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찬 365칼럼] 문예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
[안규찬 365칼럼] 문예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
  • 안규찬
  • 승인 2023.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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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 황금기 이끈 명감독
2006년 윤정희 데뷔 40주년 행사때 김수용 감독과 함께한 필자/사진=안규찬 제공

인터뷰365 안규찬 칼럼니스트 = 김수용 감독은 한국영화계에 문예영화 붐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문학작품을 영상으로 재해석한 수준높은 작품으로 한국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명감독이다. 

특히 1967년 김승옥의 소설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재해석한 모더니즘 영화 '안개'를 시작으로 1977년 '화려한 외출'까지 여배우 윤정희와 콤비를 이뤄 발표한 실험영화들은 한국영화의 표현영역을 한단계 끌어올린 수준높은 작품들이었다. 김수용과 윤정희는 총 21편의 영화에서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추었다.

김수용 감독은 1928년 경기도 안성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안성공립농업학교를 거쳐 1950년 서울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청소년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50년대초 당시 유일한 문단 등용 잡지였던 ‘문예’에 소설 'K선생의 초상'을 응모하여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1951년 군입대한 그는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에 배속되면서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통역장교였던 그는 '10분간의 휴식' '윤중사의 수기' 등 30여편의 군교육영화를 만들면서 스스로 연출공부를 했다.

그후 양주남 감독의 연출부에 들어가 연출수업을 받았으며, 마침내 1958년 코메디영화 '공처가'로 감독 데뷔를 한다. 이후 주로 코메디물에 주력하다가 1963년 '혈맥'을 성공시키면서 김수용 감독은 연출력을 인정받는다. 그해 '굴비'(1963) '청춘교실'(1963) 등의 영화들도 주목을 받았다. 1965년 김수용 감독이 발표한 두 편의 영화가 흥행과 비평 모두에 성공하면서 김수용은 비로소 명감독의 대열에 합류하는데 바로 대흥행작 '저 하늘에도 슬픔이'와 고은아의 출세작 '갯마을'이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가 흥행에 대박을 터트리면서 전국민을 울렸고, '갯마을' 역시 흥행은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으면서 국내 각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것이다. '갯마을'의 대성공으로 한국영화계에는 문예영화 붐이 일어났고, 이후 4~5년간 한국영화는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 1966년 개봉된 '유정'은 서울 국도극장에서만 무려 3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웠는데, '유정'의 대성공으로 김수용 감독은 특급 흥행감독으로 급부상했고, 신인 남정임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67년에는 '안개' '산불' '만선' '까치소리' '어느 여배우의 고백' 등 김수용 감독의 대표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1년동안 이렇게 많은 영화를 발표하기도 힘들지만, 발표한 모든 영화들이 한국영화사 걸작의 반열에 올라있다는 것도 믿기 힘든 사실이다. 이후 그는 '일본인'(1968) '맨발의 영광'(1968) '춘향'(1968) '분녀'(1968) '수전지대'(1968) '봄봄'(1969) '주차장'(1969) '석녀'(1969) 등의 영화들을 발표하면서 한국영화 최고의 황금기를 누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옥합을 깨뜨릴 때'(1971) '작은 꿈이 꽃필 때'(1972) '야행'(1973) '토지'(1974) '극락조'(1975) '내일은 진실'(1975) '화려한 외출'(1977) '웃음소리'(1978) '화조'(1978) '여수'(1978) '망명의 늪'(1978) '사랑의 조건'(1979) 등을 필모에 추가했으며, 그 중에 '야행' '토지' '화려한 외출' 등은 한국영화사 걸작반열에 올라있으며, 세 편 모두 개봉당시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1980년대에도 '물보라'(1980) '도시로 간 처녀'(1981) '만추'(1982) 등의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꾸준하게 활동했지만, 1987년 중광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허튼 소리'가 검열에서 10여군데 짤리자 거센 항의 끝에 김수용 감독은 자진하여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1997년 재일교포 제작자의 요청으로 목포에서 고아원을 운영했던 한 일본여성의 전기영화 '사랑의 묵시록'을 찍었고, 1999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으로 '침향'을 발표했는데, 이 영화가 김수용 감독의 마지막 영화가 되었다.

김수용 감독은 청주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와 영상등급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다. 2002년 부산국제영화에서는 '김수용 회고전'을 개최하여 그의 업적을 기렸다.

안규찬

영화인물사료수집가 겸 칼럼니스트. 2007년 12월 22일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윤정희 40주년 특별전을 개최 주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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