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인간 마음속 심상(心像)에서 피어나는 혼불과도 같습니다. 깊은 사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짧지만 응축된 언어문학의 보석과도 같은 시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좋은 시와 함께 조용하지만 반짝이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낮은 곳으로 /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마음시회, 2026, 개정판)
이정하 시인은 1962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7년 원광대학교 재학 중 《경남신문》과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문단에 등장했습니다. 당시 한국 시단은 비교적 난해한 현대시가 주류였지만, 그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사랑과 그리움, 이별과 기다림을 담담하게 노래하는 사랑시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1994)는 1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시집으로서는 보기 드문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이후에도 '우리 사랑은 왜 먼 산이 되어 눈물만 글썽이게 하는가',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한 사람을 사랑했네',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다시 사랑이 온다' 등 여러 시집을 통해 사랑의 다양한 감정을 노래했습니다. 그의 시는 어려운 철학이나 담론보다 사람의 마음에 닿는 따뜻한 언어로,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혀 왔습니다.
특히 2012년에는 LG 옵티머스 뷰 광고에 출연해 대중에게 색다른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군 시절 선배와의 일화를 통해 시 한 편이 사람을 살릴 수 있음을 경험한 그는, 시의 아름다운 힘을 믿고 더 많은 독자들이 시를 접할 수 있도록 2021년 시 전문 격월간 잡지 《마음 시》를 창간했습니다. 《마음 시》는 두 달 동안 하루 한 편씩 읽을 수 있는 약 60편의 시를 담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마음을 쉬어 갈 수 있는 ‘생활 속 시 읽기’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현재는 ‘마음시회’ 출판사를 통해 여러 시인들의 시집 출판을 하면서 시 사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정하 시인의 시가 오랫동안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의 시 속에 사람의 마음을 향한 따뜻한 문장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시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통해 삶을 위로하며, 외롭고 지친 마음에 살아갈 힘을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시인의 시를 읽으며 힘든 하루를 달래고 위로받는 독자들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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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칼럼니스트
시인, 교수, 연기지도. 2023년 ‘월간 시’ 34회 추천 신인상으로 등단, 시담작가회 회장, [감성지수 시낭독회] 진행. 저서로는 시집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된다』, 동인시집 『공감과 치유』, 『지구의 솜털을 숏커트로 잘랐다』, 『나 때와 라떼』, 『축봄합니다』 가 있으며,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에 다양한 언어로 번역 소개 됨. 상명대 영화과, 백제예대 연예매니지먼트과, 국제대 모델과의 겸임교수와 김지수 연기 아카데미 학원장을 역임했으며, 배우 권상우, 송혜교, 김선아, 남궁민, 아이유, 김다미 등 연기 지도. 저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되는 법』이 있음. 현재 단국대 공연예술학부 연극과 초빙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성악과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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