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인간 마음속 심상(心像)에서 피어나는 혼불과도 같습니다. 깊은 사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짧지만 응축된 언어문학의 보석과도 같은 시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좋은 시와 함께 조용하지만 반짝이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가정 백반/ 신달자
집 앞 상가에서 가정백반을 먹는다
가정백반은 내 집에 없고
상가건물 지하 남원집에 있는데
집 밥 같은 가정백반은 집 아닌 남원집에 있는데
집에는 가정이 없나
밥이 없으니 가정이 없나?
혼자 먹는 가정백반
남원집 옆 24시간 편의점에서도 파나?
꾸역꾸역 가정백반을 넘기고
기웃기웃 가정으로 돌아가는데
대모산이 엄마처럼 훌쩍 콧물을 훌쩍이는 저녁.
- '살 흐르다' (민음사, 2014)
신달자 시인은 1943년 경상남도 거창에서 태어나 1964년 ‘여상’으로 여류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결혼 후 197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다시 등단했습니다. 이후 60여 년 동안 시와 소설, 수필 창작은 물론 문예지 발간과 강연 등 폭넓은 문학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는 시집 ‘봉헌문자’, ‘겨울축제’, ‘백치애인’, ‘살 흐르다’,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 등을 통해 인간 존재의 상처와 회복을 깊이 탐구했습니다.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습니다. 현재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석정시문학상, 공초문학상, 만해대상 문예대상, 인촌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인촌기념회는 9월 30일 “투병하는 가족을 간호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시를 쓰며 한국 대표 여성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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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칼럼니스트
시인, 교수, 연기지도. 2023년 ‘월간 시’ 34회 추천 신인상으로 등단, 시담작가회 회장, [감성지수 시낭독회] 진행. 저서로는 시집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된다』, 동인시집 『공감과 치유』, 『지구의 솜털을 숏커트로 잘랐다』, 『나 때와 라떼』, 『축봄합니다』 가 있으며,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에 다양한 언어로 번역 소개 됨. 상명대 영화과, 백제예대 연예매니지먼트과, 국제대 모델과의 겸임교수와 김지수 연기 아카데미 학원장을 역임했으며, 배우 권상우, 송혜교, 김선아, 남궁민, 아이유, 김다미 등 연기 지도. 저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되는 법』이 있음. 현재 단국대 공연예술학부 연극과 초빙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성악과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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