최정상 그룹 클래지콰이가 대표적인 라인업이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과 그 느낌, 그리고 극단적인 상황을 노래하는 마릴린 맨슨에게서 서태지의 독보적이면서도 주관적인 음악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더 유즈드가 들려주는 수려한 멜로디의 얼터너티브 록, 이모코어로 봐서는 서태지가 2004년 앨범과 마찬가지로 이모코어, 얼터너티브 메탈처럼 감수성을 중요시여기는 음악을 다시 들려줄 것이라는 의견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거기에 클래지콰이의 몽환적인 일렉트로니카에서는 서태지 또한 현재 전세계 음악 트렌드의 최전선 일렉트로니카를 인정하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도 된다. 하지만 단지 이 밴드들은 서태지의 인맥을 통해 ETP 페스트에 초청된 뮤지션들일 뿐이고, 여기서 무리하게 서태지의 차기작을 예상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괜한 시간 낭비일 뿐이다.



어쨌거나 중요한 사실은 4년간의 공백을 깨고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다시 왕좌에 오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서태지의 ETP 페스트 초청 밴드들을 추측해 그의 차기작을 예상하는 바보같은 짓을 할 게 아니라, 그가 현재 썩을 대로 썩고 돈에 굶주린 비극적인 한국 가요계를 어떻게 정화시킬지에 대해 생각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CD 앨범은 거의 죽었다고 봐도 무관하다. 가수들은 택도 없는 싱글 앨범으로 반짝 인기를 끌 준비나 하고, 유명 프로그램 배경음악이나 영화 OST가 가요 차트의 상위권에 오르는 지경까지 왔다.


바로 서태지가 이런 우리나라 가요계의 잘못된 점들을 3집 수록곡 ‘F.m Business’에서 꼬집은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이런 잘못된 사이클은 아직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지 않다. 음반을 구입해서 그 아티스트의 음악을 진중하게 감상하고, 또 거기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건설적인 음악계가 서태지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서태지는 두 장의 싱글과 마지막에 내놓는 정규 앨범으로 그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이 정도면 서태지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의 신 (神)’이 아닐까. 어리석은 인간들은 하느님에게 다가가기 위해 바빌론 탑을 쌓아 올렸고, 결국 노한 하느님은 번개와 폭우를 내려 바빌론 탑을 무너트렸다. 니체는 신의 존재를 부정했고, 종교학계와 과학계 사이의 끊임없는 비난과 비판은 아직까지도 시끄럽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귀에는 쓰레기 음악만이 들려오고, mp3 불법 다운로드라는 질병이 창궐하고 있다. 이때 우리의 자비로운 '음악의 신 (神)‘ 서태지는 간헐적으로 세상에 내려와 다시 'CD 앨범 사업 부활’, ‘대한민국 음악의 레벨 격상’을 베풀어준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런 음악의 신 서태지를 부정하는 니체같은 부류도 존재한다. 이래저래 ‘음악의 신’ 이라는 단어는 서태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극찬이다.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관심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