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65 정경미] “소설이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 처음에는 감히 영화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전쟁 시기 여성의 강인한 사랑을 보며 큰 매력을 느꼈다. 주인공이 연기와 가장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표현하는 과정이 너무 흥미진진했다. 무섭고 두려웠지만 그만큼 작품을 좋아했기 때문에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안 감독이 밝힌 소설 <색, 계>를 영화화한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리안 감독의 영화 <색, 계>의 원작 소설인 <色색, 戒계>가 출간되었다. 책보다도 먼저 영화를 통해 수많은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색, 계>는 사실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부터 평론가들이 “영화적 감각으로 가득 찬 작품”이라고 평한 소설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잔인한 시대를 살아야만 했던 여성의 사랑과 갈등, 슬픔과 복수를 장아이링만의 섬세하고 빼어난 필치로 담아냈다.
소설 <색, 계>는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색, 계’ ‘머나먼 여정’ ‘해후의 기쁨’ 등 세 편은 30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다. <색, 계>라는 제목은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색’은 사랑과 욕망, ‘계’는 금지와 경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편 ‘색, 계’는 실화를 바탕으로 중국 국민당 간부 암살 미수 사건을 소재로 하여 창작한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가 거의 끝나가는 격동의 시절 지식층 여성 왕지아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스파이란 신분을 속이고 빼어난 미모를 무기로 정보국 대장에 접근, 암살을 하려 하지만 결국 그와 사랑에 빠져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다. 장아이링 / 역자 김은신 /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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