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이동휘, '카지노' 결말 후폭풍 "욕 많이 먹어...짱돌 맞지 않을까 걱정했죠"①
[인터뷰365] 이동휘, '카지노' 결말 후폭풍 "욕 많이 먹어...짱돌 맞지 않을까 걱정했죠"①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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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한 군상 끝판왕 '정팔' 역으로 시청자 원성 받아..."시청자 반응 공감해요"
- 이해하기 힘들었던 '정팔' 캐릭터..16부 대본 못 본 상태서 촬영 돌입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배우 이동휘/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인터뷰 내용엔 디즈니+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16부작 ‘카지노’ 최종화가 지난 22일 공개된 후 가장 큰 ‘후폭풍’을 겪는 배우를 꼽자면 이동휘가 아닐까 싶다.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신작인 ‘카지노’는 파란만장한 인생의 굴곡을 거쳐 필리핀 최대 규모의 카지노의 전설적인 존재가 된 차무식(최민식)과 각기 다른 욕망으로 얽히고설킨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묵직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낸다.

각각 8부작으로 ‘시즌1’과 ‘시즌2’로 선보인 ‘카지노’ 시리즈는 디즈니+ 역대 한국 오리지널 작품 중 최대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예상치 못한 역대급 결말로 많은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극 속 ‘차무식’의 오른팔이자 친한 동생으로 등장하는 양정팔은 '카지노 시즌2'의 충격적인 결말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극 초반 능글능글하고 능청스러운 면모로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인물이지만, 결국 차무식에게 총을 겨누는 악랄한 ‘빌런’으로 변모한다.

‘카지노’ 종영 후 양정팔을 향한 시청자들의 원성은 고스란히 이 역을 맡은 이동휘에게로 쏟아졌다. 지난 24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동휘는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에 공감하면서도 "나 역시 이렇게 끝날 줄 몰랐다. 욕 많이 먹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인터뷰하는 중간 그가 보여준 인스타그램엔 결말에 대한 항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그간 '응답하라 1988'(2015), '극한직업'(2019), '부라더'(2017),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2019) 등에서 유쾌한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그였기에 마음고생도 많을 터. 그는 "마음고생이요? 이제 시작이죠"라고 말했다.

결론에 대한 회의 여러차례 열려..."최종편 어떻게 끝날지 모르고 찍었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장면./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카지노’ 시즌2가 종영됐다. 결말 공개 후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욕 많이 먹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차무식이 살아있어야 다음 시즌도 기대할 수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 전적으로 공감한다.”

- 인스타그램에 비난 댓글과 항의 댓글 폭격을 받았는데.

“지금도 실시간으로 계속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실 모두 정팔과 관련한 욕이다. 팔로워한 후 욕을 쓰고 다시 끊는 분도 많다. 오해를 꼭 풀어드리고 싶은 게 있다. 댓글을 제한하거나 차단한 적이 없는데, 일부러 댓글을 막아놨다는 말이 나오고 있나 보더라. 제 SNS에 이상한 링크가 많이 올라와 2년 전부터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만 댓글과 디엠(DM)만 허용하도록 설정했다. 일부러 차단한 게 아니라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다.”

- 마음고생도 많겠다. 

“이제 시작이다. 하하. 다 같이 극장에서 최종화를 본 날, 상영관을 나가다가 짱돌로 맞는 게 아닐까 걱정했다. 경호원과 집까지 같이 가야 하나 생각도 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배우 이동휘/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

- 결말은 언제 알았나.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15부까지 있었다. 마지막 16부 대본은 못 본 상태였다. 당시 차무식에게 총을 겨눈 인물로 정팔이가 언급되긴 했지만,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연기했다. 최민식 선배님은 처음부터 차무식이 최측근에 의해 허무함이 느껴질 정도로 한순간에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마지막까지 ‘차무식을 죽이는 인물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다. 최측근한테 당해야 차무식의 말로가 굉장히 쓸쓸하고 애잔할 것이라는 결론에는 다들 공감했던 것 같다. 나도 막연하게 그러리라 생각은 했지만, 16부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고 찍었다.”

-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나.

“차무식은 어떻게 보면 기세 하나로 해결하는 일들도 많고, ‘운칠기삼’ 하나로 밀어붙여 해결된 일도 많다. 살다가 운이 너무 좋으면 ‘언젠간 한 번은 넘어질 것 같은데’ 이런 불안한 마음이 있지 않나. 내가 그렇다. 일이 날마다 잘 풀릴 때는 언젠간 안 되는 날도 오겠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결말이라고 본다. 운 좋게 모든 걸 해결하던 사람이 그런 허무한 결말을 맞이하는 게 어떻게 보면 인생의 룰 같은 느낌이랄까. 비현실적인 건 마지막에 등장한 내 얼굴이었다.”

정팔이는 최무식에게 왜 그랬을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장면./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정팔이가 엔딩을 장식한 주인공이 됐다. 애초 계획에 있었던 건가.

“난 막을 내리는 인물이 정팔이 아닌 오승훈(손석구 분)으로 예상했다. 감독님이 어느 날 갑자기 추가 촬영이 생겼다고 해서 알았다. 설명을 듣고 당황해서 “안 나가면 안 될까요?” 여쭤봤을 정도다. 정팔이 그냥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사라져서 안 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 차무식을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피폐해진 얼굴로 등장하는 건 어떻냐고 제안도 해봤다. 결국엔 마지막까지 끈질긴 인물로 묘사가 됐다. 그래, 갈 거면 끝까지 가보자 싶었다. 앞만 보며 살아가는 악한 군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 정팔이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정팔이는 그 일이 벌어지자마자 마지막까지 형님을 지키다가 돌아가셨다며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겨우 탈출해서 돈을 다 가져왔으니 믿어달라라며 큰 세력에 붙어서 연명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즌3가 공론화된 건 아니지만, 정팔이가 이 시리즈의 브릿지(다리) 역할을 하게끔 약간의 여지를 준 셈이다. 만약 시리즈가 계속되어 5, 6, 7편까지 이어진다면, 기왕 끝까지 생존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우여곡절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는데,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언젠간 응원을 받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저만의 상상도 해봤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정팔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신에서 거들먹거리는 정팔의 얼굴은 내가 봐도 정말 못 보겠더라. 하하. 나도 딱 한 번 보고 안 봤다. 재수가 없어 보여서.”

- 시즌3가 나온다면 양정팔이 메인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시즌 3에 대한 어떤 얘기도 오간 게 없고, 그런 얘기가 없는 상태에서 찍었다. 최민식 선배님이 “이젠 나는 죽었으니 알아서 해라”고 농담하시길래 “전 전혀 알아서 못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정팔 같은 인물 만난다면 손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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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장면./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양정팔은 어떤 인물인가.

“정팔은 행동 대부분이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다. 연기하려면 그의 행동에 공감해야 하는데,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팔은 돈을 빌려도 채무를 인지하긴커녕 갚을 생각을 안 한다. 오히려 "형님(차무식)이 대신 갚는 거 아니었나?"고 되묻는다. 내가 이해하기도 힘든 인물이기도 했지만, 이해받을 만한 행동으로 보여서도 안 됐기에 매우 어려웠다. 정팔의 이런 행동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다 횡령하고 잠적한 사건 관련 기사들을 스크랩하기 시작했다. 그 기사들을 읽으면서 일말의 책임감과 죄책감이 없는 이들의 심리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 만약에 정팔 같은 인물을 실제로 만난다면 어떻게 대했을 것 같나.

“바로 손절이다. 제 주위에도 가짜로 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는데 가만히 보면 눈물이 안 나고 살짝 눈치 보는 것 같고…. 슬프게 우는데 전혀 슬퍼 보이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결국 손절했다. 정팔도 그런 느낌의 인물이 아닐까 싶다. 극 속에 정팔이 우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전부 가짜로 울다가 딱 한 번 진짜로 운다. 차무식이 정팔에게 "너의 주변엔 아무도 없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며 따귀를 때렸을 때다. 당시 선배님은 연기의 온 에너지를 담아 정팔에 대한 걱정을 따귀를 통해 전달하셨는데, 차무식의 진심 어린 걱정이 느껴졌다.”

- 그때 정팔이 느낀 감정은 뭐였을까.

“굉장히 슬프면서도 따귀를 맞은 것에 대해 화가 났고, 차무식이 그 정도는 갚아줄 수 있을 텐데 생각했을 것이다.”

- 양정팔은 초반엔 웃음을 책임지는 유쾌한 캐릭터로 보여지다가 점차 차무식과 대립하며 긴장감을 안긴다. 차무식의 오른팔이자 충성하던 양정팔은 감정적 변화를 겪으며 점차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팔은 자기만 생각하는 인물이다. 정팔은 10년 동안 차무식 옆에서 이런저런 일을 다 했기에 자신이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차무식이 결정적인 순간에선 자신을 소외시키고, 중요한 정보는 주지 않는 일련의 상황들을 겪게 된다. 변함없는 일상, 지긋지긋한 더위, 미래에 대한 막막함 등으로 자기 주도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다 골프장에서 차무식에게 무시를 당했던 일이 정팔이 다를 길을 걷게 되는 어떤 시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마지막에 정팔은 홍상구(홍기준)가 죽는 걸 보면서 확실하게 느꼈을 것 같다. 나도 무조건 죽겠구나. 총을 맞은 차무식이 운전하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정팔이 차를 선택했을 땐 정팔이에겐 마지막 찬스였던 것이다. 죽일 마음이 없어서 자동차 키박스에 넣어놨던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기게 된 건 결국 살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

이어서 ▶[인터뷰] ②'카지노' 이동휘 "이제 '응팔' 동룡 아닌 '정팔'로 불려요"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leesun@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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