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국 / 김지수
엄마는
달을 좋아하셨나 봐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
어린 자식들을 위해
밀가루 반죽을 뚝뚝 떠 넣어
금방 먹을 수 있는
달들을 띄워주셨어
밥이 먹고 싶은 막내는
국물 속 하얀 반달과
초록 별을 건져 올리고
배가 부르다고 했지
어른이 되어 무엇을 사 먹어도
외로움 고픈 어느 날
달국 앞에서
웃다가 울음이 났어
몇 번을 끓여봐도
어릴 적 먹던 그 맛이 아니었어
엄마의 달국이 먹고 싶어
달국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국물 속에 비치는 엄마 모습
나는 엄마가 보고 싶었나
어릴 적,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는 밀가루 반죽을 뚝뚝 떼어 넣어 수제비를 끓여주셨다고 합니다. 보릿고개를 넘던 5~6월 무렵, 배고픈 시절이라 투정할 겨를도 없이 먹었던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따뜻하게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는 더 이상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눈빛 속에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보았습니다. 이 시는 그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제목은 '수제비'였으나, 공광규 시인의 '별국'에서 영감을 받아 '달국'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북토크에서 시인을 만나 제목 사용을 허락받았던 순간은 오래 기억에 남을 기쁨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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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칼럼니스트
시인, 교수, 연기지도. 2023년 ‘월간 시’ 34회 추천 신인상으로 등단, 시담작가회 회장, [감성지수 시낭독회] 진행. 저서로는 시집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된다』, 동인시집 『공감과 치유』, 『지구의 솜털을 숏커트로 잘랐다』, 『나 때와 라떼』, 『축봄합니다』 가 있으며,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에 다양한 언어로 번역 소개 됨. 상명대 영화과, 백제예대 연예매니지먼트과, 국제대 모델과의 겸임교수와 김지수 연기 아카데미 학원장을 역임했으며, 배우 권상우, 송혜교, 김선아, 남궁민, 아이유, 김다미 등 연기 지도. 저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되는 법』이 있음. 현재 단국대 공연예술학부 연극과 초빙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성악과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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