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영 365칼럼] 회복탄력성을 향한 외침...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주하영 365칼럼] 회복탄력성을 향한 외침...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 주하영
  • 승인 202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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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박사의 공연으로 보는 세상풍경]
- 1994년 초연 이후 누적 관객 1400만 명
- 25주년 기념 2019 업그레이드 버전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다니엘 라마르는 태양의 서커스가 보유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한 창의력"과 예술가들의 도전정신, 그리고 그들의 몸에 축적된 "무형의 것"임에 주목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주하영 칼럼니스트 = 위기를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20여년 가까이 태양의 서커스를 이끌어 온 다니엘 라마르는 ‘균형 잡기의 기술’에서 “창조하는 능력의 힘”을 강조한다.

라마르는 2020년 초까지 전 세계에 44개의 공연을 선보이며 연매출 10억 달러, 수익률 20퍼센트에 이르던 태양의 서커스가 팬데믹으로 인해 인력의 95퍼센트를 해고하고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창의력’으로 쌓아온 자산 때문이었음을 피력한다.

‘태양의 서커스’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독창적인 작품들에 대한 믿음은 투자자들이 9억 달러의 채무를 감당하고도 3억 7,5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통해 12억 7,500만 달러의 시장가치를 인정하도록 만들었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브롱크스가 자신만의 추진력으로 거대한 바퀴를 움직이고 회전하는 '저먼 휠' 장면은 스스로 움직이는 '힘'을 의미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태양의 서커스는 다시 세계의 관객들을 향해 ‘환상’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라마르는 태양의 서커스가 보유한 것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무한한 창의력”과 공연에 참여해 온 예술가들의 도전정신과 마음, 그리고 그들의 몸에 축적된 ‘무형의 것’이었음에 주목한다.

실제로 2020년 태양의 서커스의 파산보호신청에 관한 뉴스는 수많은 전 세계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여러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태양의 서커스가 방출한 60분 스페셜 영상과 백스테이지 영상, 창작 과정이 담긴 인터뷰 영상들은 공연을 다시 볼 수 없음에 실망한 관객들을 통해 공유되기 시작했다.

2021년 11월, 태양의 서커스는 미국 휴스턴에서 2019년에 새로운 버전으로 탄생한 ‘뉴 알레그리아’를 시작으로 공연을 재개했고, 세계 투어로는 한국을 첫 대상지로 삼았다. ‘뉴 알레그리아’는 1994년에 초연된 ‘알레그리아’를 25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해석과 퍼포먼스로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다. 원작 ‘알레그리아’는 태양의 서커스의 공연 스타일을 확립했을 뿐 아니라 확장의 길을 열어준 아이콘과 같은 작품으로 여겨진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포스터 컷. '뉴 알레그리아'는 1994년에 초연된 '알레그리아'를 25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재해석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초연 이후 ‘알레그리아’는 전 세계 40개국, 255개의 도시에서 5,000회 이상 공연되며 1,4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2019년 4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새로운 무대 세트와 연출, 음악, 퍼포먼스 구성으로 ‘주제’를 제외한 많은 부분에 변화를 시도한 ‘뉴 알레그리아’가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Covid 19로 인해 예정된 많은 공연들이 취소되었고, 2020년에 내한 예정이었던 국내 공연도 현재 공연 중에 있다.

‘뉴 알레그리아’는 원작 공연의 제작자였던 프랑코 드라고네가 스페인어로 “기쁨, 환희, 혹은 희망”을 뜻하는 ‘알레그리아(Alegría)’라는 단어의 의미를 강조했던 취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원작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서사들은 대부분 유지하고 있지만 기존의 질서와 새로운 질서의 경합 혹은 대립으로 보였던 부분은 새로운 질서의 ‘바람’을 결코 막을 수 없는 빛바랜 낡은 질서의 느낌으로 변화했다.

또, 원작과 완전히 달라진 두 광대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적인 따스함’과 ‘우정의 필요성’을 보다 강조했다. 55주간 빌보드 월드뮤직 차트에 올랐을 뿐 아니라 1996년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음악 역시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아코디언으로 연주되던 선율은 바이올린으로 대체되었고, 새로운 편곡을 통해 원곡의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낯섦을 느낄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재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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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에너지와 열정으로 가득한 브롱크스의 손에 새로운 세상을 상징하는 불이 타오르는 '파이어 나이프 댄스'는 '희망'을 의미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음악 감독을 맡은 장 필립 곤칼베스에 따르면, ‘뉴 알레그리아’는 무엇보다 서커스 퍼포먼스와 음악이 일치되는 구성을 보이면서 “시적인 측면”을 강조한 특징이 있다. 실제로 관객들은 퍼포머들의 묘기와 동작, 액션의 강도와 느낌, 상황들이 음악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환상을 경험하게 된다.

1994년 원작 ‘알레그리아’에 대해 드라고네는 “진정한 야망이란 하늘의 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손을 내미는 행위에 있음을 발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고통스럽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불꽃을 일으키는 것은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역동성이며, 고독한 마음에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순간의 ‘기쁨’ 혹은 ‘환희’이다. 이 때문에 ‘알레그리아’는 권력에 짓눌리는 고통과 고립 속에서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 기쁨과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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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미스터 플뢰르의 비위를 맞추며 현상 유지를 위해 권력에 아부하는 귀족의 일원이었던 '광대들'은 키 작은 광대와 키 큰 광대의 '우정'을 강조하며 '인간애'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무대 디자인을 맡았던 미셸 크레테에 따르면, 고딕양식의 아치 모양 무대는 힘없는 자들이 느끼는 억압의 무게와 권력의 남용, 어두움의 속성을 강조하는데, 이는 당시 영국에서 발생했던 끔찍한 제임스 벌저 사건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크레테는 “극복할 수 없는 일” 앞에서 느끼게 되는 “무거움”에 집중해 무대를 구현했고, 드라고네는 인간의 광기를 목도하고 잔혹함과 마주하게 되는 세상의 고통 속에서도 “삶은 계속 되어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새롭게 재해석된 ‘뉴 알레그리아’의 경우, 원작이 품고 있는 “회복탄력성”이라는 주제와 “인간애”의 속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연출을 맡은 장-기르고는 ‘뉴 알레그리아’의 재해석에 대해 오랫동안 기존의 질서가 현상 유지를 위해 애써온 왕국은 거리에서부터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을 이길 수 없고, 희망을 갈구하는 외침을 결코 외면할 수 없음을 드러냄으로써 ‘진보하는 세상’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무대는 오래된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는 왕국을 상징할 수 있도록 침체되고 빛바랜 거대한 왕관의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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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세상을 떠난 늙은 왕의 광대였던 '미스터 플뢰르'는 자신이 적법한 권력자라고 여기며 불안정한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귀족들은 그의 비위를 맞추고자 분투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무대 가운데 놓여있는 커다란 왕좌는 비어있고, 세상을 떠난 늙은 왕의 광대였던 미스터 플뢰르는 자신이 적법한 권력자라고 여기며 불안정한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분투한다.

그는 구부러진 지팡이처럼 생긴 왕홀을 손에 쥔 채 놓지 않으려 애쓰지만 빛을 발하던 왕홀의 머리 부분이 점점 흐려진다. 기존의 권위와 특권을 잃지 않으려는 귀족들은 자만심으로 우쭐대는 미스터 플뢰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권력의 기둥”을 세우는 ‘아크로 폴’의 현란한 묘기를 선보인다. 그들은 어떻게든 ‘변화’라는 공포를 피하고자 애써보지만 무대 뒤쪽이 열리고 거울로 구성된 반짝이는 밝은 영역이 드러나면서 이미 세상은 변화의 ‘빛’을 반영하고 있음을 암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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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러시안 바'와 '뱅퀸'을 결합한 전례 없는 서커스 테크닉으로 귀족들이 구현하는 '아크로 폴' 장면은 "권력의 기둥"을 상징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뉴 알레그리아’는 새로운 질서의 계층으로 거리에서 태어난 ‘브롱크스’가 이기적인 욕망과 탐욕으로 일그러진 외양의 ‘귀족들’을 물리치고 사후세계에서 온 인간성을 갖춘 ‘천사들’과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을 상징하는 ‘님프들’과 더불어 발전과 희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구성을 완성한다.

브롱크스가 갖춘 자립성과 열정, 새로운 아름다움과 투지, 역동성은 꺼지지 않는 ‘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파이어 나이프 댄스’와 스스로의 추진력으로 바퀴를 회전시키는 ‘저먼 휠’, 활기찬 곡예로 세상을 뒤흔드는 ‘파워트랙’ 장면으로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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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귀족들의 낡은 질서가 무너져 내린 곳에서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한 브롱크스가 활기찬 곡예를 선보이는 '파워 트랙' 장면은 역동성이 넘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비하인드 영상 속 연출의 설명에 따르면, 새로운 세대가 현상유지에 도전하고 변화를 갈망하는 것은 전 세계의 공통된 흐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세상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또, 인간애를 통해 회복탄력성, 즉 역경과 시련을 이겨낼 내적 자원을 갖출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의 분장과 의상에 변화를 주었다.

왜곡되고 과장된 가면과 커다란 가발을 썼던 원작의 인물들은 관객들이 퍼포머들을 귀족과 브롱크스, 천사와 님프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의 분장과 의상 디테일만으로 ‘인간다움의 측면’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변경되었다.

가령, 공연의 후반부로 갈수록 천사들의 옷이 가벼워지고 깨끗해지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천사들이 지상에서 겪은 상처의 흔적들이 변화의 바람과 함께 점점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별이 수놓아진 옷을 입은 천사들은 브롱크스와 만나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에어리얼 스트랩’ 장면을 선보이며 세상 속 ‘변화’의 흐름에 지지와 응원을 보탠다.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알레그리아 테마 곡에 맞춘 '에어리얼 스트랩' 장면은 거리에서부터 시작된 새로운 질서를 상징하는 '브롱크스'와 금빛 별이 수놓아진 옷을 입은 '천사들'의 만남을 통해 혼란스러운 왕국에서도 하늘과 땅이 하나로 연결됨을 의미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장-기르고는 무엇보다 “가수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처음부터 끝까지 여정을 이어가는 가수의 노래는 “공연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으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도록 만들 뿐 아니라 고통의 순간들을 반드시 극복해나갈 것임을 알리는 “희망의 외침”이자 “회복탄력성의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

흰 옷을 입은 ‘화이트 싱어’와 검은 옷을 입은 ‘블랙 싱어’는 순수함과 지혜로움, 어두움과 완고함으로 대조적인 측면을 보이지만 한 인물의 상반된 자아의 표현이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며 그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변화를 이루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원작 ‘알레그리아’의 경우, 귀족이면서도 브롱크스를 지지하는 화이트 싱어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뉴 알레그리아’에서는 화이트 싱어와 블랙 싱어의 균형과 조화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흰 옷을 입은 '화이트 싱어'와 검은 옷을 입은 '블랙 싱어'는 대조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흰 옷을 입은 '화이트 싱어'와 검은 옷을 입은 '블랙 싱어'는 대조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온타리오 리뷰 온라인 매체인 ‘스테이지 도어’는 ‘뉴 알레그리아’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과 주제를 발전시키는 것 사이의 연결을 성공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는 프로그램북을 통하지 않고서는 등장인물의 상징성이나 배경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상의 디테일이나 분장의 세세한 변화만으로 인물들의 상태를 짐작하기에는 객석의 위치에 따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다를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고 귀족들과 브롱크스의 힘의 대립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원작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천사들과 님프의 역할을 이해하는 일은 프로그램북의 도움 없이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원작보다 묘기의 강도를 더한 퍼포먼스들로 인해 ‘환희’를 선사하는 순간들이 강조된 장점이 있고, 새롭게 변화된 키 큰 광대와 키 작은 광대의 코믹하고도 감동을 선사하는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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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미스터 플뢰르의 마음에 자리한 양면성을 의미하는 '님프'들은 빛과 어두움의 섬세한 조화를 '핸드 투 핸드'로 표현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또, 변화의 ‘바람’을 상징하는 세찬 ‘눈보라’ 장면이 원작보다 훨씬 강력하게 연출된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브롱크스와 천사들이 함께 선보이는 ‘플라잉 트라페즈’는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많이 한 부분으로 관객들의 전율과 긴장, 탄성을 불러내며 ‘알레그리아(환희, 기쁨)’를 외치도록 만드는 특징이 있다.

‘균형 잡기의 기술’에서 라마르는 태양의 서커스의 창시자들은 “세상을 재발명하고 싶어 했던 히피들”이었음을 강조한다. 태양의 서커스가 성공에 이를 수 있었던 기반은 현실을 바라보는 기존의 관념에 도전하고, 재미를 즐기려는 시도와 열정의 불꽃을 지속적으로 불태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헤어졌던 두 광대의 만남과 우정의 확인이 이루어짐과 함께 '변화'의 강력한 힘을 상징하는 종이로 구현된 세찬 눈보라가 온 무대와 객석을 뒤덮는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라마르는 말한다. “인생을 즐기는 태도 없이 태양의 서커스가 보여주는 무대 위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현상 유지를 위한 정체와 안주가 아닌 자유로운 시도와 열정의 노력으로 만들어내는 ‘변화’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처럼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를 남기지만 삶의 굴곡 속에서 인간은 언제나 창의력을 통해 ‘길’을 찾을 수 있다.

라마르는 창조성은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 없이는 빛을 발할 수 없는 것임을 덧붙인다. 또, 조직심리학자인 애덤 그랜트의 말을 인용하며 남의 것을 빼앗는 삶이 아닌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할 필요성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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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순결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브롱크스는 '훌라후프' 장면을 통해 왕국이 새로운 아름다움에 매료되도록 만든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모든 액션에는 파장이 있고,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나눔과 베품이라는 나비의 날갯짓이 주는 파급효과는 주변의 흐름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세찬 ‘눈보라’가 될 수 있다.

라마르는 빼앗는 삶보다 베푸는 삶에 내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훨씬 많이 모이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궁극적으로 이득이 되는 길임을 피력한다. ‘뉴 알레그리아’에서도 환희와 기쁨, 평화와 균형은 미스터 플뢰르가 자신의 손에서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던 왕홀을 화이트 싱어에게 건네고 권력을 향한 야심과 탐욕이 아닌 타인에게 양보하는 미덕과 나눔을 행했을 때 비로소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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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 사진. 마지막 퍼포먼스 구성인 '플라잉 트라페즈' 장면은 원작에서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를 많이 한 부분이다. 브롱크스와 천사가 새로운 세상을 위해 손을 잡고 미래로 향함을 의미한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다른 누군가를 억압하거나 빼앗고 착취하는 것이 아닌 남을 돌아보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 기존의 질서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통해 상생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것, ‘뉴 알레그리아’는 베푸는 마음과 창조하는 힘을 통해 세상이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모두가 함께하는 ‘변화’를 향해 나아갈 필요성을 전달한다.

변화를 통한 희망과 회복을 외치는 ‘알레그리아!’의 환상의 세상은 재해석을 통해 또 한 번의 외침을 이어나간다. 관객들의 ‘환희’는 계속되고, 태양의 서커스의 환상적인 공연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2023년 1월 1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주하영

앨리스(Alice 한국명 주하영)박사는 영문학자로 주목받을만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관람하고 리뷰를 써온 프리랜서 공연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상지대 겸임교수, 대림대 겸임교수, 한국외국어대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공학대학교 지식융합학부(교양교육센터)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 《한국연극》 편집위원과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편집위원 및 이사, 세계문화예술경영연구소 초빙연구원, 외국문학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주하영
주하영
jhy02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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