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완벽한 타인’ 그 어떤 미장센보다 화려하고 노련한 배우들의 힘
[리뷰] ‘완벽한 타인’ 그 어떤 미장센보다 화려하고 노련한 배우들의 힘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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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스릴러보다 쫄깃한 블랙 코미디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휴대 전화에는 현대인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그 사람의 취미, 인간 관계, 잊고있던 추억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은밀한 비밀까지.

영화 ‘완벽한 타인’은 휴대 전화와 인간 관계라는 익숙한 소재를 특별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스’(2016)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해 주변에서 한번 쯤은 봤을 법한 인물들의 생활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영화는 어린 시절을 공유한 40년 지기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소소한 게임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느덧 40대가 된 초등학생들의 곁에는 아내와 자식들이 함께한다. 강산이 네번 변한 세월을 같이한 이들이기에 서로를 ‘타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태수(유해진)-수현(염정아), 석호(조진웅)-예진(김지수), 준모(이서진)-세경(송하윤) 세 부부와 집들이에 혼자 온 영배(윤경호)까지 7명이 모인 저녁 식사 자리에서 예진(김지수)은 ‘휴대 전화 잠금 해제’ 게임을 제안한다.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까지 모든 걸 공유하는 게임이다. 

누군가의 호기심 혹은 의심으로 시작된 게임은 서로를 ’타인’이라 생각하지 않는 이들의 관계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시각적인 요소는 없지만, 그 어떤 미장센보다 화려하고 노련한 배우들의 표정과 대사가 영화를 가득 채운다. 

다수의 작품에서 극을 이끌던 베테랑 배우 유해진,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조진웅과 새로운 얼굴 송하윤, 윤경호까지 무려 7명의 배우들이 공동 주연을 맡아 완벽한 앙상블을 선보인다. 실제 40년 지기 친구 같은 느낌을 주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산만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아내고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는 극의 집중도를 높인다.

주인공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 인물들까지 더하면 정말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지루하거나 쉬어간다는 느낌이 없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 할수록, 각자 몰랐던 비밀이 한꺼풀씩 드러날수록 켜켜이 쌓인 감정의 층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컷/사진=롯데컬처웍스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한 배우들의 변신 역시 신선하게 다가온다. 코믹함을 무기로 친근한 소시민 역을 주로 맡았던 유해진은 권위적이고 단호한 성격의 변호사를, 강렬하고 선 굵은 연기를 주로 선보인 조진웅은 다정하고 가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서진 역시 단정하고 반듯한 이미지를 벗고 무능력하고 음란한 욕쟁이 캐릭터로 변신에 나섰으며, 능동적인 커리어 우먼 캐릭터가 익숙한 염정아는 눈물 많고 순종적인 전업주부라는 새로운 옷을 입었다. 

영화는 휴대 전화 속 비밀을 하나씩 끄집어 내며 현대인의 희로애락을 묵직한 메세지와 함께 전달한다. 이 작품은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역린‘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다만 안전한 선택을 한 듯한 결말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감독은 결말에 대해 "열린 결말이라기보단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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