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정중헌 (사)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이 조선일보 기자시절인 1976년부터 기자와 화가로 인연을 나누어 온 화가 천경자의 일대기를 희곡집으로 출간했다.

고인이 된 천경자 화백의 드라마 같은 일대기를 문답형식의 희곡으로 정리한 정중헌 저자는 ‘일생을 채색과 풍물로 독창적 화풍을 열면서 붓 하나로 지구촌 다큐멘터리를 그려 냈으며 불타는 예술혼으로 자신을 해방시킨 화가’로 서문에 소개했다. 

그는 또 천경자 화가를 두고 ‘한(恨)의 화가로 하지만 사랑과 미움으로 얼룩진 역경을 극복하고 인생을 축제처럼 살다간 열정의 화가’로 평가했다.

12일 대학로 ‘공간 아울’에서 마련된 출판축하 모임에서 진행을 본 주호성 연극배우는 배재고교 시절 교지를 함께 만든 후배 동문으로 “정 선배는 조선일보 논설위원, 서울예대 부총장을 거쳐 지금 국민 연극운동이라고 할 한국생활연극협회를 통해 연극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해 멋있는 노후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중헌 저자는 희곡 ‘천경자’에서 “한과 고독, 화가 처경자에게 붙어 다니는 수식어입니다. 세상에서 천경자를 한의 작가, 고독한 작가, 슬픔의 작가라고 하고 , 작가 자신도 1977년 <한>이라는 수필집을 낼 만큼 한을 이야기 했어요. 화가 천경자의 한이란 어떤 것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져 놓고 있다.

그에 대해 천경자는 “(독백) 한이란, 깊은 우물속에 깔린 듯한 신비한 보라색, 파아란 담배 연기가 흩어지는 분위기, 홍두깨에서 돌돌 풀려나온 빛깔, 다듬이 방망이 소리, 신경질이 섞여 화사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 흥타령 곡조, 야산을 걸어 헤치느라 풀 밟는 소리, 그 빛깔고 소리에서 어슴푸레 한을 느끼지만 한이 무엇인지, 좋은 것인지 슬픔 것인지,나는 아직 모른다. 나에게서 사라진 그들의 영혼은 어디에서 와서 한 평생 살다 죽으면 어디로 갈 것인지...”로 대답하고 있다.

정중헌 저자는 “희곡 ‘천경자’는 본래 영상아티스트와의 공동작업으로 시각예술인 천경자 화가의 작품을 영상매체를 통해 무대 위에 재현하여 그 예술성과 그 정조(情調)를 관객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상, 집필하게 되었다“는 출간 동기를 밝혔다. 그는 또 누구나 연극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생활연극협회 회원들의 텍스트로 활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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