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가황 나훈아의 영화 인생 (86)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가황 나훈아의 영화 인생 (86)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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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이카 여배우 문희와 열연한 데뷔작 '풋사랑'
- 영원한 라이벌 남진과 '기러기 남매'에서 최초로 공연
- 축구 선수로 스포츠 영화에 출연한 '어머니의 영광'
- 9년 만에 정윤희와 장미희 트로이카 여배우와 열연
출처=나훈아 콘서트 페이지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가황' 나훈아가 최근 방송된 '2020년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에서 2006년 이후 14년 간의 은둔(?)에서 벗어나 2시간 40분 동안 자신의 히트곡 29곡을 부르며 무대를 휘어잡았다. 

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해 3년 간의 무명가수로 지내다 1968년 '사랑은 눈물의 씨앗'으로 명성을 날렸다. 

나훈아의 스크린 데뷔작 영화 '풋사랑'(1971, 정진우 감독)

나훈아가 본격적으로 영화배우로 스크린에 선보인 작품은 1971년 정진우 감독이 직접 제작을 겸한 '풋사랑'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1967년 '형수'로 데뷔한 라이벌 남진이 37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청춘스타 신성일 다음 가는 '노래하는 스타'로도 큰 인기를 누렸다. 그때까지 나훈아는 신출내기에 불과했다. 

평소 나훈아의 야생적인 모습을 눈여겨봤던 정진우 감독은 나훈아를 '미워도 다시 한번' 4편격인 대완결편에서 '트로이카 여배우' 문희의 상대역으로 과감하게 픽업했다. 정 감독은 나훈아를 아역배우 김정훈의 성인역으로 출연한 노주현의 상대역으로 대결시켜 새로운 청춘상을 보여줬다. '한폭의 아름다운 사랑의 수채화'란 선전문안을 내걸고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한 한 여름날 여우비 같은 사랑의 이중주를 더한 영화였다.

나훈아가 영원한 라이벌 남진과 첫 동반출연한 영화는 1971년 최인현 감독의 '기러기 남매'였다.

당시 영화배우로는 신인이나 다름없는 나훈아는 '풋사랑'과 '인생 유학생'의 출연 후 선배인 남진과 함께 영화에 출연했는데, 첫 동반 출연 작품이 1971년 최인현 감독의 '기러기 남매'였다. 나훈아와 문희가 남매로 나와 동생을 임신시킨 남자(남진)를 찾아 헤매며 전개되는 기구한 숙명의 멜로물이었다. 그러나 내용이 진부해 '인기가수의 격돌'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나훈아와 남진은 지방 무대와 TV 출연의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3년 간의 충무로 시대를 함께 보냈다. 이들은 1972년 윤정수 감독의 '친구'를 비롯해 1973년 이일수 감독의 ' 동반자', 이혁수 감독의 '어머님 생전에' 등 4편의 영화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영화들은 인기 가수의 후광을 얻지 못한 채 모두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노래와 연기를 양립할 수 없어 그 후로는 이들의 종합세트 같은 공연(共演)은 폐기되고 말았다.

나훈아의 14편 영화 중 유일한 스포츠 영화  '어머니의 영광' 

나훈아의 14편 영화 중 유일한 스포츠 영화는 1973년 김기 감독의 '어머니의 영광'이다. 국가 선수인 강태호(나훈아)는 국가대표선수이자 골게터로 수훈을 세우지만 신장염을 앓자 어머니가 콩팥 이식을 해주고, 건강을 찾은 그는 우승을 하고 모든 영광을 어머니께 돌린다. 이 작품은 나훈아의 숨겨진 연기력을 스크린에 각인시켜 준 최초의 영화다.

공교롭게도 남진도 1년 전 영화인 '모정'(1972)에서 대학교 축구선수로 나오는데, 우승 후 아시아 축구대회 대표선수가 된다는 스토리다. 남진의 '모정'과 나훈아의 '어머니의 영광' 모두 어머니 역으로 황정순이 맡아 우리 영화의 영원한 모성애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1982년 이원세 감독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12편의 영화에 출연한 후 공군 복무와 김지미와의 7년 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한 나훈아는 1982년 이원세 감독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에서 제2의 트로이카 여배우 정윤희와 열연을 펼쳤다.  

나훈아의 14번째 영화인 1983년 '3일낮 3일밤'도 이원세 감독이 연출을 했는데, '겨울여자'의 장미희가 출연했다. 8년 전 미국에서 세미나 자리에서 만나 알게 된 후 7살 난 아들을 남겨놓고 교통사고로 죽은 그녀와의 회상과 현재 부인(윤소정)과의 번민을 농축있게 담아 나훈아의 진면목을 보여준 영화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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