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국민배우 안성기와 월드스타 강수연의 공연 (80)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국민배우 안성기와 월드스타 강수연의 공연 (80)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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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기·강수연의 역사적 만남은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2'
- 영화 '베를린 리포트'서 각각 파리특파원와 입양아로 호흡
- 현란한 색채로 수놓은 페미니즘 코드의 '그대 안의 블루'
- 영화 '한반도'에서 대통령 역과 111년 전 명성황후 역으로 각각 출연
안성기·강수연의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2'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국민배우 안성기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월드스타 강수연은 19년이 흐른 1976년 영화 '핏줄'을 통해 아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각각 5살, 10살이었다. 14년의 나이 차이지만 이 둘은 80년대와 90년대를 걸쳐 최고의 빅스타로 군림하며 우리나라 영화계를 종횡하는 연기자로 명성을 남겼다. 

안성기와 강수연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진 작품은 1985년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 2'에서였다. 아역으로 활동하던 소년기, 그리고 학창 시절과 군 복무(ROTC 12기)를 거쳐 1977년 '병사와 아가씨들'로 성인 배우 신고식을 한 안성기와 1984년 'W의 비극'으로 숙녀로 변신한 강수연의 '고래사냥' 속편은 전편의 흥행 위압에 평작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영화는 정신병원에서 왕초(안성기)와 병태(손창민)가 기억상실에 걸린 소매치기 소녀(강수연)의 기억을 되찾아 주기 위해 여행을 하며 전개되는 로드 무비이다.

80년대 안성기와 강수연은 당시 국내 최대의 영화 페스티벌인 '대종상' 영화제에서 각각 3회의 남녀 주연상을 연속 수상한 여세를 몰아 1991년 박광수 감독의 '베를린 리포트'로 다시 만났다.

1991년 박광수 감독의 '베를린 리포트'로 다시 만난 안성기·강수연

파리에 살고 있는 한국계 입양아 영희(강수연)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파리 특파원 성민(안성기)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가지만 만나지 못하고 담당 형사에게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다. 실어증과 대인 기피증에 걸린 그녀를 형사도 취조를 포기한 상태였다. 성민은 영희의 과거를 알기 위해 친오빠(문성근)가 살고 있는 베를린으로 찾아간다. 공산주의자가 되어 있는 그는 동생이 양아버지에게 성적학대를 당한 사실을 알고 양부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역만리에서 전개되는 분단의 비극을 섬세하게 그렸다.

1992년 이현승 감독의 '그대안의 블루'

현란한 색채 코드로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은 1992년 이현승 감독의 '그대 안의 블루'는 90년대 초 페미니즘 코드를 불러 일으킨 일과 결혼이라는 테마로 두 스타를 출연시켜 멋진 청춘 영화로 탄생시켰다.

직업 디스플레이어 호석(안성기)은 어느 날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달려오는 여자 유림(강수연)을 만나게 된다. 일과 사랑을 모두 이루겠다는 유림의 열정을 보고 두 사람은 철저한 계약상 동료로 일을 하지만 의견 충돌로 다투고, 끝내는 유림이 결혼을 하고 이탈리아로 떠난다. 진정한 사랑의 진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새로운 결합으로 재회한다는 스토리다.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2006) 장면. 안성기는 대통령(사진 위)으로, 강수연은 111년 전의 대한제국의 명성황후로 출연한다. 

이들은 2003년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객의 흥행에 성공한 강우석 감독이 2006년 '우리는 한 번도 이 땅의 주인인 적이 없었다!'는 메인카피로 야심차게 연출한 '한반도'에서도 공연했다.

안성기는 현재의 대통령으로 나오며 강수연은 111년전 대한제국의 명성황후 민비로 출연한다. 다만, 두 배우가 '한반도'에서 공연은 하지만 역사의 행간에서 '만남'은 없이 출연으로만 끝났다.

남북한의 경의선 철도 완전 개통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1907년 조약을 근거로 개통식을 방해한다. '고종황제의 숨겨진 국새가 있다'는 주장으로 사학계의 이단으로 취급을 받아온 최민재 박사(조재현)은 국새를 찾는다면 을사늑약은 무효가 된다고 확신하고, 대통령(안성기)은 최 박사에게 마지막 희망을 건다.   

영화에서 안성기는 중후한 대통령 역을 맡아 믿음직한 지도자의 풍모를 보였다. 1895년 10월 8일 '내가 조선의 국모이니라!'고 일갈하던 명성황후 최후를 열연한 강수연의 모습은 아직도 눈가에 생생하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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