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3대를 이어온 영화인 패밀리 (81)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3대를 이어온 영화인 패밀리 (81)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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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의 여왕' 전옥과 최무룡의 피를 이어받은 터프가이 최민수
- 1935년 '춘향전'의 향단 역을 맡은 조모 노재신, 청춘스타 신성일-엄앵란의 아들 강석현
- 파란만장한 연기 산맥의 패밀리, 독고성-독고영재- 독고준으로 이어온 3대 영화인
최민수 집안은 3대를 이어온 국내 대표 영화인 가족이다. (사진 왼쪽부터)최민수의 외조모 전옥, 아버지 최무룡, 최민수.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한국 영화는 1919년 '의리적 구토'를 시작으로 100년간 수많은 배우들이 스크린을 빛냈다. 특히 3대에 이어 스크린을 수놓은 '영화인 패밀리'들이 있다.  

그동안 영화인 2세들은 상당히 많았다. 김승호-김희라를 비롯해 허장강-허기호·허준호 이복형제, 황해-전영록, 이예춘-이덕화, 김진규-김진아·김진근 남매, 박노식-박준규, 조항-조형기, 최성호-최동준, 주선태-주용만, 그리고 윤봉춘-윤삼육 시나리오 작가, 이만희 감독-이혜영, 유두연 감독-유지나 영화평론가, 이경식 감독-이상아, 신경균 감독-신옥현 촬영기사, 김원두 제작자-김꽃지 등이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도 안화영 기획자의 아들이다.   

1994년 "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에서 최민수와 독고영재
1994년 영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에서 최민수와 독고영재. 최민수는 배우 전옥과 최무룡의 피를 이어받았으며, 독고영재는 아버지 독고성의 뒤를 이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독고영재 아들 독고준 역시 배우로 데뷔했다.

3대째 연기 가업을 이어온 영화계 계보를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배우 전옥부터 이어온 최민수 집안이 있다. 최민수의 외조모는 1927년 '낙원을 찾는 무리들'로 데뷔해 '옥녀'와 '사랑을 찾아서'에서 나운규와 공연한 '눈물의 여왕' 전옥이다. 전옥의 딸 강효실은 1932년 평양에서 태어나 1952년 최무룡과 결혼해 1962년 최민수를 낳았다. 최민수가 1987년 '신의 아들'로 데뷔하면서 3대에 걸쳐 영화인 패밀리가 됐다. 

최민수의 모친 강효실은 최무룡과 결혼 후 1955년 김기영 감독의 '주검의 상자'에서 엄마의 성을 본받아 한때 전진희란 예명으로 최무룡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특기할 것은 1957년 김화랑 감독의 '항구의 일야'라는 영화에서 장모 전옥과 사위 최무룡이 애인으로 호흡을 맞춰 금단의 사랑을 연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 오는 날 수채화(1989)
영화 '비 오는 날 수채화'(1989)에 출연한 신성일과 아들 강석현 그리고 옥소리.

배우 노재신에 이어 신성일-엄앵란 부부, 그리고 아들 강석현 역시 3대째 이어온 영화인 집안이다. 

엄앵란의 모친은 배우 노재신이다. 노재신은 1914년생으로 함북이 고향이며 1934년 '홍길동전'으로 데뷔해 우리나라 최초의 발성영화 '춘향전'에서 엄앵란을 임신한 몸으로 향단 역을 열연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난 엄앵란은 1956년 '단종애사'로 데뷔해 1964년 '맨발의 청춘'에서 영원한 청춘스타 신성일과 결혼한 후 1967년 아들 강석현을 낳았다.

강석현은 1986년 이봉원 감독의 '내일은 뭐할 거니'로 아버지의 후광을 받으며 데뷔했다. 처음엔 부전자전으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며 1987년 조문진 감독의 '젊은 밤 후회 없다'로 부친 신성일과 함께 공연했다. 그 인기를 휘몰아 차세대 청춘스타로 부상한 그는 뉴 페이스 이상아와 호흡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비 오는 날의 수채화'에선 신성일이 아버지로 등장하는 진풍경까지 낳았지만, 연이어 작품이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배우로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3대 영화인 가족인 (사진 왼쪽부터)독고성, 독고영재, 독고준.
3대 영화인 가족인 (사진 왼쪽부터)독고성, 독고영재, 독고준.

또 다른 3대 영화인 가족으로는 독고성의 뒤를 이어 연기자의 길을 택한 아들 독고영재와 손자 독고준이 있다.  

독고성은 1955년 이강천 감독의 '격퇴'로 데뷔할 당시 본명이 전원윤이었다. 그 후 이예춘, 장동휘, 황해, 허장강, 박노식 등이 등장한 액션물에 출연하면서 주로 하수인의 부하 역을 맡았으나 독고성으로 개명한 후 1965년 '인정 사정 볼 것 없다'로 당당하게 주연을 맡았다. 이후 '너를 노리고 있다'와 '스파이 제5전선'으로 연기 역량을 펼쳐보였다. 1967년 쟈니 리의 히트곡 '뜨거운 안녕'을 제작했으나 흥행에 실패하였다.

아들 독고영재는 1953년생으로, 본명은 전영재다. 1973년 강대선 감독의 '빗방울'로 데뷔한 후 '전우가 남긴 한마디'와 '어딘가에 엄마가' 등 충무로에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하며 무명 배우로 전전하다 1992년 정지영 감독의 '하얀전쟁'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손자 독고준은 1978년생으로, 본명은 전성우다. 3대에 이어 예명에 '독고'란 성(姓)을 쓰고 있는 셈이다. 1998년 '까'에 데뷔했으나 작품성과 흥행성 결여로 평가를 받지 못하다 2012년 사극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유독 3대가 파란만장한 연기가도를 걸었지만, 영광의 스타 패밀리로 군림하고 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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