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가 만난 人] 인문학논술강사 이은화의 철학 플러스 역사이야기
[김두호가 만난 人] 인문학논술강사 이은화의 철학 플러스 역사이야기
  • 김두호
  • 승인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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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화 수필가 겸 평론가가 풀어쓴 역사와 철학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맘대로 세계사' 펴내
- 이 작가 "자유로운 철학적 사유와 시각에서 쓴 역사이야기"
문화비평가이자 수필가로 등단한 이은화 작가는 역사나 철학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논술지도를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인문학에 빠져들었다. 성경을 통해 다양한 세계사를 접하고, 문학을 통해 국사를 들여다보며 역사와 철학에 관심을 가졌다. 역사와 철학에 대한 글쓰기에 재미를 느낀 그는 '수필과 비평'지에 연재를 하다 스토리텔링 형식의 히스토리북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맘대로 세계사'를 펴냈다./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김두호 인터뷰어 = 최근 인문학 분야의 독창적인 저서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맘대로 세계사》를 펴낸 이은화(1961∼ ) 저자는 수필가이면서 평론가로 활동하는 논술지도 강사이다.

책의 제목에 삽입된 ‘내맘대로’는 학술적인 정설이나 논거에 매달리지 않고 필자 나름의 자유로운 철학적 사유와 시각에서 쓴 역사 이야기라는 겸손의 의미를 품고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저서는 역사나 철학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초중고생 논술지도를 해오면서 동서양의 역사적 인물관련 기록과 사료를 두고 인문학의 또 다른 모태인 철학적 사고로 들여다보며 쓴 재미있고 특색 있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히스토리북이다.

문학 월간지 <수필시대>를 통해 문화비평가로, <수필과 비평>지에서 수필가로 등단해서 글쓰기의 시작은 수필이었지만 차근차근 관심과 활동영역을 구축해온 이은화 저자는 논술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문학에 빠져들었고, 성경을 통해 다양한 세계사를 접하고, 문학을 통해 국사를 들여다보며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역사와 철학에 대한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고 <수필과 비평>지에 연재를 하게 된 것이 책이 나오게 된 경로라고 밝혔다.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맘대로 세계사》에는 21세기 디지털시대를 사는 인류가 코로나19라는 역병의 기습적인 재앙에 무릎을 꿇고 2년 넘게 고통을 겪고 있는 지금의 상황까지 한 부분의 주제로 올려놓았다. 그리스, 로마의 신화와 단군 이야기로 시작해 소크라테스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서양철학 원조들의 삶과 학문적 기록들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고 차이가 있는지를 풀어놓은 부분, 가깝고도 먼 중국과 일본의 역사까지 인문학 시선으로 접근, 주제의 연계성에 따라 내용을 파트별로 나누어 화제로 삼았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희망의 새해를 눈앞에 둔 2021년 연말,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지켜야하는 한층 강화된 방역지침을 의식하는 시기에 이은화 논술선생을 만났다.

아테네와 피렌체로 이어지는 사상과 사유의 벨트

유럽 방문 당시 역사적 현장에서./사진=이은화 제공

- 저서의 메인타이틀 위에 ‘문명과 문화를 영유하고 지속할 수 있었던 생각의 힘’이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어떤 의미인가?

"인간은 사유하는 존재다. 문명과 문화 등 인류발전도 생각의 힘, 즉 사유가 원동력이다. 인류의 사상적 힘의 태동을 느낄 수 있는 나라가 그리스라면 인류사에 가장 화려한 문화와 문예부흥을 열었던 중심도시 피렌체가 있는 나라가 이탈리아다. 문명의 역사나 철학의 원천도 인간 사유의 유래를 더듬어 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하나로 엮이는 고유명사였다. 그 안에서 발견 되는 것은 문화와 문명을 일구어 온 인류의 생각의 힘이 곧 철학과 문학이 가져온 상상력이었다는 이야기다."

- 그리스나 이탈리아는 나라 전체가 역사 관광지로 인문학이나 예술이 태동하고 꽃피웠던 발자취가 남아 있다. 직접 유적지를 찾아본 적이 있다면 역사 현장에서 느낀 이야기부터 들려달라.

"이탈리아는 10년 간격으로 두 차례 방문했다. 나라 전체가 기념관이고 유적지로 보존되는 탓인지 10년이 지나도 변한 게 별로 보이지 않았다. 골목길을 지나며 눈에 들어 온 지붕과 하늘은 천 년 전의 풍경 그대로 일 것 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조각가이며 화가였던 미켈란젤로(1475∼1564)의 그림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같은 그림이 500여년을 두고 시대와 세대가 수없이 바뀌어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듯이 제국으로서의 로마는 없지만 세계사의 길잡이가 된 예술과 철학과 인문학의 뿌리로서의 로마는 건재했다. 또 고스란히 남은 것은 건물이나 유물이 아니라 세계로 통했던 길이었다. 길이 남아 있어 오늘까지 이어져온 사유의 벨트는 굳건했다고 생각했다."

유럽 방문 당시 역사적 현장에서. 뒷편으로 이탈리아 중부 지방 도시 피사의 두오모 광장에 있는 피사의 사탑이 보인다./사진=이은화 제공

- 그리스, 로마시대에 위대한 예술가나 사상가들이 많이 등장한 까닭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여러 가지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로 천재들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마당과 재원을 마련해준 후원자가 있었다는 데 큰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불멸의 철학자들이 줄줄이 등장한 그리스도 마찬가지지만 그들의 자유의지에 따라 도시국가 시절 이민과 망명, 추방 등 비교적 거주 이동에 후한 자유를 부여한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동시대의 천재들이 피렌체의 권력명가 메디치 가문의 뒷바라지를 받아 활동한 기록은 역사적으로 명료하다. 《신곡》의 단테는 피렌체에서 추방당했지만 라벤나에서 불후의 명작을 발표하며 여생을 보냈다. 가문은 작가를 살렸지만 작가는 나라를 나라를 지속시키며 살렸다. 정치적으로 사유의 자유을 억압하지 않았던 민주정치도 한 몫 했다고 생각된다. 그리스의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아고라와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는 다같이 민주주의의 뿌리인 시민정신을 피어올린 사상과 사유의 역사적 벨트이며 성지로 볼 수 있는 이유다."

- 최근 나훈아 트롯가수가 소크라테스(B.C 470∼399)의 이름을 타이틀로 한 <테스 형>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불러 주목을 받았다. 서양철학의 비조라고 할 소크라테스 생애에서 철학자로서의 가장 극적인 일화라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글에도 소개되었지만 아고라 광장의 중죄인 피고석에서 공개 재판을 받은 이가 소크라테스다. 그의 죄목은 신을 믿지 않은 불경죄와 청소년들의 열광적인 인기를 누린 것이 오히려 그들의 정신을 타락시켰다는 것인데 문학계의 거장 멜레토스와 당대 지도층이 고소인이었고 시민 500명이 배심원이었다. 그는 추방령을 택해 아테네를 떠나면 살 수 있었으나 오로지 철학할 자유를 외치며 독배를 마셨다. 철학자로서의 언론적인 면보다 그의 일화가 그를 대변하기도 한다.

알려진 대로 소크라테스는 아주 못생긴 남자라는 것, 악처가 있어서 철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하지만 아내 크산티페는 철학에 빠져 가장구실을 제대로 못해 잔소리를 했을 뿐 악처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따른다.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철학자였지만 남긴 저서가 없다. 그의 생전 일화와 가르침은 제자 플라톤(B.C 427∼347)이 후세에 전한 것들이다. 그가 재판을 받던 광장의 명료했던 아침을 상상해 보며 그의 철학을 위한 희생을 떠올리며 철학 수업을 시작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트롯가수가 느닷없이 ‘테스 형’을 노래로 불러낸 것이 어수선한 시대의 희화적인 풍자 같은데 오래전 고대의 철학자를 떠올리게 했다. 본의 아니게 소환된 저세상의 당사자는 노래 가사처럼 속시원하개 대답은 못해도 한바탕 껄껄 웃을지 모르겠다. 발상이 엉뚱하지만 철학이 필요한 사회를 인지할 수 있게 해준 시의적절한 재미있는 해프닝이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유럽 방문 당시 역사적 현장에서./사진=이은화 제공

- 소크라테스를 생각하면 제자 플라톤이 따라다닌다. 사랑의 속성을 ‘플라토닉’ ‘아가페’ ‘에로스’로 나눈 그에게는 또 수제자로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3대로 이어지는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을 비롯해 논리학 수사학 천문학 생물학 신학에 이르기까지 섭렵한 천재였다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통섭의 철학자였다. 그의 스승 플라톤이 세운 학교가 지금의 ‘아카데미’의 어원인 아카데메이아였다. 소크라테스는 책이나 어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플라톤이라는 훌륭한 제자를 남겼고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남겼다. 사상적으로 위대한 수숭은 책보다 사람을 남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못생긴 스승 소크라테스와 달리 플라톤은 나라가 인정하는 미남자였지만 결혼을 하지 않았다. 결혼생활이 원만하게 보이지 않은 스승에게 제자가 결혼을 해야 하는지, 안해야 하는지를 묻자 스승 소크라테스는 “현숙한 여인을 얻으면 행복할 것이고 악처를 만나면 철학가가 될 걸세”라고 대답했으니 현모양처를 찾다가 혼기를 놓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철학적 사유에서 철학의 3대 거성이 살던 시대를 내 멋대로 그려 볼 때 많은 상상력을 동원했다. 그분들의 외모며 행동거지, 사제 간에 나눈 대화와 기록들을 보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정치문화가 지금의 시선으로 보아도 경이롭고 그들이 살았던 시대가 지금보다 시대정신은 뒤떨어지지 않는, 오히려 건강하지 않았을까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또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이 제자로 따라 붙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42세 때 알렉산더는 13살짜리 제자였다. 그러나 정치가의 가는 길과 철학가의 길이 달랐고 알렉산더 대왕 사망 후 스승은 쫓기는 몸이 되기도 했다. 그도 결국 스승의 스승인 소크라테스와 같이 신을 모독한 죄명으로 배심원 앞에 서야할 위기를 맞이했으나 추방령을 선택해 아테네를 떠나 칼키스로 몸을 피했다.

철학은 이성을 지향하지만 의문 속에서 자라고 역설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 배부른 다음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가지는 의문이 많을수록 지적활동은 활발해진다. 중국에서도 어지러운 시기인 춘추전국시대에 사상가들인 제자백가가 나왔고, 그리스도 전쟁이 끝난 뒤 어수선할 때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시대는 혼란스럽지만 철학적 사유는 팽창했다."

고교시절 『빙점』을 만나고 이야기에 빠지다

- 인문학 관련 저술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문화비평을 쓰고, 수필가로, 또 논술강사로 분주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글쓰기에 역량이 따라야 하는 분야다. 가정주부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열정으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문학적 소질을 발휘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문학적 소양은 여전히 모자라고 부족하다. 하지만 이야기에 빠지고 이야기를 즐겼다. 고교시절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을 읽고 나도 그런 소설을 쓰고 싶어서 처음으로 습작 작품을 만들어 보았다. 플라토닉 러브스토리로 <눈이 녹을 때>라는 소설과 <회색줄>이라는 제목으로 쓴 나의 서툰 습작은 끝이 난다. 무엇을 해도 빠르지 않고 더딘 편이어서 모든 것이 늦었다. 그리고 끈기 있게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는 없어서 무엇이든 끝을 보기가 힘이 들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했고 자연스럽게 남편을 만나 결혼 후에 책을 읽으며 재미를 알아갔다. 아들을 키우면서 엄마도 함께 자란 셈이다.

주일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성경과 함께 기독교의 역사와 연계된 세계사를 폭넓게 들여다보고 또 인문학의 한마당인 철학에 접근하게 되었다. 빠르지 않은 입문인 글쓰기마저도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한동안 역사와 철학에 빠져 지내게 되었다. 인문학에 드렁선 길이 돌아서 온 길이지만 처음으로 끝까지 가고 싶은 길이 생긴 것이다. 이 길 만큼은 꾸준히 가보려고 한다."

- 논술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교회 주일학교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다가 역사를 접한 일반 논술 강사활동을 한 것은 2000년부터였다. 철학과 역사에서 매력을 느꼈고 논술지도자 1급 과정을 거쳐 공부하며 가르치는 논술학원 강의로 재미와 보람을 느끼며 활동한지는 십년이 넘었다. 이번에 낸 책은 내가 수필로 등단한 월간 <수필과 비평>지에 5년간 연재한 내용을 일부분 선별해 보완하고 정리한 것이다. 본 책으로 <수필과 비평>지에서 주관하는 제26회 신곡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역사 이야기를 쓰는 일에 보람을 더해 준 감사한 일이다."

수필가 겸 평론가, 인문학 논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화 작가. 

. - 요즘 젊은 세대들은 동양철학사의 산실인 중국의 고대 철학사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철학으로 풀어보는∼’에서 ‘실크로드로 읽는 정치학’을 주제로 중국의 눈부셨던 고대문화사 이야기를 소개했다.

"현대 중국사회가 이념에 묻혀 자신들의 고대 문화문명사를 지금의 사상적 이념적 시각에서 아전인수 격으로 시야를 좁혀 학문적으로 관심을 끌게 하지 않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대한민국과 가장 가까운 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 실크로드 전략구상’으로 새로운 경제벨트를 구축하는 ‘일대일로’,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역사로 보는 ‘동북공정’ 등도 역사를 역사로 보지 않고 현재의 관점에서 정치를 접목한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에서도 고대역사를 보는 시각에 스스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꾸려지는 역사의 시선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중국의 변방에서 독립한지 얼마되지 않는 나라가 된다. 그들이 줄기차게 이어 온 철학이 정치로 혼란을 빚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중국을 바로 알기는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중국의 성장이 경계와 염려가 되는 역사는 합의가 아니라 검증을 통한 인정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중국과 일본이 상대국이라 힘들어도 우리 역사가 갈 길이다."

-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지난 학문적 결과나 진실, 역사의 기록은 바뀌지도 않고 바꿀 수도 없지 않은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후세의 인간들은 역사적 결과를 두고 부정도 하고 비판하거나 긍정, 찬사를 하기도 한다. 편리한대로, 자신들의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해석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일본의 역사나 그들의 인물들은 대체로 배일, 반일의 역사적인 감정을 배제하지 않고 들여다보게 되어 객관적이면서 보편적인 시각으로 긍정적인 해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획일화된 무시와 반대를 위한 부정만으로 일본을 상대해서 이길 수 없다. 그들과 우리는 동시대를 끌고 가야 할 중요한 상대국인 것은 분명하다. 그들이 주장하는 역사를 바로 알아서 그들에게 맞서야 하는 것이 주어진 과제다.

그래서 당대의 역사에 대한 인식은 다양하고 자유롭게 분석하는 관점이 따르게 된다. 제대로 역사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사지식을 접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는 공산주의를 적대시하고 사상적으로 위험하다고 해서 마르크스나 레닌의 서적을 금서로 막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은 이념의 벽을 넘어 언제나 개방되어야 하고 알 권리가 있다. 철의 장막이 무너지는 것도 보면서, 우리가 무관심한 동안 죽의 장막 안에서 벌어지는 철통 무력정치도 몰랐다는 변명은 핑계다. 역사는 시대에 따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재해석되고 의미가 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은화 작가의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맘대로 세계사'

- 우리의 가야제국과 앙코르 와트의 유산을 남긴 크메르 제국의 화려한 역사도 조명했다. 또 ‘세계 신 7대불가사의’ 항목도 재미있게 읽었다.

"관심가지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이야기로 푸는 세계사가 할 일이기도 하다. 가야는 우리 한반도에서 520년 지속되는 동안 뛰어난 철기시대 문명권의 역사를 남겼지만 삼국시대에 가려져 역사의 귀퉁이로 내몰렸다가 무덤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한반도의 제국이었다. 캄보디아 지역의 크메르제국도 어마어마한 번성국가였지만 세계사의 자투리로 관심권 외곽에 있어서 가야를 바라보는 시선을 잇대어 내 멋대로 시선을 가져가 보았다. 크메르제국의 흔적은 드러난 것은 일부라고 한다. 아직도 이 땅의 역사는 불편한 가운데서도 자리잡기가 한창이다.

‘신 7대불가사의’는 기존에 알려진 고대 유적지 7대 불가사의와 차이를 보면서 인문학의 시선으로 비교소개했다. 고대의 구조물인대 고대 불가사의 중 중국 만리장성만 포함되고 그 나머지는 ‘멕시코 치첸 이라 피라미드’ ‘페루 미추픽추’ ‘브라질 예수상’ ‘이탈리아 콜로세움’ ‘요르단 펰트라’ ‘인도 타지마할’ 등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7대 불가사의는 등장할 것이다. 지어진 건물 모두가 정치적 목적을 두고 상상을 초월한 인력이 동원되어 축조한 것이지만 훗날 다시 해석되는 인문학적 배경과 시대적인 역사이야기를 엮어 살펴본 것이다. 건물은 인간이 짓지만 건축물과 구조물의 레시피는 인간이다."

- 책이 담아낸 주제의 폭이 워낙 다양하고 방대해 후속편이 기대된다. 미래의 주인공들인 젊은이들, 특히 청소년 독자들에게 인문학 논술전문 선생으로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철학(哲學)은 ‘밝히는 학문’이라는 한자적 의미를 갖는다. 소크라테스가 남긴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한번쯤은 진지하게 마음에 담아두고 자문자답하며 살아가기를 당부하고 싶다. 내가 나를 밝히 알려고 하는데서 참되게 사는 철학이 사작되었고 시대정신이 나왔다. 남들은 나를 알고 있는데 정작 자신만 스스로의 행위나 능력을 파악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길을 가지 못하게 된다. 상대적인 존재인 인간은 스스로 물으면서도 타인을 통해 자신을 배운다. 역사는 그런면에서 좋은 스승이다. 우리가 고민하고 구하지 못한 답에 대한 가장 근사치의 답을 주기도 하고 실패를 통한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진리는 보다 가깝게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가까운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환경에 대한 작은 실천부터가 내가 행복해지는 시작이라고 본다. 남을 위하는 것이 결국은 자신을 위하는 길이 된다. 인문학은 그런 사람의 도리와 생각하며 사는 삶의 지혜를 깨우쳐주는 학문이어서 알아야 하고, 관심이 필요한 공부가 아니라 중요한 삶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왜?’를 거부하지 않고 서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가꾸어져야 한다. 세상에 쓸데없는 질문은 없다는 말이 있다. 묻고 대답하는 것에서 모든 문제점의 해소는 출발된다. ‘무엇인가’에 집중도 좋지만 ‘왜’에서 출발할 때 여러 가지 의견과 방법이 나오고 다른 생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름을 인정하면서 생각의 근육은 튼튼해지고 자란다. 철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을 접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역사와 철학 이야기는 계속 쓰는 중이니 곧 다른 이야기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간을 갖게 되어 무척 감사하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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