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25) 천상열차분야지도
[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25) 천상열차분야지도
  • 하정열 칼럼니스트
  • 승인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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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2. 천상열차분야지도 251501P, 65.1x53㎝, 한지에 먹과 유채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나는 우주화를 그리고, 우주시를 쓰면서 가끔 일만원 권 지폐를 꺼내본다. 우리 조상들의 우주를 향한 경외감과 하늘의 변화를 예측하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폐의 뒷면에는 우리 민족의 천문학 전통과 과학적 성과를 상징하는 도안이 새겨져 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배경으로 마치 지구본처럼 생긴 국보 제230호인 '혼천의(渾天儀)'는 지구, 태양, 달 등 여러 천체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조선 시대의 천문 기구로 혼천시계의 한 부분을 이룬다. 우측에 조그맣게 그려진 천체망원경은 경북 영천시에 있는 보현산 천문대의 구경 1.8M 광학망원경이다.

농업 중심의 왕정국가에서는 신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지내는 일은 왕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달력이 없던 시절에는 적시에 씨를 뿌리고 수확하기 위해 하늘의 변화를 가늠해야 했다. 별자리의 관측은 왕과 국가의 운명을 가늠하는 일이 되었다.

이를 위해 신라는 첨성대를 만들어 하늘을 관측했으며, 조선은 혼천의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들어 활용했다.

이번 우주 칼럼에서 논하는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전통 별자리를 그린 그림으로 조선 태조 때 만들어졌으며, 조선 시대에 돌판 위에 새긴 이 천문도에는 조선시대 한양에서 볼 수 있는 별 1467개를 새겨 놓았다.

천문 연구는 왕정국가의 역점 사업이었고,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건국 초기에는 태조에게 천문을 관찰하여 절기를 정하는 권한이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조선의 정당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천문도는 그 자체가 하늘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조선왕조는 천문도를 적극적으로 제작함으로써 왕실의 권위를 높였고, 절기의 계산, 천재지변의 예측 등의 실용적인 목적도 이뤄낼 수 있었다.

우선 그 명칭을 보면, ‘천상(天象)’은 천문 현상으로 해와 달 및 별의 변화를 나타낸다. ‘열차(列次)’는 동양의 별자리인 12차(次)를 벌여 놓았다는 뜻인데, 12차는 목성의 운행을 기준으로 설정한 적도 부근의 12구역을 이른다. 분야(分野)는 하늘의 별자리를 지상의 해당 지역과 대응시킨 것이다. 즉 '천상열차분야지도'는 하늘의 모습을 새긴 그림으로, 하늘 별자리와 땅의 지리를 결부시킨 내용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태조 때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제작 배경은 석각본 하단에 새겨진 권근의 발문의 앞부분 일부를 옮겨오면, 다음과 같다. 이 천문도의 석본(石本)은 옛날 평양성에 있었으나 병란으로 강에 빠져 분실된 지 이미 오래되었고 그 인본(印本)조차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태조가 즉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본 하나를 받치는 자가 있어 이를 귀하게 여겨 서운관으로 하여금 이를 돌에 다시 새기도록 명하였다.

너비 122.7㎝, 높이 211㎝, 두께 11.8㎝의 직육면체 석판은 크게 위, 아래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 별자리 그림에는 중심에 북극을 두고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와 남북극 가운데로 적도를 나타내었다. 황도 부근의 하늘을 12등분 한 후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1,467개의 별들을 점으로 표시하였다. 이 그림을 통해 해와 달 및 수성, 금성, 토성, 화성, 목성 등 5행성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그 위치에 따라 절기를 구분할 수도 있다.

세종 때는 천문 역법 관련 사업은 매우 활발하게 행해졌다. 세종은 천문 관측에 필요한 간의, 혼천의, 혼상(渾象), 규표(圭表) 등의 기기, 시간 측정에 필요한 해시계와 물시계들을 제작했다.

태조 4년(1395)에 제작된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중국의 '순우천문도(淳祐天文圖)'와 더불어 동양 천문도를 대표한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주화가로서 '천상열차분야지도'에 큰 자긍심을 느끼며, 이러한 의미를 담아 석각 일부의 모습을 그림 ‘천상열차분야지도 251501P’로 표현하고, 우리 조상들의 염원을 기리며 시 ‘하늘을 향한 염원’을 썼다.

하늘을 향한 염원

하늘을 섬기며 우주를 우러르는 
지구의 지적생명체로 소우주인 

나는 

하늘을 향한 염원으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든
조상님들의 뜻을 받들어

하늘의 변화를 살펴보며
별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우주화가

하늘의 말씀에 귀 기우리며
별들의 노래를 짓는 우주 시인

하늘의 뜻을 헤아려 
해와 달과 별의 속삭임을 
글로 쓰는 우주 칼럼니스트

청푸른 하늘을 들이마시며
우주 삼라만상의 작디작은 몸짓마저
예술의 세계로 승화시키는 융합 예술가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  

하정열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육군소장(예), 북한학박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안보통일연구원 원장, 우주화가, 시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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