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편지/ 김지수
오빠야 잘 있나
아부지 어무이도
건강하시고?
내는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
배가 아파가 잠깐 쉬면서
아프니까
가족이 더 보고 싶어서
편지를 쓴다
송충이보다 더 징그러운
일본군놈 들어오기 전에
얼른 써야 된다
가족들이 억수로 보고 싶다
하얀 쌀밥이 죽도로 먹고 싶다
한글을 배워 내 마음을 술술 쓰고 싶다
머리로 쓰는 편지가 아니라
종이에 쓰는 편지니까
내는 못가도 편지는 우리 집에 갈끼다
내는 가지 못해도
편지는 집에 갈 수 있을끼고
가족들은 편지를 내 보듯
눈물로 반가워해 줄끼다
머리 뜯겨 단발이라도
얼굴 맞아 멍들었어도
배가 불러 남산이라도
- 캘리그라피 특별전 '우리는 기억합니다'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2023)
아픔은 시간이 지나며 무디어질 수 있어도,
슬픈 역사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한쪽의 시선에 머물지 않는
수평적인 기록이 필요합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또다시 반복됩니다.
반성과 함께
미래로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
김지수 칼럼니스트
시인, 교수, 연기지도. 2023년 ‘월간 시’ 34회 추천 신인상으로 등단, 시담작가회 회장, [감성지수 시낭독회] 진행. 저서로는 시집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된다』, 동인시집 『공감과 치유』, 『지구의 솜털을 숏커트로 잘랐다』, 『나 때와 라떼』, 『축봄합니다』 가 있으며,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에 다양한 언어로 번역 소개 됨. 상명대 영화과, 백제예대 연예매니지먼트과, 국제대 모델과의 겸임교수와 김지수 연기 아카데미 학원장을 역임했으며, 배우 권상우, 송혜교, 김선아, 남궁민, 아이유, 김다미 등 연기 지도. 저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되는 법』이 있음. 현재 단국대 공연예술학부 연극과 초빙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성악과 대우교수.
- Copyrights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