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신간] 오정국 시인 제7시집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출간
[365신간] 오정국 시인 제7시집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출간
  • 김두호
  • 승인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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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국 시인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1988년 국내 대표적인 문학월간지 중의 하나였던 ‘현대문학’지 추천으로 등단한 시단의 중진 오정국(1956∼ 한서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가 출간됐다.

민음사에서 7월에 펴낸 시집 첫머리에서 시인은 "아직도 외진 땅을 떠도는 것 같다. 나를 불러내는 목소리와 나를 걷게 하는 발걸음을 찾아내는 게 힘겨웠다. / 밧줄이 치워지지 않는다. 묶여서 매달리고 끊어져서 흩어진 세월의 매듭을 내려다본다. 비로소 문득 이렇게"라는 몇 줄을 서문으로 올려놓았다.

오정국 시인의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표지./사진=민음사

인간 문명의 허상이 참혹하게 맨살을 드러낸 팬데믹 시대의 불안정한 시간 속에서 활자로 찍혀 나온 오정국 시집을 두고 이찬 문학평론가는 ‘아우라(Aura)의 흔적들, 구술 역사가의 알레고리’라는 제목으로 숨이 차오르도록 장문의 작품 해설을 실었다. 그는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는 제목에 암시된 것처럼, “얼굴”로 집약되는 표면효과의 현란한 엇갈림을 섬세하게 소묘하는 자리에서 제 미감의 발원지를 마련한다는 어려운 묘사로 해설의 말문을 열었다. 

이찬 평론가의 해설 일부를 그대로 옮겨보자.

시인이 오랜 세월의 풍화를 겪으면서 체득한 것으로 짐작되는, 소리 없는 행간의 흩날림은 이번 시집에서 엄청난 시공의 격차로 가로지르면서 그 구체성의 제약으로부터 훌쩍 날아올라, 천지만물이 서로를 마주보며 함께 울려 퍼지는 감응의 미학 또는 만물조응의 시학을 각각의 모서리마다 흩뿌려 놓는다.

가령 “깊고 어두운 창고 같고 / 박물관 지하의 수장고 같은데, 새벽은 / 오후 2시의 제막식을 향하여 길을 떠났다.”(청동 흉상).

 “내가 저를 붙잡아 흔들며 / 이번 생의 패착을 물어 볼 일 없을 텐데 / 다그칠 일도 없겠는데, 해바라기가.” (나에게도 해바라기가)

 “나는 도로를 횡단하지 않고 / 질주하는 인간인 것인데 / 흙이었고 돌이었고 나무였던 기억을 빠져나온 / 인간이라는 물질로 여기 앉아서.” (로드킬 로드맵)

 “제 눈을 찌른 오이디프스가 / 철가면을 흔들며 울부짖는 곳 / 그 어디쯤 모래 무덤에 / 내 전생의 발자국을 맡겨둔 것같다.”(붉은 사막 로케이션) 같은 이미지들을 느릿느릿한 숨결로 오랫동안 느껴보라고 해설을 이어갔다.

그는 또 시집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무속적 형상이나 가톨릭 앰블럼(emblem)은 인간의 역사와 그 현장 곳곳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의 그물, 이들의 유비적 감응관계를 고고학적 방법으로 탐사하기 위한 일종의 오브제라는 설명을 달기도 했다.

3부로 나누어 56편을 수록한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를 내놓은 오 시인은 그 동안 ‘저녁이면 블랙홀 속으로’ ‘모래무덤’ ‘내가 밀어낸 물결’ ‘멀리서 오는 것들’ ‘파묻힌 얼굴’ ‘ 눈먼 자의 동쪽’ 등의 시집을 비롯해 시론집으로 ‘현대시 창작시론; 보들레르에서 네루다까지’ ‘야생의 시학’을 저술했다. 지훈문학상, 이형기문학상, 경북예술상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젊은 시절 신문기자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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