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 버림받는 <조강지처클럽> 왜 난리인가
조강지처 버림받는 <조강지처클럽> 왜 난리인가
  • 김두호
  • 승인 200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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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TV앞은 그녀들이 점령이다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지난 27일 60회까지 방영한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은 당초 방영횟수를 50회로 잡았다가 시청률이 만만치 않게 유지되자 100회로 연장하였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파격적인 연장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불륜과 배신으로 범벅이 된 유치한 통속 멜로드라마를 연장하는 이유가 뭐냐며 혹평하는 이들도 있고, 보면 볼수록 재미와 감동을 준다며 주말이 기다려지는 드라마라고 극찬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조강지처클럽>은 이처럼 찬반 양극이 충돌하는 후끈한 열기 속에 주말 인기 드라마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극중 성격과 역할이 희화화된 등장인물들의 이름부터 시선을 끄는 이 드라마는 방송 초기부터 불륜과 폭력, 윤리파탄 등의 가정사를 풀어냈다. 등장하는 조강지처들이 남편들에게 배신당하고 버림받아 울분을 삼키며 살아가는 과정이 반복되다가 이제 후반으로 접어들며 피해 여인들의 복수(?)가 전개될 태세여서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흥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우선 60회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자. <조강지처클럽>은 ‘한심한(한진희)’과 그의 본처 ‘안양순(김해숙)’ 가족을 중심으로 큰아들 ‘원수(안내상)’ ‘나화신(오현경)’ 부부, 둘째 아들 ‘선수(이준혁)’ ‘현실(유하나)’ 커플, 출가한 딸 ‘복수(김혜선)’ ‘이기적(오대규)’ 부부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여기에 한심한은 조강지처를 버리고 젊은 둘째부인 ‘복분자(이미영)’와 딴 살림을 차린 상황이고, 아들 원수 역시 아내 나화신을 두들겨 패며 구박으로 내쫒다시피 하고 유뷰녀 ‘모지란(김희정)’을 불러들여 살림을 한다.





복수는 생선 장사를 하며 억척으로 의사까지 만들어 놓은 남편 이기적에게 가차 없이 배신당한다. 남편이 다른 가정의 유부녀 정나미(변정민)와 불륜에 빠진 것. 이에 복수는 아들 유학을 이유로 아내를 외국으로 떠나보낸 뒤 병든 ‘길억(손현주)’에게 연민과 동정을 베푼다. 얽히고설킨 불륜 가정의 피해자 길억과 복수는 동정관계를 넘어 미묘한 연인관계로 접어든다. 이기적은 또 다시 후배 의사와 결혼을 약속하는 2단계 불륜으로 접어들고 집을 나간 나화신은 총각인 회사 간부 ‘구세주(이상우)’를 만나 뜨거운 구애를 받는다. 지난 60회 방송에서 안양순은 갓난아기 때부터 키운 아들 선수가 복분자의 핏줄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한바탕 소동을 일으킨다.



드라마의 인물 설정과 갈등 구조는 이처럼 기상천외의 골격을 만들어 가며 태연하게 전개된다. 대사도 함부로 내뱉고 코미디 같은 촌극도 속출한다. 지난 12일 방영분에는 이기적이 새로운 불륜 상대인 후배 의사를 초청한 집안에서 아내가 후식을 준비하는 사이 침실에 들어가 애정행위를 벌이는 장면이 나왔다. 김수현의 <내남자의 여자>에서 본 듯한 행태가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었던 것이다. 또 나화신은 구세주가 동석한 자리에서 남편을 앞에 두고 “밤일을 못하는 남자”라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이러한 극 전개를 두고 문제가 많다는 시선으로 보면 시간이 지나도 내용은 뻔하고 유치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렇다면 조강지처들은 하나같이 버림받고 배신과 분노에 떨고 있는데 이토록 통속적이고 촌스러운 줄거리의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잡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 시시콜콜하고 뻔뻔스러운 이야기가 오히려 부담을 느끼지 않고 생각 없이 편하게 받아들이는 홈드라마의 장점으로 살아난 탓일 것이다. 어지럽게 엉켜 나오는 이야기는 어느 순간부터 양순과 복수 모녀에 의해 중심이 잡히고 정리가 되어가며 안정감을 회복하였다.



또한 두 배역을 맡은 김해숙, 김혜선의 능소능대하고 탁월한 연기력이 드라마를 함부로 얕보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박대 받고 버려진 조강지처들에게 몰입된 시청자들은 이제 그들이 통쾌하게 복수 하고 보란 듯이 잘 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뻔한 기대감이다. 1970년대 쯤 충무로 영화의 상투적 멜로 작품을 다시 접하는 기분도 들지만 바로 거기에 작가의 의도가 다분히 숨어 있기도 하다.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향수적인 감상 욕구를 달래주며 재미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과연 우리의 조강지처들은 만인의 기대에 어긋남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지, 아니면 예의 기상천외한 전개로 또 다른 충격을 안겨줄 지, 이번 주말에도 TV앞은 조강지처들이 점령할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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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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