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연재⑥] 맨발로 걸으면 잠이 잘 올까
[특별 연재⑥] 맨발로 걸으면 잠이 잘 올까
  • 신향식 칼럼니스트
  • 승인 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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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향식의 건강365칼럼 : 폴란드 의사 소칼의 접지 리포트⑥]
- 'The Neuromodulative Role of Earthing'로 본 신경계 반응
- 과흥분한 신경, 맨발걷기 뒤 안정 흐름
- 교감신경에서 부교감신경으로 전환
- “느낌이 아닌 신경 신호의 변화” 평가

폴란드의 심장내과 의사 카롤 소칼(Karol Sokal) 박사와 신경외과 교수 파베우 소칼(Paweł Sokal) 부자는 구리판과 전도성 와이어로 몸을 땅에 연결한 ‘인공맨발’ 실험으로 접지 효과를 30년 넘게 연구해 왔다. 부친인 카롤 소칼 박사는 3년 전 별세했으며, 아들인 파베우 소칼 교수는 10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 창립 10주년 학술세미나 참석차 방한한다. 이들의 연구는 현대인의 질병과 스트레스가 자연과의 단절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은 세계적 어싱 연구자인 소칼 부자의 30년 연구 기록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  

맨발로 걷는 모습./사진 제공=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⑤ 접지하자 전압 떨어지고 안정…“몸에도 ‘전압’ 있다” 이어서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 = 흙길을 조금 오래 걸은 날이면 이상하게 잠이 잘 온다. 특별히 격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몸이 가라앉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익숙한 경험이지만, 이를 의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폴란드의 신경외과 교수 파베우 소칼과 심장내과 의사 카롤 소칼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왜 맨발로 땅을 밟으면 신경계가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이 질문은 'The Neuromodulative Role of Earthing'라는 논문으로 이어졌다. 이 연구는 어싱(접지)이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니라 신경계 조절, 즉 뉴로모듈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탐색한 것이다. 기존 연구가 혈당이나 호르몬 같은 결과 지표를 다뤘다면, 이 논문은 한 단계 더 들어가 뇌와 신경의 반응 자체를 살폈다.

연구의 출발점은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현상이었다. 환자들은 피로와 불면, 긴장을 호소했지만 검사 수치는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이를 ‘신경계의 과흥분 상태’로 해석했다. 교감신경이 계속 켜져 있는 상태, 즉 몸이 쉬지 못하고 긴장 모드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접지가 이 상태를 완화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접지하면 뇌와 근육, 신경 반응 차분해져

실험은 신경계 반응을 직접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들은 접지된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를 경험하며, 그에 따른 신경계 변화를 비교했다. 측정 결과, 접지 상태에서는 뇌와 근육, 신경 반응이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경 반응이 완화되는 흐름이 반복적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를 자율신경의 균형 변화로 해석했다. 즉, 긴장을 담당하는 교감신경의 영향이 줄고, 회복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되는 상태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계속 긴장하던 몸’이 ‘이제 쉬어도 된다’는 신호를 받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이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진은 신경계를 하나의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 각 악기는 제 역할을 하지만, 균형이 무너지면 소음이 된다. 스트레스 상태의 신경계는 바로 그런 상태다. 심장은 빨라지고, 근육은 긴장하며, 잠은 얕아진다. 접지는 이 흐트러진 리듬을 다시 맞추는 하나의 조정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흐트러진 리듬 다시 맞추는 조정장치 작용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이 연구의 의미는 분명하다. 맨발로 흙을 밟는 경험을 ‘느낌’이 아니라 ‘신경 신호의 변화’로 설명하려 했다는 점이다. 어싱은 더 이상 감각적 체험이 아니라, 신경과학적으로 탐색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왔다.

물론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표본 규모와 연구 설계의 한계가 있고, 임상적 효과를 확정하려면 더 큰 연구가 필요하다. 주류 의학계에서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논문은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신경계는 외부 환경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가. 그 질문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왜 우리는 흙길을 걷고 나면 더 잘 잠들게 되는가.

논문에 대해

▲연구동기 및 목적
현대인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과도한 자극으로 인해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된 상태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이러한 신경계 불균형이 피로와 불면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접지가 뇌와 신경의 전기적 활동에 영향을 주어 자율신경 균형을 조절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방법론
뇌파(EEG), 표면 근전도(SEMG), 체성감각유발전위(SSEP) 등 신경생리학적 지표를 활용해 접지 상태와 비접지 상태를 비교했다. 동일 조건에서 신체를 지면과 연결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신경 반응 차이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접지 상태에서는 뇌파 안정화, 근육 긴장 감소, 신경 반응 완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교감신경 활성 감소와 부교감신경 활성 증가로 해석되며, 신경계가 긴장 상태에서 회복 상태로 이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한계
소규모 연구로 일반화에 한계가 있으며, 신경생리 변화가 실제 임상 증상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인과관계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개인별 스트레스 수준과 생활 환경 등 변수의 영향도 배제하기 어렵다. 추가적인 대규모 및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계속>

<본 연재는 학술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질환의 치료법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건강상 특이 사항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신향식 칼럼니스트

신문기자 출신 글쓰기교육 전문가이자 대한민국 1호 생애기록치유사다. 한 사람의 생애를 기록하여 삶의 의미를 회복하고 내면을 치유하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조선미디어그룹 스포츠조선과 경향미디어그룹 굿데이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에 교육, 글쓰기, 자연치유를 주제로 글을 발표했다. 연세대에서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며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그 논문이 서울대 1학년 기초필수 교재에 모범예문으로 수록된 것을 계기로 대학과 전국 주요 고교에서 학술적 글쓰기 초빙강사로 활동했다. 또, 하버드대, MIT, 베를린공대, 함부르크대 등 해외 대학의 글쓰기교육 현장을 취재하며 글쓰기 교육 방법론을 연구했다. 국제 바칼로레아(IB)가 한국에 본격 도입되기 이전부터 그 교육적 가치에 주목해 선구적으로 취재했다. 대치동에서 신문기자 출신 강사진으로 구성한 논술학원을 17년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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