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향식의 365건강칼럼] 어린이날, 고사리손 잡고 걷는 맨발의 30분...평생의 정서 자산
[신향식의 365건강칼럼] 어린이날, 고사리손 잡고 걷는 맨발의 30분...평생의 정서 자산
  • 신향식
  • 승인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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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날 맞아 ‘어린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족 맨발걷기’ 열려
-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5일 서울 강남 대모산서 행사...참가비 무료에 경품 혜택도
사진=픽사베이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자연치유사) = 장난감은 손에서 사라지지만, 맨발로 딛은 흙의 감각은 마음에 남는다. 고사리손과 함께 걷는 그 길이, 부모의 사랑을 새긴다.

제103회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족 맨발걷기’ 행사가 5일 낮 2시부터 서울 강남구 대모산 일대에서 열린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맨발로 흙을 밟고 걷는 체험을 통해 건강 회복과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뭘 해줘야 우리 아이가 좋아할까?”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부모 마음은 분주해진다.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인기 맛집 예약, 최신 장난감…. 그 목록에는 “우리 자녀가 정말 좋아할까?” 하는 질문이 따른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자녀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이 아니라, 마음에 오래도록 머무는 기억 아닐까. 한순간의 환호보다, 오래도록 남는 회복, 소유보다 교감, 화려한 선물보다는 따뜻한 장면 하나가 더 값지지 않을까.

선물은 크기가 아니라 ‘깊이’

장난감은 상자 속에서 시작하지만, 흙길은 기억 속에서 계속된다. 놀이기구는 3분의 짜릿함을 주지만, 맨발걷기는 30분의 감각을 몸 깊이 새긴다. 한 손엔 휴대전화(스마트폰), 한 손엔 간식을 들고 바쁘게 움직이던 어린이가 흙 위에 맨발을 딛는 순간, 모든 속도는 느려지고 작고 연약한 발바닥은 세상을 처음 만나는 듯해진다. 부모 눈에는 작디작은 순간일지 몰라도, 어린이는 그 순간을 마음 깊이 숨겨 오래도록 꺼내볼 수 있는 보물로 간직한다. 

선물이란, 포장보다 여운으로 남는 것이다. 흙은 말이 없다. 하지만 절대 침묵하지 않는다. 화려한 불빛도 없고, 음악도 없다. 대신 바람이 머리칼을 스치고, 나무 그림자가 발끝을 감싼다.

햇살과 흙은 최고의 정서 치료제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좋아.”

자연은 그렇게 천천히 어린이에게 말을 건넨다. 스마트폰도, TV도 전하지 못하는 그 느리고 고요한 말 한마디가 자녀의 정서와 감각을 되살린다. 정서란 말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감각으로 자라는 것이다. 그 감각의 문을 여는 열쇠가 바로 맨발이다.

어린이의 발은 대부분 신발에 갇혀 있다. 부드러운 신발 속에서 발의 감각은 점점 잠든다. 그런데 맨발로 흙을 딛는 순간, 잠자던 신경이 눈을 뜨고, 잊고 있던 감각이 되살아난다.

처음엔 “더러워!” 하던 자녀가 잠시 뒤 “시원해!” 하며 미소 짓는다. 뾰족한 자갈 하나에도 집중하며 그 발걸음은 점점 조심스러워지고 섬세해진다. 그건 단순한 산책이 아니다. 자연이 만든 오감 훈련장, 맨발이 인도하는 마음 수업이다.

흙 속엔 면역세포 깨우는 유익균 ‘듬뿍’

사진=픽사베이

우리는 자녀를 ‘깨끗한 환경’에서 키우려 애쓴다. 그런데 자연은 다르게 말한다. 너무 깨끗한 세상은 면역력을 키우지 못한다. 흙 속엔 유익균이 살고 있고, 햇살엔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이 자란다. ‘마이코박테리움 바카이’라는 흙 속의 균이 자녀의 면역세포를 깨우고, 스트레스를 잠재운다. 흙은 더럽지 않다. 그건 생명과 면역의 요람이다.

놀이공원에선 어린이가 놀고, 부모는 줄을 선다. 식당에선 자녀는 휴대전화(스마트폰)을, 부모는 차림표(메뉴판)을 본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산다. 하지만 맨발걷기는 다르다. 속도를 맞추고, 손을 잡고, 흙을 밟는다. 함께 걷고, 함께 느낀다.

“엄마, 발 시려?”

“응, 너는?”

“나는 따뜻해.”

이 짧은 대화에 담긴 울림은, 어떤 장난감도 흉내낼 수 없다. 햇살과 흙은 가장 오래된 심리상담가다. 요즘 어린이들은 집중을 못 한다, 예민하다, 불안하다. 그 원인을 전자기기에서 찾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햇빛 결핍’과 ‘접지 결핍’이 숨어 있다.

햇빛은 수면을 돕고 기분을 안정시킨다. 맨발 걷기는 전자파를 해소하고 염증을 줄인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순간. 그게 바로 맨발걷기다.

꿀잠 돕고 염증 줄여주는 마법 같은 맨발걷기 

사진=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어린이날, 흙길을 함께 걷는 부모는 장난감보다 자연을, 음식보다 햇살을 선택한 사람이다. 좋은 부모란 자녀의 웃음만이 아니라, 면역과 감정, 신경과 기억까지 함께 책임지는 사람이다.

자녀의 발자국은 그냥 찍히지 않는다. 그건 가족의 철학이자, 사랑의 서명이다. 고사리손을 잡고 남긴 발자국 하나, 그게 바로 평생 가는 정서 자산이다.

지난 2023년 10월의 일이다. 모 종합일간지 기자가 맨발걷기로 전립선암에서 치유 개선 중인 모 교수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 며칠 뒤 열린 대모산 맨발걷기 힐링스쿨에 무려 600명 가까이 몰렸다.

대부분 암을 비롯한 난치병 환자들과 가족들이었다. 가족들은 환자들을 설득해 손에 손을 잡고 대모산 한솔공원을 찾았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여는 '맨발걷기 숲속 힐링스쿨'이다.

이듬해 모 공중파 건강 다큐멘터리에서도 맨발걷기를 집중 조명했다. 맨발걷기는 삼일절 만세운동이 들불 번지듯 확산했다. 이젠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K-맨발걷기'로 퍼지고 있다.

맨발걷기는 이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전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어린이날엔 맨발걷기 성지인 대모산에 고사리손들이 많이 모이면 좋겠다. 고사리손을 잡고 맨발을 걷는 엄마 아빠들이 최소 600명을 넘어서면 좋겠다.

신향식

신문기자 출신 글쓰기교육 전문가이자 대한민국 1호 생애기록치유사다. 한 사람의 생애를 기록하여 삶의 의미를 회복하고 내면을 치유하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조선미디어그룹 스포츠조선과 경향미디어그룹 굿데이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에 교육, 글쓰기, 자연치유를 주제로 글을 발표했다. 연세대에서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며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그 논문이 서울대 1학년 기초필수 교재에 모범예문으로 수록된 것을 계기로 대학과 전국 주요 고교에서 학술적 글쓰기 초빙강사로 활동했다. 또, 하버드대, MIT, 베를린공대, 함부르크대 등 해외 대학의 글쓰기교육 현장을 취재하며 글쓰기 교육 방법론을 연구했다. 국제 바칼로레아(IB)가 한국에 본격 도입되기 이전부터 그 교육적 가치에 주목해 선구적으로 취재했다. 대치동에서 신문기자 출신 강사진으로 구성한 논술학원을 17년간 운영했다.

신향식
신향식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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